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주소 : 울주군 두서면 내와1길3 / 연락처 : 010-2336-0748 / 유기농 인증번호 : 07100003

가지 27

2017년 백화골 유기농제철꾸러미 스물네 번째 발송, 올 한 해 감사했습니다

겨울이 시작되는 달, 11월이 왔습니다. 2017년 백화골 꾸러미 마지막 발송입니다. 스물 네 번의 꾸러미. 결코 짧지 않은 기간을 백화골 채소들과 함께하며 마침내 이렇게 끝맺음까지 같이 해주신 회원 여러분들께 감사 말씀 드립니다. 저희가 정성껏 재배한 채소들이 매주 135 가구의 밥상 위에 이런저런 모습으로 변신해 올라가 있는 모습을 상상하면 늘 즐겁고 뿌듯했답니다. 부족한 점도 많았을 텐데 너그러운 마음으로 함께해주신 회원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백화골 농부들은 이제 내년 봄에 다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2018년 회원 모집은 내년 4월 2일에 백화골 블로그를 통해 시작할 예정이며, 올해 회원이셨던 분들께는 문자메시지로 미리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모쪼록 겨울 건강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작은가족..

2017년 백화골 유기농제철꾸러미 스물한 번째 발송, 단풍 시작

추석은 잘 보내셨는지요? 어느덧 산과 숲이 하루하루 단풍으로 물들어 가는 10월입니다. 아름다운 단풍숲과 가을 하늘 아래서 백화골 농부들은 땅콩 수확하기 바빴습니다. 땅콩 캐는 일은 고구마 캐는 일처럼 힘들지는 않지만, 시간이 워낙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인내심이 필요하답니다. 땅에서 쑥 뽑아낸 땅콩을 한 알 한 알 떼어내 물로 깨끗이 씻어 멍석 위에 펼쳐 널고, 잘 마르도록 뒤적여주며 며칠 동안 뽀송뽀송 말린 다음, 다시 한 알 한 알 골라가며 예쁜 것과 못생긴 것을 선별합니다. 예쁜 땅콩을 추려 회원분들께 보내드리고 나면, 못생긴 땅콩은 백화골 1년 양식이 되지요. 갓 볶은 땅콩의 고소한 냄새는 손 많이 가는 긴 작업에 대한 보상으로 충분하고도 남는 것 같아요. 몇 주 동안 이어진 땅콩 수확 작업도 거의..

2017년 백화골 유기농 제철꾸러미 스무 번째 주 발송, 추석

완연한 가을입니다. 요즘은 하루 일을 시작하기 위해 장화를 신을 때마다 바로 신지 않고 거꾸로 뒤집어 들고서 한참 톡톡 털어주곤 합니다. 밤새 메뚜기나 여치 같은 풀벌레가 기어들어가서 장화 속을 아늑한 하룻밤 거처 삼아 늦잠을 자는 경우가 가끔 있거든요. 밭에서 만나면 소중한 배춧잎을 야금야금 뜯어먹고 가는 웬수들이지만, 쌀쌀한 가을밤을 피해 장화 속에서 옹송그리고 있는 녀석들을 보면 도저히 미워할 수가 없지요. 농사에 해를 끼치는 생물이라도 ‘완전박멸’이 아니라, 어우렁더우렁 어떻게든 부대끼며 같이 살아보자는 것이 어찌 보면 유기농의 시작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난주에 미리 말씀드린 대로 이번 주가 추석 전 마지막 발송입니다. 9월 마지막 주와 10월 첫째 주 2주 동안 배송이 없고요, 21번째 꾸러미는..

2017년 백화골 유기농 제철꾸러미 열일곱번째 주 발송, 쇠비름

몇 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꼬박꼬박 숙제하듯 내리던 비가 이제는 좀 진정된 듯합니다. 계속된 비 때문에 진창이 된 밭에서 일하기도 힘들었고, 몇몇 작물들은 잎이 녹아내리거나 곰팡이가 오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새로 심은 가을 작물들은 매일매일 비에 신이 나서 잘 자라고 있답니다. 여러 작물들을 키우다 보니 똑같은 날씨에도 웃는 작물이 있고, 우는 작물도 있네요. 변화무쌍한 자연에 어느 정도 초연해지는 법을 배우는 것이 농부의 첫 번째 과제인 것 같아요. 이번 주에는 그 어떤 날씨에도 꿋꿋하게 잘 자라는 신비의 야생초, 쇠비름을 보내드려 봅니다. 보통 산나물 들나물은 잎이 연한 봄에 뜯어서 먹는 게 일반적인데, 쇠비름은 봄부터 가을까지 언제 먹어도 좋은 나물이랍니다. 어디서나 흔하게 잘 자라기 때문에 오히..

2017년 백화골 유기농 제철꾸러미 열다섯번째 주 발송, 늦장마

지난주에 택배 발송과 관련해 작은 사고가 있었답니다. 목요일 오후 우체국으로부터 갑작스레 연락이 왔습니다. 수요일에 발송한 백화골 꾸러미 상자들을 포함해, 장수 지역 택배 상자들을 싣고 서울 쪽으로 올라가던 우체국 탑차가 사고가 나는 바람에 화물 절반 이상이 파손되어 배송이 어렵게 되었으니, 혹시 택배를 못 받은 회원들은 없는지 확인해달라는 내용이었어요. 목요일에 택배 받으시는 회원분들에게 얼른 전체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기다리는데, 답문자들이 속속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역시나 택배를 받지 못했다는 내용인가, 하고 문자들을 열어보다가 백화골 농부들은 감동하고 말았어요. “우리 집은 잘 도착했으니 염려하지 마세요.” “운전기사분은 무사하신가요? 큰 사고가 아니었으면 좋겠네요.” 수십 통의 답문자들이 모두 운..

