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박정선, 조계환/울주군 두서면 내와1길3/유기농인증번호 : 07100003/연락처 : 010-2336-0748

배추 37

배추, 양배추, 브로콜리 심고 막걸리 한잔!

새벽엔 아직도 영하의 기온이지만 한낮엔 따뜻한 봄날입니다. 일하다 툇마루에서 커피 한잔 마시며 나른한 봄날의 한때를 즐겨봅니다. 날씨가 따뜻해지는 만큼 일도 점점 많아집니다. 장수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유용미생물 배포를 시작했네요. 봄부터 가을까지 매주 수, 금요일에 무료로 농민들에게 나누어줍니다. 잘 활용하면 농사짓는 데 도움이 됩니다. 퇴비 넣고 밭 만들 때 뿌리려고 유용 미생물 두 통을 받아왔습니다. 노지에 심을 씨감자를 썰었습니다. 하얀 감자 다섯 상자와 자주 감자 한 상자, 총 여섯 상자를 썰려니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끓는 물에 소독한 칼로 씨눈을 보아가며 감자 한 개를 세 조각이나 네 조각으로 자릅니다. 자른 단면에 재를 묻힌 다음 그늘지고 시원한 골방에 보관해 두었습니다. 2주 정도 후에 노지..

10월의 끝, 11월의 시작!

영하로 온도가 내려가면 노지 작물들이 죽을 수도 있는데 다행히 아슬아슬하게 아침 최저 기온이 0도까지만 내려갔습니다. 1주일에 한번 정도씩 비가 내리고 맑은 날씨가 계속되어 작물들이 잘 자라고 있습니다. 태풍 이후에 다시 발송을 재개할 수 있을까? 회비를 다 채워서 농산물을 보낼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순조롭게 수확과 발송작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느새 10월의 끝! 앞산 빛깔이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네요. 아니, 하루 단위가 아니라 시시각각으로 변해가는 것 같아요. 시간만 있다면 매일 똑같은 곳을 똑같은 시간에 사진 찍어서 자연의 변화를 눈으로 확인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싶습니다. 날씨가 추워서 아침엔 몇 겹이나 옷을 껴입고 일을 합니다. 사진으로 보이는 건 무랑 콜라비 밭이에요. 오돌오돌 추위를 타는..

잠못 이루는 가을밤

일요일. 가을 산행을 했습니다. 하루도 쉬지 않고 일만 하고 사는 생활에서 잠시 벗어나 장수 팔공산(대구 팔공산과 이름이 같은 산이 장수에도 있답니다)에 올랐습니다. 사실 처음 시골에 내려올 때는 좀 여유롭게 사는 모습을 그리기도 했었는데, 피땀흘리며 열심히 사는 농민들과 함께 살다보니 미안해서라도 더 부지런히 생활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요즘 좀 심하게 일에만 빠져 지내는 게 아닌가 하는 자책 아닌 자책이 들어 산행을 계획했습니다. 처음에는 이 사람 저 사람 다 함께 간다고 약속했었는데, 막상 등산 당일 아침이 되니 다들 일을 핑계로 빠져 버립니다. 결국 몇 사람만 함께 산에 올랐는데, 역시 가을산 참 좋더군요. 가벼운 등산이 마음까지 편안하게 해줍니다. 내려오는 길 막걸리 한 잔으로 산행을 마무리했습..

때 이른 서리, 배추 강낭콩 수확

올해 이럴 줄 알았습니다! 해가 갈수록 점점 극과 극을 오가는 날씨로 변해가고 있는 터라 서리도 빨리 오겠다 싶었는데, 역시나 평년보다 2~30일 정도 일찍 하얗게 서리가 내렸습니다. 아침에 쌈채소를 수확하는 데 손이 무척 시리네요. 아직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있는 아침. 추위에 덜덜 떨면서 고구마밭에 나가보니, 간밤에 서리 맞은 고구마 잎들이 애처로운 모습으로 주인을 맞이하네요. 노지밭에 있는 작물들 중 추위에 강한 배추야 이런 정도 서리쯤엔 끄덕없지만, 추위 많이 타는 고구마와 서리 맞으면 바람 들기 쉬운 무가 좀 걱정입니다. 이번 주말에 시간 나는대로 얼른 고구마부터 캐버려야겠습니다. 다행히 일기예보 보니 앞으로 한동안은 서리 내릴 만큼 온도가 떨어질 일은 없다고 하네요. 이번 주 농산물 가족회원 발..

추석 방학 끝

추석이 지나갔네요. 추석 전후 혼란스런 택배 대란을 피하기 위해 부득이 2주 연이어 발송을 쉬는 동안, 저희는 근처 과수원 가서 일손도 돕고, 다음 작기 작물들도 심으며 평온하게 임시 방학을 보냈습니다. 추석은 지나가고 이제 오랜만의 휴가 기간도 끝나갑니다. 다시 바쁘게 수확하고 발송하는 일이 기다리고 있네요. 햇볕이 쨍쨍~ 입니다. 고랭지 장수도 덥습니다. 추석이 지나서까지 이렇게 더운 것은 처음인 것 같아요. 이제 곧 이 더위도 물러가겠지요. 발송을 안 하는 동안에도 밭에선 꾸준히 농산물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덕분에 평소 잘 못 먹던 우리 농산물들을 이번 기회에 아주 실컷 먹었습니다. 이웃들과도 넉넉히 나누었고요. 피클 오이와 방울 토마토를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배가 부를 때까지 먹기도 했답니다. 추석..

