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박정선, 조계환/울주군 두서면 내와1길3/유기농인증번호 : 07100003/연락처 : 010-2336-0748

유기농 73

백화골꾸러미 추천 요리 다섯째 주 꼬투리째 찐 풋완두콩과 초피나무잎 튀김

드디어 비가 왔습니다. 지난 석 달 간 비다운 비가 내린 적이 없었고, 특히 지난 한 달 반 동안은 단 한 방울도 비가 내리지 않았었지요. 매일같이 쨍쨍 내리쬐기만 하는 초여름의 햇볕 아래 계곡과 저수지는 말라붙고, 작물은 시들어가고, 논에 물 대는 문제로 이웃 간에 싸움이 벌어지고... 이런 와중에 많이 늦긴 했지만 그래도 대지를 촉촉하게 적셔줄 만큼 비가 내려주었습니다. 모두들 한시름 돌렸지요. 홍수도 무섭지만 가뭄이 주는 공포도 만만치가 않은 것 같아요. 물 한 방울의 소중함을 새삼스럽게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백화골 작물들도 가뭄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발아가 아예 되지 않거나 말라죽는 작물들이 속출했지요. 그래도 이런 가뭄 속에서 꿋꿋하게 버텨준 작물들이 대견합니다. 이번 주 농산물꾸러미에는 ..

백화골 제철꾸러미 추천요리- 2022년 넷째 주 뽕잎 나물과 아이스플랜트

이제 곧 6월입니다. 초여름 더위가 시작되면서 백화골 농부들이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도 점점 일러지고 있습니다. 특히 꾸러미를 발송하는 날 아침이면 어둑어둑한 새벽부터 수확 작업을 시작합니다. 최대한 싱싱한 상태로 보내드리기 위해서이지요. 하지만 저희가 스티로폼 박스와 아이스팩을 사용하지 않다보니, 아무래도 배송 도중 채소가 시들해지거나 상하는 경우도 가끔 생기곤 해요. 백화골에서는 2006년 처음 꾸러미를 시작할 때부터, 환경 부담이 큰 스티로폼 박스는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을 내렸거든요. 그 대신 농산물이 배송 도중 상하는 경우가 생기면 다음 발송 때 다른 농산물을 보내드려 회원분들께 보상해드리는 것으로 정책을 삼고 있어요. 만약 잎채소가 살짝 시든 상태로 도착했다면, 찬물에 잠깐 담가놓으면 금방 싱싱하..

모두가 서로 돕고 사는 행복한 유기농사, 봄 백화골 풍경

유난히도 추웠던 지난 겨울 때문인지, 올 봄꽃이 참 소중하고 아름다웠습니다. 매일 매일 농장에 핀 벚꽃을 보며 참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일했습니다. 비가 안 와서 조금 어렵지만 그래도 따뜻한 바람과 햇볕, 끊기지 않고 나오는 지하수, 하늘에서 날아오는 꿀벌들, 모두 우리를 돕기 위해 사는 듯한 고마운 이웃들, 먼 나라에서 유기농장 일을 돕겠다고 찾아온 외국인 봉사자들과 한국인 봉사자들... 모두가 서로를 돕는 소중한 존재들이라는 생각이 드는 하루하루입니다. 꿀벌이 지켜주는 백화골 꽃이 활짝 핀 벚나무 아래 앉아 차를 마십니다. 꽃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소리를 듣기 위해서입니다. 붕붕붕붕, 벌소리. 벚꽃 향기에 홀려 모여든 수십 마리의 꿀벌들이 차분하면서도 커다란 소리를 만들어내고 있네요. 농부에게 꿀..

봄이 오는 것은 누구도 막을 수 없습니다

봄이 오는 것은 누구도 막을 수 없나 봅니다. 끝없이 겨울만 계속될 것만 같던 날씨가 어느덧 풀리기 시작하더니 산수유와 매화가 첫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습니다. 때가 되면 반드시 봄날이 온다는 이 단순한 이치가 새삼 새롭게 다가오는 요즘입니다. 나라 안팎으로 우울한 소식이 가득하지만, 그래도 이 시기가 지나가면 봄날 같은 따뜻한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 거란 믿음으로 오늘도 열심히 땅을 일굽니다. 영차영차! 백화골은 요즘 두둑 만들고 씨앗 넣고 가꾸며 힘차게 농사 시작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유기농사를 배우고자 찾아온 수아님, 기열님이 2월부터 함께 일을 해서 빨리 일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젊은 예비 농부들이 일손을 도우니 더욱 힘이 납니다. 유기농은 땀심을 살리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 유기물을 많이 넣고..

영화 ‘영혼의 순례길’과 2022년 첫 파종

아직 영하 10도. 많이 춥습니다. 항상 봄 되기 직전이 가장 추운 것 같아요. 그래도 햇볕이 좋은 날엔 낮에 일할 만하지만, 오늘처럼 흐린 날이면 두꺼운 옷을 입어도 손발부터 꽁꽁 얼어붙습니다. 하지만 추워도 이제 씨앗을 넣어야할 시기입니다. 오늘은 마침 눈이 녹아 비가 된다는 우수입니다. 우수라는 절기에 걸맞게 살짝 살짝 흩뿌리는 눈발을 맞으며 첫 파종을 했습니다. 2022년 백화골 농사 이제 시작합니다. 멀리 여행을 갈 수 없는 상황이라 여행자로 겨울을 보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여유롭게 쉬었습니다. 명상센터에도 가고, 책과 영화도 많이 보고, 아름다운 자연 속 산책길에서 걷기도 많이 걸었습니다. 이렇게 유유자적 보낸 겨울 농한기 동안 인상적으로 봤던 영화 얘기 한 편으로 올해 백화골 농사 일기를 ..

