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주소 : 울주군 두서면 내와1길3 / 연락처 : 010-2336-0748 / 유기농 인증번호 : 07100003

농부의 하루/2017년~2022년 34

봄이 오는 것은 누구도 막을 수 없습니다

봄이 오는 것은 누구도 막을 수 없나 봅니다. 끝없이 겨울만 계속될 것만 같던 날씨가 어느덧 풀리기 시작하더니 산수유와 매화가 첫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습니다. 때가 되면 반드시 봄날이 온다는 이 단순한 이치가 새삼 새롭게 다가오는 요즘입니다. 나라 안팎으로 우울한 소식이 가득하지만, 그래도 이 시기가 지나가면 봄날 같은 따뜻한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 거란 믿음으로 오늘도 열심히 땅을 일굽니다. 영차영차! 백화골은 요즘 두둑 만들고 씨앗 넣고 가꾸며 힘차게 농사 시작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유기농사를 배우고자 찾아온 수아님, 기열님이 2월부터 함께 일을 해서 빨리 일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젊은 예비 농부들이 일손을 도우니 더욱 힘이 납니다. 유기농은 땀심을 살리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 유기물을 많이 넣고..

영화 ‘영혼의 순례길’과 2022년 첫 파종

아직 영하 10도. 많이 춥습니다. 항상 봄 되기 직전이 가장 추운 것 같아요. 그래도 햇볕이 좋은 날엔 낮에 일할 만하지만, 오늘처럼 흐린 날이면 두꺼운 옷을 입어도 손발부터 꽁꽁 얼어붙습니다. 하지만 추워도 이제 씨앗을 넣어야할 시기입니다. 오늘은 마침 눈이 녹아 비가 된다는 우수입니다. 우수라는 절기에 걸맞게 살짝 살짝 흩뿌리는 눈발을 맞으며 첫 파종을 했습니다. 2022년 백화골 농사 이제 시작합니다. 멀리 여행을 갈 수 없는 상황이라 여행자로 겨울을 보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여유롭게 쉬었습니다. 명상센터에도 가고, 책과 영화도 많이 보고, 아름다운 자연 속 산책길에서 걷기도 많이 걸었습니다. 이렇게 유유자적 보낸 겨울 농한기 동안 인상적으로 봤던 영화 얘기 한 편으로 올해 백화골 농사 일기를 ..

가을이 지나가는 순간

계절이 눈앞에서 달려가는 느낌입니다. 하루하루 단풍이 들며 숲 색깔이 바뀌는 것이 마술 같아요. 지나가는 시간이지만 순간순간을 알아차리고, 지금 눈앞에 펼쳐져 있는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행복하게 농사일을 합니다. 다행히 오랜만에 함께 유기농사를 지을 수 있는 봉사자들도 있어서 기운이 납니다. 백화골 2021년 가을 농사 사진과 기록입니다. 이번 가을 농사의 핵심 키워드는 열대거세미 나방입니다. 8월 중순에 배추와 양배추, 브로콜리, 콜라비 등을 아주심기 했는데 예년과 다른 일이 벌어졌습니다. 땅속에 알을 낳는 열대거세미 나방이 습격한 겁니다. 한반도 기온이 더워지며 열대지방에서 날아왔다는데 번식력이 엄청납니다. 방충망 역할을 하는 한랭사가 밖에서 날아오는 나비, 나방, 매미충을 막는 역할을 하지만 거세미..

힘든데 왜 유기농사를 지으세요?

“힘든데 왜 유기농사를 지으세요?” 기후 위기로 유기농사가 힘들어지니까 요즘 들어 이런 질문을 많이 받네요. 장수군 살 때는 주변에 유기농 농부들이 많아 교류도 잦았던 덕에 그냥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울주군으로 이사 온 뒤 주위에 유기농 농부가 거의 없다보니 유기농사 짓는 것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됩니다. 평소 친하게 지내는 유기농 농부들에게 한번 물어봤습니다. “유기농사를 지으면 온실가스를 줄여주어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다.” “쉽지 않지만 노력하면 유기농으로 농사지을 수 있다” “화학농약 사용으로 농촌에 우울증을 앓는 농민들이 많다” “퇴비를 재활용하여 건강한 순환의 고리를 만들 수 있다” “사람답게 사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독성물질 뿌린 농산물을 사람들에게 먹이고 싶지 않다” 오랜만에 연락하니..

길고 긴 가을 장마, 그래도 잘 자라주는 작물들이 고마워요

느닷없이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날씨도 서늘하고 폭염도 사라졌어요. 하지만 때 아닌 장마가 길게 이어집니다. 이 시절엔 원래 비가 안 와서 가을 작물 심고 물 주느라 바쁜 시기였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오히려 일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행히 올해는 아직까지 작은 태풍 하나만 슬쩍 지나간 터라 감사히 일하고 있습니다. 지난 여름 폭염은 정말 강렬했습니다. 낮에는 밖에 돌아다닐 수조차 없을 정도로 뜨거워서 새벽과 오후 늦게만 일을 했습니다. 해 뜨기 전에 밭에 나와 일 시작하고 해진 다음에 일 마치며 집에 돌아가는 기분은 참 좋았습니다. 다행이 그 뜨거운 날씨 속에서도 농작물들이 잘 자라준 덕에 하루하루 재미있게 농사일 하며 지냈습니다. 여름 밭 풍경은 푸릇푸릇 참 아름다워요. 올해는 토종 자색 찰옥수수(..