귀뚜라미도 한철

멧돼지는 방비가 잘 된 것인지 ‘산성’으로 막아놓은 후로는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이번 주말에 멧돼지가 남겨 놓은 밤고구마를 수확할 계획입니다. 왕귀뚜라미의 습격에 매일 같이 죽어나가던 배추도 잘 자라고 있습니다. ‘메뚜기도 한철’이라더니 왕귀뚜라미도 철이 있나 봅니다. 배추밭을 온통 뒤덮시피 했던 왕귀뚜라미들이 며칠새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며칠동안 정말 이 왕귀뚜라미 녀석들과 아주 징하게 싸움 한 판 치렀습니다. (귀뚜라미 얘기를 하다보니 귀뚜라미라는 회사도 떠오르네요. 이 회사 사장님이 아주 이상한 사내 공문을 하달했다지요. 새로 짓는 집에는 귀뚜라미 말고 다른 보일러 놓아야겠습니다. ^^) 어렵게 뿌리내린 배추들입니다. 중간 중간 계속 ‘땜빵’을 했기 때문에 저마다 자란 모양이 일정하지가 않습니다. ..

반짝반짝 빛나는 푸르른 5월 백화골

푸릇 푸릇 새 순이 돋고 예쁜 꽃들이 온 산을 무지개빛으로 바꿔 놓기 시작했습니다. 5월의 날씨가 이처럼 꿈같이 느껴지는 것은 지난 겨울이 너무 추워서일 겁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한겨울 같던 날씨가 확 풀려서 기분 좋은 시절입니다. 한국 날씨는 5월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점점 여름이 더워지고 겨울이 추워질수록 이 짧은 한 달이 소중하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5월과 함께 백화골에는 기운나는 일들이 가득합니다. 농산물 발송을 시작했고, 작물들이 별 탈 없이 잘 자라고 있습니다. 몸도 마음도 건강하고 농사일은 재미있습니다. 주변이 점점 녹색으로 바뀌면서 마음까지 환해지고 행복해집니다. 조팝나무 꽃이 집 주변을 점령했습니다. 일부러 심은 것도 아닌데 주변에 이렇게 하얀 꽃이 울타리를 만들..

쌈으로 먹는 작은 배추를 심다

비바람 몰아치는 주말입니다. 오늘이 4월 마지막 날이니 내일부터는 좀 날씨가 화창해지려나요. 어제밤부터 강풍이 몰아치더니 오늘도 내내 강풍에 바람입니다. 그래도 온도는 조금 올라가서 하우스 안에서 일하기 좋은 날이었어요. 항상 비 내리기전이 제일 바쁘네요. 올해 처음으로 쌈으로 먹는 작은 배추를 심어 봤습니다. 김치 담그는 용도의 커다란 통배추가 아니라 작게 키워 배추속 위주로 쌈채소처럼 먹는 배추입니다. 보통 배추는 40cm 간격으로 심어서 퇴비도 많이 넣고 추비도 많이 줘서 키우는데, 이 작은 배추는 20cm 간격으로 심고 수확 시기도 빠르다고 합니다. 여름엔 배추 농사가 잘 안 돼서 지금까지는 배추를 아예 안 심었었는데, 이제 얼갈이 배추와 작은 쌈배추를 여름용 배추로 키워보려고 합니다. 앞으로 어..

“난 나이 먹었어도 꽃이 좋아”

아직 봄이 오려면 먼 듯한 추운 날씨지만 4월 시작과 함께 본격적으로 농사일을 시작했습니다. 모종 하우스 안에서 밭으로 갈 날만 기다리던 배추, 양배추, 브로콜리, 양상추 정식을 했고, 노지밭에 퇴비 뿌리고 밭을 만들었습니다. 매년 3월 중반에 했던 장수군농민회 영농 발대식도 날씨 탓에 3월31일에 있었구요. 배추, 양배추, 브로콜리, 양상추 정식 아직 날씨는 춥지만 그나마 조금 기온이 올라서 배추, 양배추, 브로콜리, 양상추 정식을 했습니다. 모종을 튼튼하게 키웠고 2중 터널을 해 놓은 터라 영하 5도 이하로만 안 내려가면 잘 자랄 것 같습니다. 정성스럽게 밭 만들어 놓고 기다린지 벌써 한참 됐네요. 일기예보만 보다가 며칠 따뜻해진 틈에 후다닥 정식을 했습니다. 비좁은 트레이에서 꺼내 본밭에 옮겨 심으..

가을 배추, 무 수확

요즘은 아침에 일어나 커튼을 걷으면 언제나 안개가 자욱합니다. 한낮의 청명하고 따가운 가을 햇살을 예고하는 안개입니다. 차가운 아침 기온에 콧물을 훌쩍이며 일하다보면 어느새 선명하게 올라온 가을 햇살이 축축한 세상을 보송보송하게 말려줍니다. 지난주에 수확을 끝내고 마당에 나란히 나란히 누워 몸을 말리고 있는 땅콩과 고구마들도 하루하루 잘 마르고 있는 맑은 가을날들입니다. 배추를 수확했습니다. 이번 주 가족회원 발송 품목은 김치거리 3종 세트 - 배추, 무, 열무가 주인공입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날뛰던 배추값 때문에 햇김치를 그리워만 했던 분이 계시다면 김장 전에 햇김치 한 번 맛있게 담아 드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배추를 수확하면서 보니 무름병에 걸려있거나 속까지 벌레의 집중 공격을 받은 놈들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