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박정선, 조계환/울주군 두서면 내와1길3/유기농인증번호 : 07100003/연락처 : 010-2336-0748

배추 37

가을걷이

본격적인 수확철이 시작되어 백화골의 하루하루는 캐고, 따고, 정리하느라 바쁩니다. 지난 여름의 폭우, 폭염 피해가 농산물에 묻어나와 한숨이 쉬어지기도 하고, 고생한 생각을 하면 까마득하기도 하지만 농산물 수확하는 순간의 기쁨과 뿌듯함은 말할 수 없는 행복을 느끼게 해줍니다. 올해도 역시 땅콩 캐기로 수확철을 시작했습니다. 오른쪽 땅콩밭을 다 캐고 나면 왼쪽의 고구마 밭을 캘 예정입니다. 땅콩은 비가 많이 오고 날씨가 안 좋았는데도 그럭저럭 잘 들었습니다. 땅콩 캐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일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리는 지루한 일이기도 합니다. 지나가던 할머니들이 밭 가운데까지 들어와서 한동안 구경하시다가 “품삯도 안 나오겠구먼” 하며 한숨을 쉬고 갑니다. 농사일이 대부분 품삯도 안 나오..

추석 연휴 농사 일기

추석 연휴 건강하게 보내셨나요. 저희는 발송 작업이 1주일 넘게 중단된 덕에 오랜만에 휴가를 가졌습니다. 마음 편하게 일할 계획을 세워 놓고 하루하루 이런저런 가을일을 하며 지냈습니다. 수험생이 추석 연휴 동안 모자란 공부를 모아서 하듯, 그동안 밀렸던 일들을 하다 보니 어느새 10일이 훌쩍 지나가버렸네요. 날씨가 정말 좋습니다. 이제 추수철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애국가에 나올 법한 파란 하늘 보며 기분 좋게 일하고 있습니다. 토마토밭과 들깨밭을 정리하고 알타리무, 열무, 쌈배추, 상추, 시금치, 청경채, 아욱 등을 심었습니다. 올해 너무 날씨가 더워서 가을 작물을 조금 늦게 심었습니다. 다들 찬바람을 좋아하는 작물들이거든요. 날씨가 요즘처럼만 이어진다면 10월 안에 하나 둘씩 발송할 수 있을 ..

폭염 속 쌈채소밭 들깨밭 정리, 가지 말리기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여름엔 무척이나 더웠겠죠? TV에선 ‘전국에 폭염 경보’ 운운하는 뉴스가 빠지지 않고 나왔을 테고요. 하지만 사람들은 “올핸 왜 이렇게 더운 거야?” 하며 예전에 없던 일이라도 벌어진 듯 투정을 부립니다. 저희 역시 마찬가지고요. 올여름 폭염은 유난히 지독하게 느껴지네요. 밖에서 30분만 몸을 움직여도 마치 물속에 들어갔다 나온 사람처럼 옷이 흠뻑 젖은 땀으로 무거워집니다. 폭우 뒤를 바로 뒤쫓아 온 폭염. 이 ‘폭’자가 얼른 떨어져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날씨가 이렇다 보니 새로 심은 모종들이 잘 견디지를 못합니다. 아침에 가보면 몇 개씩 죽어 있곤 해서 애를 태우네요. 죽은 모종을 몇 번씩이나 새 모종으로 땜질해서 갈아주고 있습니다. 쌈채소들은 더위에 약하기 때문에 여름엔 금방 꽃대..

봄바람에 쑥쑥 자라는 봄 작물들

요 며칠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옵니다. 가까운 전주나 진주 같은 곳만 해도 벌써 벚꽃이 만개하다 못해 져간다는 소식이 들리지만, 장수는 이제야 매화가 꽃봉오리를 터뜨릴락 말락 하고 있답니다. 그래도 매화 꽃봉오리 부푸는 걸 보니 이제 살았다 싶습니다. 이른 봄에 넣었던 봄 작물들도 따뜻한 봄내음을 맡더니 쑥쑥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해도 눈에 띄게 길어졌고요. 이제 해가 짧아서 라는 핑계도 못 대는, 본격적인 일철의 시작입니다. 하우스에 심은 감자싹이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납니다. 3월 날씨가 너무 추워서 작년보다 며칠 늦게 심었는데, 온도와 습도 관리에 신경을 많이 써서인지 비슷한 시기에 싹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잘 자랍니다. 초기에 한파를 입지는 않을까 전전긍긍 걱정됐던 브로콜리, 양배추, 배추도 날씨가..

4월, 배추가 자라고 감자 싹이 올라옵니다

비가 많이 내립니다. 작년 이맘 때는 가물어서 씨 넣은 작물에 물 주느라고 무척 고생스러웠는데, 올해는 반대입니다. 그래도 비가 오기 전에 밭 갈고 골 타놓고 노지 감자 심는 일까지 다 마쳐놓아서 다행입니다. 수요일, 목요일의 비 예보를 앞두고 우리 마을 농사 짓는 이웃들은 마치 군사 작전 펼치듯이 바쁜 화요일 하루를 보냈답니다. 이번 비 오기 전엔 모두들 감자 심기를 끝내야 했거든요. 모두들 펄펄 날아다니며 밭 만들고 감자를 심었습니다. 다행히 우리 집처럼 이웃들도 간신히 임무 수행에 성공했답니다. 비오는 어제 오늘은 집에 있으면서 농산물가족회원 모집을 시작했습니다. 가슴이 두근두근, 1년에 단 한번이지만 농산물 직거래를 위해 회원 모집 하는 기간은 뭐랄까, 비정규직 재계약 기간 같아서 긴장되기도 하고..

