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박정선, 조계환/울주군 두서면 내와1길3/유기농인증번호 : 07100003/연락처 : 010-2336-0748

유기농 73

모종 키우고 대청소하며 봄 맞을 준비

백화골에 봄이 오고 있습니다. 다시 농사일을 시작하니 참 좋습니다. 겨우내 잘 쉬고 재충전이 잘 되어서인지 기운이 넘치네요. 햇빛 보며 밖에서 일하는 농사는 육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마음도 평안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강렬한 햇볕이 주는 기운이 몸과 마음을 튼튼하게 해줍니다. 우리가 바로 자연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겠지요. 흙을 만지고, 그 속에 있는 수많은 생명들의 에너지를 체험하는 일. 힘들어도 농사가 행복한 이유 아닐까요. 저장해둔 가을무를 꺼내 무말랭이를 썰어 말리기 시작했어요. 작년 백화골 제철꾸러미 회원분들이 무말랭이가 맛있다며 좋은 반응을 보여주셔서, 올해도 거르지 않고 무말랭이 작업 시작했습니다. 며칠에 걸려 컨테이너 박스에 가득 담긴 무 수십 상자를 씻고 써는 일이 만만치 않았지만, 꼬들꼬들..

백화골 제철꾸러미 추천요리 - 2022년 스물네 번째 주 보라무 그라탕

언제 이렇게 시간이 갔을까요. 어느덧 올해 꾸러미 발송도 다음 주 한 번만을 남기고 있네요. 며칠 전에는 첫 서리도 내렸답니다. 다행히 채소들이 한꺼번에 냉해를 입을 만큼 매운 된서리는 아니어서, 몇몇 추위에 약한 채소 외에는 따뜻한 햇살에 다 원래대로 돌아왔답니다. 오히려 찬 서리 가운을 받아 가을 채소 맛이 제대로 들었지요. 비록 지난 태풍 때 타격을 입어 잘 자라지 못한 작물도 있긴 하지만, 살아남은 채소들이 이렇게 잘 자라준 것만으로도 참 뿌듯하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번 주에 보내드리는 열무, 배추, 상추, 풋고추, 유채나물, 보라무, 당근, 브로콜리(또는 얌빈이나 대파) 등 정성껏 키운 유기농 채소들로 건강한 집밥 챙겨 드시길 바랍니다. 무가 제철을 맞았습니다. 지난주에는 일반적인 색깔의 흰색..

백화골 제철꾸러미 추천요리 - 2022년 스물세 번째 주 양배추 샐러드와 양배추 스테이크

파랗고 높은 하늘을 배경으로 주황색 전구처럼 매달린 감을 땁니다. 백화골 농장에 있는 감나무는 나이도 많고 키가 워낙 커서, 지붕 위에 올라가 긴 장대를 이용해도 겨우 나무 중간까지 밖에 따지 못한답니다. 곡예를 하듯 조심스레, 하나씩 하나씩 감을 따다보면 어느새 온몸이 가을 하늘빛에 물드는 것만 같습니다. 이번 주 농산물꾸러미에는 이렇게 수확한 감을 비롯해 양배추, 상추, 호박, 무, 양파, 감자, 브로콜리(또는 가지) 등을 보내드립니다. 요일에 따라 품목은 조금씩 변경될 수 있으니 참고해 주시고요. 올해 가을 양배추 농사가 제법 잘 되었습니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 한 번 더 보내드리고 있는데요. 양배추는 워낙 요모조모 쓰임새가 많은 채소라 부담 없이 이용하실 수 있을 거예요. 저희가 양배추를 보..

백화골 제철꾸러미 추천요리 - 2022년 스물한 번째 주 들깨 보숭이

환절기가 되면서 점점 더 따뜻한 음식을 찾게 됩니다. 밥상 위에 올라오는 음식들도 생채소나 샐러드보다는, 보글보글 끓이거나 기름으로 볶아서 요리하는 종류가 부쩍 늘었습니다. 이번 주 농산물꾸러미에는 생땅콩, 감자, 양파, 풋고추, 들깨 보숭이, 순무(또는 콜라비), 호박(또는 가지나 브로콜리순), 만리향꽃 등을 넣어서 보내드립니다. 품목은 요일에 따라서 조금씩 바뀔 수 있고요. 감기 걸리기 쉬운 환절기에 백화골 채소들로 따뜻한 밥상 차려보세요. 이번 주에 소개해드리는 요리는 따뜻한 들깨 보숭이 튀김입니다. 들깨 보숭이는 아마 이름부터가 생소한 분들도 계실 것 같네요. 간단히 말하면 들깨의 꽃송이 부분을 튀긴 음식이에요. 들깨는 참 요모조모 쓰임새가 많은 식물이지요. 여린 초록색 깻잎은 따서 쌈을 싸먹고,..

백화골 제철꾸러미 추천요리 - 2022년 스무 번째 주 말린 브로콜리잎 나물

요즘 백화골에 머물고 있는 봉사자 중에 프랑스에서 온 마일리스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키가 아주 큰 친구인데, 비닐 하우스 안에서 일할 때 종종 키 큰 허리를 잔뜩 구부리고 지나다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왜 그런가 했더니, 거미줄을 망가뜨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랍니다. 자기는 거미들을 정말 좋아하는데, 거미가 저녁이면 자기가 쳐놓았던 거미줄을 먹고, 아침이면 새 거미줄을 짜곤 한다나요. 그래서 생각 없이 거미줄을 망가뜨리는 건 거미가 먹고 기력을 보충할 밥을 망가뜨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거미줄을 보면 몸을 잔뜩 구부려 피해간다는 겁니다. 다른 봉사자 수아 님도 채소 꾸러미 포장을 하다 작은 벌레들을 발견할 때마다 손으로 조심스레 벌레들을 받쳐 들고 벌떡 일어나 창문가로 가곤 합니다. 창문 너머에 있..

