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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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2017년~2022년

벌써 여름 농사 시작! 농사 지으면 행복해집니다

백화골 2021. 6. 29. 23:25

 

정말 바쁜 봄 농사철이 지나갔습니다.

밥 먹고, 일하고, 자고... 시간이 없어서 ‘인터넷 농사’^^ 는 거의 못하고 지내고 있네요. 자주 소식 올리고는 싶은데, 올해는 좀 특별한 상황이라 경황이 없었습니다. 얼른 이 시기가 지나가고 다시 북적대는 백화골로 돌아오기를 기대합니다.

 

쉬는 날 없이 농사 일만 하고 지내다 보니 최근에 깨달은 바가 있습니다.

 

바로 농사일을 하면 행복해진다는 점입니다.

 

힘든 육체노동을 하루종일 하다보니 피곤해서 잠이 잘 오고 잡생각이 없어집니다. 최근 금강경을 공부했는데, 사람이 겪는 괴로움은 번뇌 망상이 많아져서 오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지금 이대로, 현실을 그대로 보면 아무 문제도 없는데, 지나간 과거를 후회하고,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며 망상에 시달리다보면 괴로워진다는 것이죠.

 

농사일을 하면 피곤해서 잠도 잘 자고 망상이 올라올 틈이 없습니다. 항상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야 합니다. 심고 가꾸고 거두고 매 순간이 농부에게는 정말 중요한 시간입니다. 눈부신 순간순간이 모여 작물이 자라고 그 작물을 누군가가 먹고 건강해지고. 정말 소중한 생활이지요.

 

그래서 최근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기 위한 농사 체험 프로그램이 각광을 받고 있나봅니다.

 

아무튼, 농사일을 하며 더욱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 백화골 농부들. 올해 봄 농사는 많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그럭저럭 잘 되었습니다. 5월에 비가 많이 오고 저온 현상이 있어서 고추나 가지 등이 잘 못자라고 있기도 하지만 브로콜리 양배추 완두콩 쌈채소 등이 잘 자라서 제철꾸러미 박스에 담아 도시 이웃들에게 잘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이번 여름에는 또 얼마나 이상 기후가 기승을 부릴지 모르지만, 하루하루 매 순간 깨어서 농사일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지금 이대로 눈부신 농부의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봄 농사 사진입니다.

 

첫발송 때 보내드린 열무입니다. 열무가 예쁘게 자랐어요.

 

첫 주 발송을 어렵게 마치고 기념으로 사진 한 장 찍었습니다.

 

브로콜리와 양배추가 잘 자랐어요. 시금치 수확 마치고 삽으로 땅 뒤집고 당근을 심었습니다.

 

청경채가 풀과 함께 자랐습니다.

 

쌈채소는 키우는 건 쉽지만 수확하는 데 시간이 참 많이 걸립니다. 쌈채소 수확은 명상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

 

 마늘과 양파가 잘 자랐습니다.

 

5월 내내 장마처럼 계속 흐리고 비가 내렸습니다. 일하기 쉽지 않은 날들이었어요.

 

노지에서도 양배추가 잘 자랐습니다.

 

감자는 꽃필 무렵에 물이 많이 필요한데 올해 5월에 비가 많이 와서 잘 자랐습니다. 수확하자마자 몇 개 삶아 먹으니 꿀맛입니다.

 

노란 주키니 호박이 잘 자랐습니다. 색깔도 예쁘고 맛도 좋아요.

 

비가 잦았던 덕에 땅이 딱딱하지 않아 마늘이 쑥쑥 잘 뽑혀 나와 신났습니다^^

 

매일 우리가 키우는 채소만 먹고 삽니다. 다양한 채소를 먹으니 영양소도 골고루 채워져 몸이 균형 있게 건강해지는 느낌입니다. 일을 많이 하는데도 힘들지 않고 건강합니다.

 

택배노조가 파업을 해서 2주 정도 택배 발송이 어려운 지역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잘 타협이 되었다고 합니다.

 

애지중지 키운 토마토가 이제 막 쏟아지기 직전입니다.

 

봄 작물 끝나고 콩을 심었습니다. 비둘기들이 자꾸 콩을 먹어서 한랭사로 덮어 씌워놓았습니다. 콩 심으며 여름 농사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