씨앗을 넣었습니다

3월은 참 힘든 달입니다. 가끔 따뜻한 날도 있지만 대부분 바람 많고 추운 날이 이어집니다. 봄이 올 듯 말 듯, 보이지 않습니다. 올 3월은 더더욱 춥고 바람 많고 눈비가 이어지네요. 벌써 노지 밭에 감자, 봄 배추 등이 들어가 있어야 할 시기인데, 계속 눈비가 내려 밭에 아무 것도 심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 내일 노지 감자를 심을 계획이었는데, 어제 또 비가 내리는 바람에 며칠을 더 기다려야 합니다. 어제도 밤새 집이 날아갈 것처럼 강풍이 불며 기온이 뚝 떨어졌습니다. 한밤중에 바깥에 나가 온도계를 보니 영하 5도. 하우스에 심어 놓은 배추, 양배추, 브로콜리가 걱정이 됩니다. 오늘밤 무사히 다 버텨주려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하우스로 가서 용기를 내어 문을 열어봤습니다. 다행히 양배추 몇 개만..

배추 심고 기타 연습

올해 우리 부부에게 새로운 목표가 생겼습니다. 바로 클래식 기타리스트가 되는 것! 갑자기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구요. 오래 전부터 악기를 하나 배우고 싶었답니다. 풍물은 집에서 혼자 연습하기 힘들고, 피아노는 이래저래 너무 부담스럽고, 피리처럼 입으로 부는 종류는 폐활량이 딸릴 것 같아 자신 없고... 이런저런 생각 끝에 최종 후보에 오른 악기가 바로 클래식 기타입니다. 오랫동안 그냥 마음에 품고만 있다가 올해 드디어 실행에 옮긴 것이지요. 막상 클래식 기타를 사는 것도 어려운 일이더군요. 인터넷으로 이리저리 자료 찾아서 공부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그러다 엊그제 드디어 대전까지 가서 새 식구를 데려왔습니다. 바로 이렇게 생긴 친구랍니다~ 정말 멋있게 생기지 않았습니까? 어린왕자의 장미처럼,..

낙엽 비 날리는 날, 제철 농산물 가족회원 마지막 발송

올해 제철농산물가족회원들에게 마지막 발송을 했다. 2월에 땅 만들기를 시작해서 3월에 씨 넣고 가꿔 봄, 여름, 가을을 지나왔다. 항상 이맘때쯤이면 작물이 기력이 쇠해지듯 농부의 몸도 힘이 달린다. 올해는 마지막 주까지 기력을 잃지 않으려고 운동선수들처럼 체력안배(?)에 신경을 좀 썼다. 오늘 드디어 마지막 발송 농산물들이 택배차에 실려 나가는 모습을 보니 홀가분하면서도 또 아쉬운 마음이 남는다. 마지막 주 발송하는 날 아침 밭으로 나가는 길, 언제나 파란 하늘과 맑은 백화산이 우리를 맞아준다. 약간 쌀쌀하기는 하지만 일하기 좋은 한 주였다. 쌈배추가 마지막 주까지 잘 살아남았다. 배추 속잎을 계속 따주는 쌈배추는 맛있는 야채이기는 하지만 사실 배추에게는 좀 미안한 일을 하는 셈이다. 끝없이 새로운 속잎..

겨울로 가는 길목, 바람 많고 흐린 날들

밤새 강풍에 천둥 번개 치며 비가 오는 날이 잦았다. 어찌나 바람이 강하게 부는지 여기저기 뭔가 부서지는 소리에 밤잠을 설쳐야 했다. 날씨는 무척 추워졌다. 오늘이 벌써 10월20일, 참 시간이 빨리 흘러간다. 10월이 시작되며 수확철을 어떻게 마무리해야 하나 고민하던 게 며칠 전 같은데. 해가 잘 뜨지 않는다. 낮에도 흐린 날씨가 이어지고 을씨년스럽게 바람이 분다. 백화골에 곧 겨울이 들이닥칠 것 같다. 어제는 황사바람까지 불었다. 서울처럼 심하진 않지만 하늘이 조금 뿌옇다. 백화산이 노랗고 빨갛게 물들어간다. 주변에 마이산, 지리산, 덕유산 등 유명한 산들이 즐비한데 구경할 시간이 없다. 일 정리가 어느 정도 되어 가뿐한 마음으로 산에 한 번 올랐으면 좋겠다. 배추가 포기가 좀 덜찼다. 일정상으로는 ..

10월 농산물가족회원 안내

10월, 백화골에서 농산물 가족회원제 발송하는 마지막 달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저희에겐 마치 10월이 1년의 마지막 달 같은 느낌입니다. 아직 두 달이나 남아있는데 말이에요. 백화골 자연이 만들어주는 풍성한 기운이 회원님들 밥상까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마지막 발송까지 최선을 다해보렵니다. 10월에는 우선 땅 속 작물들이 많이 갑니다. 고소한 햇땅콩이 땅 속 작물의 첫 출발을 끊습니다. 땅콩은 씻어서 며칠 동안 바싹 말린 뒤 토실토실한 놈들만 골라 보내드립니다. 볶지 않은 생땅콩은 밥에 넣어 먹어도 되고, 삶아 먹거나 볶아 먹을 수도 있으니 선택의 폭이 넓어 좋습니다. 집에서 프라이팬에 갓 볶아낸 햇땅콩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고소하지요. 땅콩의 뒤를 바로 이어 호박 고구마를 보내드릴 계획입니다. 땅콩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