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니 더더욱 바빠졌다. '수확의 기쁨'이란 말이 실감나는 계절이었다. 벼를 수확해서 1년 먹을 양식을 마련했고 양상추를 직거래로 팔았다. 벼농사는 기계화되어 쉽다고들 말하는데, 우리한테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힘들었던 만큼 수확의 기쁨도 컸다. 나락을 빻아 우리가 키운 쌀로 첫 밥상을 차렸다. 밥맛이 꿀맛이라는 말이 실감났다. 벼를 수확한 후에 나락을 펴서 말리고 자루에 담는 과정도 만만치 않다. 토마토 재배가 끝난 후 심은 양상추가 생각보다 잘 자랐다. 각종 병충해는 생선액비 효과를 톡톡히 봤다. 액비도 되고 병충해도 막아주는 생선액비는 생선 찌거기를 흑설탕과 섞어 효소처럼 발효시킨 후 적당량을 물에 섞어서 작물에 뿌려주는 것인데, 냄새가 지독해서 별레들이 다 도망갔다. 뿌리는 사람도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