백화골 푸른밥상

박정선, 조계환/울주군 두서면 내와1길3/유기농인증번호 : 07100003/연락처 : 010-2336-0748

농부의 하루 440

2023년 유기농인증 갱신, 브로콜리 꽃 피기 시작

벌써 5월이 거의 끝나갑니다. 2월에 농사 시작한 게 정말 며칠 전 일인 것 같은데, 농부의 시간은 역시 금방 지나갑니다. 올 봄 날씨도 역시 예상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흘러왔습니다. 5월 초에 오르락 내리락 하는 기온 탓에 냉해 피해가 있었고, 봄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백화골 노지 작물도 살짝 냉해 피해가 있었지만 비가 많이 내려서 그나마 잘 회복했습니다. 1년에 한 번씩 하는 유기농 인증도 갱신했고, 브로콜리 꽃도 피기 시작했습니다. 날씨가 갑자기 더워지긴 했지만 아직은 일하기에 참 좋은 날씨입니다. 2023년 백화골 유기농 인증이 갱신되었습니다(인증번호 : 제 07100003호). 농산물 친환경 인증은 무농약, 유기농 인증이 있습니다. 화학 농약, 제초제는 사용하지 않지만 화학비료는 사용 가능한 무농..

파릇파릇 오늘의 백화골 채소들

벚꽃이 지면서 온세상에 파릇파릇한 봄기운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요즘 백화골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어린 채소들 소식 전해드려요. 날이 따뜻해지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모종 하우스에서 키운 어린 모종들을 열심히 본밭에 옮겨 심고 있습니다. 순서대로 적양배추, 비타민채, 치커리입니다. 벼룩잎벌레나 거세미나방 유충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모종을 심기 전 유기농 미생물 가루(해충을 공격하는 미생물들을 특별히 배양해 가루 형태로 만든 유기농 자재랍니다) 밭에 조금씩 뿌린 뒤 작물을 심어주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올해는 유독 채소들이 벌레구멍 없이 말끔하게 자라고 있네요. 하우스 안에 심은 열무, 청경채, 시금치는 이만큼 자랐습니다. 아직 꾸러미 발송 시작까지 시간이 많이 남은 터라, 첫 발송 때 가장 적당하..

감자 심고 모종 옮겨 심으며 본격적인 봄농사 시작

백화골의 진정한 봄은 감자와 함께 찾아옵니다. 매년 3월 20일 무렵 감자를 심는데요. 감자 심기를 끝내고 나야 아, 이제 진짜 봄 농사 시작이구나 하는 실감이 나거든요. 올해도 여느 해처럼 수미 감자와 토종 자주 감자 두 가지를 심었습니다. 모두 작년에 직접 농사지어 씨감자로 준비해둔 것들입니다. 심기 열흘 전에 씨감자를 잘라놓고 싹이 조금씩 돋아나길 기다렸다가 미리 준비해놓은 밭에 감자를 심었습니다. 감자 양이 꽤 되는 편이라 하루 일로는 좀 고된 편이었지만, 프랑스와 스페인에서 온 봉사자 세 명과 함께 서로 기운을 북돋아주며 일하니, 하루 만에 가뿐하게 다 끝낼 수 있었습니다. 스페인에서 온 친구 줄리아가 감자를 심으며 “스페인에서는 매년 봄이 시작되는 날이 정해져 있어. 3월 20일이 공식적으로 ..

모종 키우고 대청소하며 봄 맞을 준비

백화골에 봄이 오고 있습니다. 다시 농사일을 시작하니 참 좋습니다. 겨우내 잘 쉬고 재충전이 잘 되어서인지 기운이 넘치네요. 햇빛 보며 밖에서 일하는 농사는 육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마음도 평안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강렬한 햇볕이 주는 기운이 몸과 마음을 튼튼하게 해줍니다. 우리가 바로 자연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겠지요. 흙을 만지고, 그 속에 있는 수많은 생명들의 에너지를 체험하는 일. 힘들어도 농사가 행복한 이유 아닐까요. 저장해둔 가을무를 꺼내 무말랭이를 썰어 말리기 시작했어요. 작년 백화골 제철꾸러미 회원분들이 무말랭이가 맛있다며 좋은 반응을 보여주셔서, 올해도 거르지 않고 무말랭이 작업 시작했습니다. 며칠에 걸려 컨테이너 박스에 가득 담긴 무 수십 상자를 씻고 써는 일이 만만치 않았지만, 꼬들꼬들..