백화골 제철꾸러미 추천요리 - 2022년 열아홉 번째 주 호박잎 쌈밥, 호박잎 전

혹시 만리향이라는 나무를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꽃 피는 철이 되면 그 향이 만리까지 퍼진다고 해서 만리향이고 불리는데요. 백화골 농장 한 구석에 바로 이 만리향 나무가 있답니다. 늦여름에서 초가을 사이에 꽃이 피지요. 며칠 전부터 그 주변을 지날 때마다 어찌나 황홀한 향기가 나던지, 이 향을 저희만 맡는 것이 아쉬워 이번 꾸러미에 꽃송이 몇 가지씩이라도 넣어 보내드리자고 마음먹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발송 전날 확인하러 나무 앞에 가보니 이런, 그새 꽃이 다 져 있었어요. 자연 속에 살다보면 쏜살같이 빠르게 흐르는 시절의 속도를 늘 실감하게 됩니다. 이제 조금 있으면 또 찬바람 부는 겨울이 오겠지요. 붙잡고 싶어도 붙잡을 수 없는 이 가을의 순간들을 백화골 채소들에 담아서 보내드립니다. 이번 주 농산물꾸..

`백화골 제철꾸러미 추천요리 - 2022년 열다섯 번째 주 땅콩호박

이번 주에는 조금 색다른 채소 한 가지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바로 땅콩호박이요. 백화골에서도 작년부터 재배하기 시작한 새로운 품목인데요. 생긴 모양을 보면 이름이 왜 땅콩호박인지 금방 알 수 있어요. 색깔도 그렇고, 마치 땅콩을 커다랗게 확대해놓은 것처럼 보이거든요. 매끈매끈 동글동글한 모양이 귀여워서 처음 보는 사람들도 일단 호기심을 가지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땅콩호박의 원래 이름은 ‘버터넛 스쿼시’예요. 미국이 원산지이며 북미 지역과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주로 많이 재배하다가 지금은 전 세계에서 폭넓게 재배하고 있는 품종이라고 해요.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들어 재배 농가가 늘면서 요즘에는 일반 마트에서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는데요. 백화골에서도 몇 년 전 마트에 진열된 땅콩호박을 처음 보고 호기..

백화골 제철꾸러미 추천요리 - 2022년 열두 번째 주 콩잎찜

이른 아침, 온 마을이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스피커로 이장님이 마을 방송을 하시네요. “삼복 더위에 얼마나 노고가 많으십니까. 오늘 중복이라고 농협에서 수박을 보내왔으니 낮에 시원한 마을 회관으로 나오셔서 수박 잡수시기 바랍니다.” 시골에 살아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장님이 하는 마을 방송은 여름엔 보통 아침 6시 정도에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6시면 마을 사람들 모두 한참 전에 일어나 급한 밭일 마치고 허리 한 번 펴고 있을 때쯤입니다. 이른 시각이라고 뭐라 하는 사람은 당연히 없을 뿐더러, 어르신들 대부분은 귀가 안 좋으시기 때문에 커다란 스피커 소리도 당연하게 생각하십니다. 백화골에 잠시 머무는 봉사자들만 아침에 깜짝깜짝 놀라곤 하지요. 아무튼 이장님 방송 덕분에 오늘이 중복이라는 걸 알았네요. 전국..

백화골 제철꾸러미 추천요리 - 2022년 아홉 번째 주 공심채 볶음과 셀러리 전

7월의 첫째 주이자 올해 아홉 번째 꾸러미 발송이네요. 새로운 여름 작물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이것저것 수확하느라 정신없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어요. 이번 주 백화골 유기농 제철꾸러미에는 어떤 채소들이 담겨있는지 소개해 드릴게요. 이번 주 농산물꾸러미에는 양배추(또는 컬리플라워나 브로콜리), 당근, 공심채, 양파, 상추와 바질, 가지(또는 오이나 애호박), 루꼴라, 꽈리고추(또는 피망이나 방울토마토), 셀러리 등을 수확해 보내드리고 있어요. 당근은 이파리를 다 떼어내지 않고 조금씩 붙여서 보내드리고 있어요. 당근 잎도 잘만 활용하면 좋은 식재료가 될 수 있거든요. 잘게 썰어서 전을 부쳐도 되고, 찌개난 탕 같은 국물 요리에 넣거나 살짝 데친 다음 양념에 버무려 무쳐서 드셔도 돼요. 당근은 씻지 말고 흙이 ..

백화골 제철꾸러미 추천요리 - 2022년 여덟 번째 주 근대 & 대파 밥

‘초여름’의 ‘초’ 자는 이제 완전히 사라지고 완전한 여름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올 여름은 또 어떤 더위가 기다리고 있을까요. 요즘 백화골에서 일하고 있는 벨기에 봉사자 스테파니의 말에 따르면, 벨기에도 여름에 40도 가까이 온도가 치솟을 때가 있긴 하지만, 더우면서 동시에 습한 날은 절대 없다고 하네요. 비가 오늘 날은 한여름이라도 무조건 춤고, 더운 날엔 사막처럼 건조하게 더운 날씨라고 해요. 유럽 친구들 중에 우리나라의 습하고 더운 여름 날씨를 유난히 힘들어하던 친구들이 많았던 것이 이해가 가네요. 어쨌든 해가 쨍쨍 내리쬐는 더운 여름에 밭에서 땀 흘리며 일하는 것은 세상 누구에게든 힘든 일이겠지요. 신나게 땀 흘릴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느냐 아니냐가 다를 뿐인 것 같아요. 이번 주에도 열심히, 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