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가을입니다. 요즘은 하루 일을 시작하기 위해 장화를 신을 때마다 바로 신지 않고 거꾸로 뒤집어 들고서 한참 톡톡 털어주곤 합니다. 밤새 메뚜기나 여치 같은 풀벌레가 기어들어가서 장화 속을 아늑한 하룻밤 거처 삼아 늦잠을 자는 경우가 가끔 있거든요. 밭에서 만나면 소중한 배춧잎을 야금야금 뜯어먹고 가는 웬수들이지만, 쌀쌀한 가을밤을 피해 장화 속에서 옹송그리고 있는 녀석들을 보면 도저히 미워할 수가 없지요. 농사에 해를 끼치는 생물이라도 ‘완전박멸’이 아니라, 어우렁더우렁 어떻게든 부대끼며 같이 살아보자는 것이 어찌 보면 유기농의 시작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난주에 미리 말씀드린 대로 이번 주가 추석 전 마지막 발송입니다. 9월 마지막 주와 10월 첫째 주 2주 동안 배송이 없고요, 21번째 꾸러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