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에 살면 시간이 바람처럼 흘러간다. 계절을 미리 준비하며 살아야하고, 자연에 순응해 흘러가는 시간, 바뀌는 날씨를 받아들여야 한다. 10월말부터 쏟아져 나왔던 양상추 수확을 즐겁게 끝내고, 밭에 비닐과 부직포를 걷고 호밀을 뿌리고 로터리를 쳤다.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바빴던 2006년 농사를 오늘 텃밭 하우스 비닐을 걷어내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아직도 턱없이 부족하고 가야할 길이 많은 초보 농부지만 2006년 한 해 농사지으며 참 행복했고 평화로웠다. 농산물 회원제를 처음 시도하여 경제적 자립을 이루었고, 작년과 똑같은 평수에 심은 작물이 두배가 나오는 농사 기술의 발전도 있었다. 가장 큰 수확은 힘들기만 했던 육체노동, 시골 이웃들과 어울리기, 각종 자연재해에 대처하는 방법을 차근차근 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