벌써 여름 농사 시작! 농사 지으면 행복해집니다

정말 바쁜 봄 농사철이 지나갔습니다. 밥 먹고, 일하고, 자고... 시간이 없어서 ‘인터넷 농사’^^ 는 거의 못하고 지내고 있네요. 자주 소식 올리고는 싶은데, 올해는 좀 특별한 상황이라 경황이 없었습니다. 얼른 이 시기가 지나가고 다시 북적대는 백화골로 돌아오기를 기대합니다. 쉬는 날 없이 농사 일만 하고 지내다 보니 최근에 깨달은 바가 있습니다. 바로 농사일을 하면 행복해진다는 점입니다. 힘든 육체노동을 하루종일 하다보니 피곤해서 잠이 잘 오고 잡생각이 없어집니다. 최근 금강경을 공부했는데, 사람이 겪는 괴로움은 번뇌 망상이 많아져서 오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지금 이대로, 현실을 그대로 보면 아무 문제도 없는데, 지나간 과거를 후회하고,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며 망상에 시달리다보면 괴로워진다는..

꽃비 맞으며 씨앗 심기, 어린 채소 가꾸기

벚꽃이 피었다 지며 백화골에 꽃비가 내립니다. 하루하루 숲의 빛깔이 연두색과 분홍빛으로 바뀌어갑니다. 시기를 놓치면 안 되는 농사 일이 많은 4월, 바쁘게 일을 하다가도 살짝만 고개를 돌리면 하루하루 바뀌는 숲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이런 자연 속에서 농사짓고 살 수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한 시절입니다. 어려운 시기지만 유기농사에 관심 있는 봉사자들이 찾아와서 농사일에 힘을 보태줍니다. 전반적으로 기온은 올랐지만 이른 아침엔 여전히 서리가 하얗게 내립니다. 4월 농사일은 최저 기온에 맞춰 이루어지는데, 아직 날이 많이 풀리지 않아 4월 초에 양배추, 브로콜리, 봄배추 등을 노지에 아주 심기 하고, 4월 16일이 되어서야 비닐하우스에 고추, 애호박, 오이, 토마토를 옮겨 심었습니다. 예년과 그리 크게 다르지..

봄 농사, 조금 느린 걸음으로 아주심기 시작

봄을 품고 있는 산과 들이 꿈틀대며 새로운 기운을 쏟아냅니다. 조금씩 변해가는 산골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아직은 아침저녁으로 춥지만 한낮이 되면 제법 따뜻한 날씨가 돼서 일하기 좋습니다. 이제 귀농 17년차로 접어드는 백화골 농부들에게는 봄기운 맞으며 다시 맞는 이 봄이 또 설레고 감사합니다. 2021년 농사를 시작하며 좀 더 차분하게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헐레벌떡 서두르며 농사 짓다보면 놓치는 것도 많고 순간순간 중요한 시간을 그냥 흘러 보내기도 쉬워서 조금 느린 걸음으로 농사일을 하고 있습니다. 작물을 심거나 옮길 때도 닥쳐서 하기보다는 미리미리 준비하니 마음도 편하고 진도도 잘 나갑니다. 벨기에에서 온 봉사자 샤와 함께 감자 심을 밭을 만들었습니다. 이 엄혹한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에서도 한국을 여행..

2021년 농사 시작, 새싹 온실 만들고, 파종하고, 퇴비 뿌리고

영하 8도까지 내려가고 강풍이 부는 2월 중순, 백화골 농부들은 한 해 농사계획을 세우고 2021년 농사를 시작했습니다. 작은 비닐하우스에 어린 새싹들을 위한 작은 집을 만들어주고, 열선으로 따뜻하게 불을 지핀 후 씨앗을 넣었어요. 이맘때면 매년 하는 일이지만, 첫 씨를 넣는 일은 늘 새로운 마음을 갖게 합니다. 고추와 양배추, 브로콜리 씨앗을 하나하나 모종판에 심으며 올 한 해 또 얼마나 예쁘게 자라날까 생각합니다. 하나의 씨앗을 많은 열매로 자라게 하고, 그걸 지켜보는 농사일은 어찌 보면 참 신비로운 일입니다. 겨우내 푹 쉬고 재충전한 덕분에 몸도 마음도 평화롭고 여유가 있습니다. 2021년 올 한 해도 백화골 농부들은 작은 땅이지만 유기농으로 건강하게 농사지으려 합니다. 유기농 농부로 소박한 생활을..

밭 정리 농사 마무리, 2021년 유기농 농산물 제철꾸러미 회원 가입 안내

서두를 것 없이 차근차근 밭 정리를 해나갑니다. 이제 단풍도 다 져가는 11월의 산 아래 밭. 새소리와 물소리가 새삼스레 평화롭게 들립니다. 2020년 제철꾸러미 발송도 무사히 다 끝내고 마지막 마무리 농사일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장마에 태풍에 바이러스까지, 이런저런 일이 많았던 한해였지만, 그래도 즐거운 일이 기억에 많이 남는 감사한 한해였습니다. 하루하루 색이 변해가는 가을 단풍이 아름답습니다. 뉴스로 접하는 세상은 시끌시끌하지만 산 속은 조용할 뿐입니다. 밭 정리하며 농사일에 빠져봅니다. 태풍으로 많이 죽기도 했지만 그래도 살아남은 작물들이 있어서 브로콜리, 양배추, 배추, 무 등 가을 작물을 수확할 수 있었습니다. 살아남아 무럭무럭 자라준 채소들이 참 고마울 따름입니다. 태풍 이후에 죽은 작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