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산에 분홍색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진달래가 빠지면 한국의 봄이 아니지요. 앙상하던 낙엽송도 연둣빛으로 물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진달래꽃 화전은 마음속으로만 부쳐 먹고, 이 밭 저 밭 다니며 봄 농사일 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며칠 동안 바람만 몹시 불고 봄비다운 비가 안 온 탓에 흙이 바싹 말랐습니다. 며칠 전 심은 어린 모종들이 목말라 하기에, 하루 날 잡아 관수시설 자재들과 소형 모터 등을 사다가 윗밭에 아예 스프링클러를 설치했습니다. 경사가 심한 밭 위로 한참 물을 끌어올려야 하는 거라 물이 제대로 돌아갈까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스프링클러가 시원스런 물줄기를 뿜어내네요. 며칠 만에 일기예보에 비소식이 떴습니다. 오랜만의 단비 소식에 양배추, 배추, 브로콜리에 이어 양상추, 컬리플라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