가을이 지나가는 순간

계절이 눈앞에서 달려가는 느낌입니다. 하루하루 단풍이 들며 숲 색깔이 바뀌는 것이 마술 같아요. 지나가는 시간이지만 순간순간을 알아차리고, 지금 눈앞에 펼쳐져 있는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행복하게 농사일을 합니다. 다행히 오랜만에 함께 유기농사를 지을 수 있는 봉사자들도 있어서 기운이 납니다. 백화골 2021년 가을 농사 사진과 기록입니다. 이번 가을 농사의 핵심 키워드는 열대거세미 나방입니다. 8월 중순에 배추와 양배추, 브로콜리, 콜라비 등을 아주심기 했는데 예년과 다른 일이 벌어졌습니다. 땅속에 알을 낳는 열대거세미 나방이 습격한 겁니다. 한반도 기온이 더워지며 열대지방에서 날아왔다는데 번식력이 엄청납니다. 방충망 역할을 하는 한랭사가 밖에서 날아오는 나비, 나방, 매미충을 막는 역할을 하지만 거세미..

힘든데 왜 유기농사를 지으세요?

“힘든데 왜 유기농사를 지으세요?” 기후 위기로 유기농사가 힘들어지니까 요즘 들어 이런 질문을 많이 받네요. 장수군 살 때는 주변에 유기농 농부들이 많아 교류도 잦았던 덕에 그냥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울주군으로 이사 온 뒤 주위에 유기농 농부가 거의 없다보니 유기농사 짓는 것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됩니다. 평소 친하게 지내는 유기농 농부들에게 한번 물어봤습니다. “유기농사를 지으면 온실가스를 줄여주어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다.” “쉽지 않지만 노력하면 유기농으로 농사지을 수 있다” “화학농약 사용으로 농촌에 우울증을 앓는 농민들이 많다” “퇴비를 재활용하여 건강한 순환의 고리를 만들 수 있다” “사람답게 사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독성물질 뿌린 농산물을 사람들에게 먹이고 싶지 않다” 오랜만에 연락하니..

길고 긴 가을 장마, 그래도 잘 자라주는 작물들이 고마워요

느닷없이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날씨도 서늘하고 폭염도 사라졌어요. 하지만 때 아닌 장마가 길게 이어집니다. 이 시절엔 원래 비가 안 와서 가을 작물 심고 물 주느라 바쁜 시기였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오히려 일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행히 올해는 아직까지 작은 태풍 하나만 슬쩍 지나간 터라 감사히 일하고 있습니다. 지난 여름 폭염은 정말 강렬했습니다. 낮에는 밖에 돌아다닐 수조차 없을 정도로 뜨거워서 새벽과 오후 늦게만 일을 했습니다. 해 뜨기 전에 밭에 나와 일 시작하고 해진 다음에 일 마치며 집에 돌아가는 기분은 참 좋았습니다. 다행이 그 뜨거운 날씨 속에서도 농작물들이 잘 자라준 덕에 하루하루 재미있게 농사일 하며 지냈습니다. 여름 밭 풍경은 푸릇푸릇 참 아름다워요. 올해는 토종 자색 찰옥수수(..

2021년 백화골 푸른밥상 유기농 제철꾸러미 회원을 모집합니다

안녕하세요, 백화골입니다. 최근에 한바탕 떠들썩했던 ‘파테크’ 소동을 생각해봅니다. 이상 기후의 영향을 받아 대파 가격이 엄청나게 오르면서, 사람들이 화분에 파뿌리를 심어놓고 새로 올라오는 잎 부분만 잘라서 먹는 이른바 ‘파테크’ 방식이 유행을 했지요. 문제는 이런 일이 한 두 번의 소동으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점입니다. 기후 변화는 나날이 더 심해질 테고, 그에 따라 작년의 감자, 참깨, 올해의 대파처럼 어느 날 갑자기 농산물 가격이 말도 안 되게 급등하거나 아니면 끝도 없이 폭락해버리는 일이 반복되겠지요. 저희는 날씨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농부이긴 하지만, 실제로 저희가 차리는 밥상이 흔들리는 농산물 가격에 영향을 받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거의 모든 식재료가 농산물 수급 시장을 거치지 않고..

밭 정리 농사 마무리, 2021년 유기농 농산물 제철꾸러미 회원 가입 안내

서두를 것 없이 차근차근 밭 정리를 해나갑니다. 이제 단풍도 다 져가는 11월의 산 아래 밭. 새소리와 물소리가 새삼스레 평화롭게 들립니다. 2020년 제철꾸러미 발송도 무사히 다 끝내고 마지막 마무리 농사일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장마에 태풍에 바이러스까지, 이런저런 일이 많았던 한해였지만, 그래도 즐거운 일이 기억에 많이 남는 감사한 한해였습니다. 하루하루 색이 변해가는 가을 단풍이 아름답습니다. 뉴스로 접하는 세상은 시끌시끌하지만 산 속은 조용할 뿐입니다. 밭 정리하며 농사일에 빠져봅니다. 태풍으로 많이 죽기도 했지만 그래도 살아남은 작물들이 있어서 브로콜리, 양배추, 배추, 무 등 가을 작물을 수확할 수 있었습니다. 살아남아 무럭무럭 자라준 채소들이 참 고마울 따름입니다. 태풍 이후에 죽은 작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