백화골 농부들, 태국에서 따뜻한 겨울 보내고 돌아왔어요

농사철에는 농사를 짓고 겨울이면 여행을 하던 백화골 농부들에게 지난 2년간은 좀 답답한 시간이었습니다. 농장에 찾아오는 외국인 봉사자들이 여행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여행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곤 했었죠. 작년 가을부터 코로나 상황이 풀리면서 백화골 농부들은 그리웠던 태국에 다녀왔습니다. 태국은 여러 번 여행한 나라라 모든 게 친숙하고 편안했습니다. 방콕에 가니 예전에 비해 거리가 더 화려해지고 교통편이 편리해졌더라구요. 번잡스런 방콕은 잠깐 머물고 바로 친구가 있는 쁘라짠부리로 이동했습니다. 이번 태국여행에서 가장 기대되는 곳이 바로 우리의 오랜 친구 프레차야가 새로 오픈한 한국 식당이었습니다. 프레차야는 백화골에 2015년부터 봉사자로 찾아오기 시작해 함께 머문 시간이 아주 긴 가족 같은 친구입니다. 한국..

봄이 오는 것은 누구도 막을 수 없습니다

봄이 오는 것은 누구도 막을 수 없나 봅니다. 끝없이 겨울만 계속될 것만 같던 날씨가 어느덧 풀리기 시작하더니 산수유와 매화가 첫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습니다. 때가 되면 반드시 봄날이 온다는 이 단순한 이치가 새삼 새롭게 다가오는 요즘입니다. 나라 안팎으로 우울한 소식이 가득하지만, 그래도 이 시기가 지나가면 봄날 같은 따뜻한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 거란 믿음으로 오늘도 열심히 땅을 일굽니다. 영차영차! 백화골은 요즘 두둑 만들고 씨앗 넣고 가꾸며 힘차게 농사 시작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유기농사를 배우고자 찾아온 수아님, 기열님이 2월부터 함께 일을 해서 빨리 일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젊은 예비 농부들이 일손을 도우니 더욱 힘이 납니다. 유기농은 땀심을 살리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 유기물을 많이 넣고..

영화 ‘영혼의 순례길’과 2022년 첫 파종

아직 영하 10도. 많이 춥습니다. 항상 봄 되기 직전이 가장 추운 것 같아요. 그래도 햇볕이 좋은 날엔 낮에 일할 만하지만, 오늘처럼 흐린 날이면 두꺼운 옷을 입어도 손발부터 꽁꽁 얼어붙습니다. 하지만 추워도 이제 씨앗을 넣어야할 시기입니다. 오늘은 마침 눈이 녹아 비가 된다는 우수입니다. 우수라는 절기에 걸맞게 살짝 살짝 흩뿌리는 눈발을 맞으며 첫 파종을 했습니다. 2022년 백화골 농사 이제 시작합니다. 멀리 여행을 갈 수 없는 상황이라 여행자로 겨울을 보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여유롭게 쉬었습니다. 명상센터에도 가고, 책과 영화도 많이 보고, 아름다운 자연 속 산책길에서 걷기도 많이 걸었습니다. 이렇게 유유자적 보낸 겨울 농한기 동안 인상적으로 봤던 영화 얘기 한 편으로 올해 백화골 농사 일기를 ..

가을이 지나가는 순간

계절이 눈앞에서 달려가는 느낌입니다. 하루하루 단풍이 들며 숲 색깔이 바뀌는 것이 마술 같아요. 지나가는 시간이지만 순간순간을 알아차리고, 지금 눈앞에 펼쳐져 있는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행복하게 농사일을 합니다. 다행히 오랜만에 함께 유기농사를 지을 수 있는 봉사자들도 있어서 기운이 납니다. 백화골 2021년 가을 농사 사진과 기록입니다. 이번 가을 농사의 핵심 키워드는 열대거세미 나방입니다. 8월 중순에 배추와 양배추, 브로콜리, 콜라비 등을 아주심기 했는데 예년과 다른 일이 벌어졌습니다. 땅속에 알을 낳는 열대거세미 나방이 습격한 겁니다. 한반도 기온이 더워지며 열대지방에서 날아왔다는데 번식력이 엄청납니다. 방충망 역할을 하는 한랭사가 밖에서 날아오는 나비, 나방, 매미충을 막는 역할을 하지만 거세미..

힘든데 왜 유기농사를 지으세요?

“힘든데 왜 유기농사를 지으세요?” 기후 위기로 유기농사가 힘들어지니까 요즘 들어 이런 질문을 많이 받네요. 장수군 살 때는 주변에 유기농 농부들이 많아 교류도 잦았던 덕에 그냥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울주군으로 이사 온 뒤 주위에 유기농 농부가 거의 없다보니 유기농사 짓는 것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됩니다. 평소 친하게 지내는 유기농 농부들에게 한번 물어봤습니다. “유기농사를 지으면 온실가스를 줄여주어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다.” “쉽지 않지만 노력하면 유기농으로 농사지을 수 있다” “화학농약 사용으로 농촌에 우울증을 앓는 농민들이 많다” “퇴비를 재활용하여 건강한 순환의 고리를 만들 수 있다” “사람답게 사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독성물질 뿌린 농산물을 사람들에게 먹이고 싶지 않다” 오랜만에 연락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