2017년 백화골 유기농 제철꾸러미 열네번째 주 발송, 방울토마토가 방울방울

태풍이 온다고 해서 바싹 긴장하고 있다가 다행히도 옆으로 비껴간 덕에 한시름 놓았습니다. 그리고 태풍 추이를 지켜보며 본밭에 내다 심기를 미루고 있던 양배추와 브로콜리 모종을 주말 동안 모두 심었답니다. 이미 한 달 전에 씨를 넣고 키워왔던 모종들입니다. 여름의 한복판에서 가을 농사를 준비하고, 겨울이 시작될 무렵에는 이미 내년 농사를 계획하지요. 하루에도 몇 번씩 일기예보를 들여다볼 만큼 실시간으로 변하는 날씨에 민감하면서도, 동시에 늘 계절을 앞서 생각해야 하는 것이 농사랍니다. 현재와 미래가 늘 겹쳐지는 셈입니다. 농사뿐 아니라 다른 모든 일들도 다 마찬가지겠지요. 조만간 무럭무럭 자라날 가을 채소들을 생각하며, 그리고 언제 그렇게 더웠냐는 듯이 솔솔 불어올 가을 소슬바람을 생각하며 지금의 삼복더위..

2017년 백화골 유기농 제철꾸러미 열두번째 주 발송, 폭염과 장맛비

회원분들에게 농산물 상자에 같이 넣어 보내드리는 안내장을 프린터로 출력하는데 며칠 전부터 자꾸만 중간에 용지가 걸립니다. 몇 번을 낑낑대며 종이를 억지로 잡아 빼내고 다시 출력하기를 반복하다가 답답해서 프린터 회사 A/S 센터에 전화를 해봤습니다. 담당자분이 한숨을 푹 쉬면서 하루 종일 똑같은 내용의 전화를 받고 있다고 하시네요. 고온다습한 날씨 탓에 종이가 습기를 먹어서 자꾸만 용지걸림이 된다는 것입니다. 전국의 수많은 사람들이 나와 똑같은 문제를 겪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왠지 조금 위안이 되는 기분이었어요. 요즘 많이 더우시죠? 매년 겪는 더위지만 이렇게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될 때마다 새삼스레 놀라곤 합니다. 맞아, 여름이 이렇게 더운 거였지, 하고 말이에요. 땡볕에 밭에서 일하는 농부도 덥지..

2017년 백화골 유기농 제철꾸러미 열한번째 주 발송, 푸른 채소

“한국 사마귀는 아주 작네요. 태국 사마귀는 이보다 훨씬 커요.” 백화골에는 늘 농사일을 도와주는 세계 자원봉사자 친구들이 머물고 있는데요, 요즘 농사 도우미로 머물고 있는 태국 친구가 밭에서 사마귀를 보더니 이렇게 말하네요. 모르시는 말씀! 채소도 떡잎부터 시작해 거대한 크기로 자라나듯이, 곤충도 시절에 따라 모습이 달라진답니다. 7월의 사마귀는 아직 새끼손가락만 한데다 색깔도 연두색에 가깝지만, 10월이 되면 진녹색에 몸집이 거의 대여섯 배 가까이 커지지요. 어디 사마귀뿐일까요. 농사일을 하다보면 모든 곤충들이, 나무가, 풀이, 그리고 사람도 시절에 따라 조금도 멈추지 않고 변하는 것을 늘 느낄 수가 있답니다. 백화골 채소들도 마찬가지고요. 철에 따라 나오는 채소가 달라지는 것은 물론이려니와, 같은 ..

2017년 백화골 유기농 제철꾸러미 열번째 주 발송, 매미 소리 가득한 7월

장마가 시작되고 며칠 동안 폭우와 가랑비, 잠깐 동안의 소강 상태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역에 따라 편차가 심해 강원도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선 물난리가 나고 심각한 피해를 입기도 했지요. 백화골이 있는 장수 지역은 비가 많이 오고 있긴 하지만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습니다. 단, 비가 와도 밭에서 꼭 해야 할 일은 해야 하는 게 농부의 생활이다 보니, 몇 번 비를 맞으며 일하다가 그만 여름 감기에 걸리고 말았답니다. 여러분은 이 장마철을 어떻게 보내고 계신지요. 부디 감기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시고요, 휴가 다녀오시는 분들도 많던데 날씨가 좋지 않더라도 가족들과 소중한 시간 보내고 오시길 바랍니다. 참, 휴가 때문에 정해진 날에 택배 받기 어려운 분은 임시로 배송 요일을 옮기시거나(화목토 중 선택), 친구나..

2016 백화골 스무 번째 유기농 제철꾸러미, 얌빈 깍두기&샐러드

잦은 비와 흐린 날씨에, 때 아닌 태풍까지 살짝 스쳐 지나간 한 주였습니다. 장수는 태풍의 간접 영향만 받았지만, 남쪽 지역은 큰 피해를 입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올해는 태풍 없이 무사히 지나가겠거니 했는데, 10월에 태풍이라니 새삼스레 기후 변화의 속도를 다시 한 번 느낍니다. 비 사이를 뚫고 발송 작업을 하느라 조금 힘겨운 한 주이긴 했지만, 농사일 돕기 자원 활동 친구들의 도움으로 이번 주도 무사히 스무 번째 꾸러미 발송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다음 주엔 공활한 애국가의 가을 하늘을 다시 만끽할 수 있겠지요? 이번 주에 보내드린 제철꾸러미 품목은 옥수수, 아욱, 대파, 얌빈, 양상추, 가지, 토종고추, 당근, 무, 과일무(또는 쑥갓, 상추)입니다. 작은가족회원 기준이고요, 요일에 따라 품목 구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