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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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제철꾸러미/2016년~2021년

2017년 백화골 유기농 제철꾸러미 열일곱번째 주 발송, 쇠비름

백화골 2017. 8. 29. 07:16

몇 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꼬박꼬박 숙제하듯 내리던 비가 이제는 좀 진정된 듯합니다. 계속된 비 때문에 진창이 된 밭에서 일하기도 힘들었고, 몇몇 작물들은 잎이 녹아내리거나 곰팡이가 오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새로 심은 가을 작물들은 매일매일 비에 신이 나서 잘 자라고 있답니다. 여러 작물들을 키우다 보니 똑같은 날씨에도 웃는 작물이 있고, 우는 작물도 있네요. 변화무쌍한 자연에 어느 정도 초연해지는 법을 배우는 것이 농부의 첫 번째 과제인 것 같아요.

 

이번 주에는 그 어떤 날씨에도 꿋꿋하게 잘 자라는 신비의 야생초, 쇠비름을 보내드려 봅니다. 보통 산나물 들나물은 잎이 연한 봄에 뜯어서 먹는 게 일반적인데, 쇠비름은 봄부터 가을까지 언제 먹어도 좋은 나물이랍니다. 어디서나 흔하게 잘 자라기 때문에 오히려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지만, 그 어떤 수퍼 푸드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자연의 선물 중 하나이지요. 아마 가족회원 분들 중에는 쇠비름을 처음 보는 분들도 많으실 텐데요, ‘자연의 맛에 한걸음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작은가족회원 기준으로 열일곱 번째 주 유기농제철꾸러미 발송 품목은 양파, 가지, 애호박, 마늘, 대파, 쇠비름, 피망, 방울토마토, 토종 고추 등입니다. 이번 주는 요일에 따라 품목 구성 변화가 조금 많은 편이니 이 점 참고해주세요.

 

 

양파_ 격주로 한 번씩 보내드리고 있는 양파입니다. 싱싱하게 잘 보관된 양파로만 선별해서 보내드리고 있어요.

가지_ 보랏빛 채소들은 모두 안토시아닌 성분이 많이 들어있다고 하지요. 가지 역시 항산화물질인 안토시아닌과 폴리페놀이 듬뿍 들어있다고 하네요. 몸에 좋은 가지로 맛있는 가지나물 만들어보세요.

애호박_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애호박 수확량이 많이 줄어들었답니다. 이제 모든 회원분들에게 매주 보내드리지는 못하고요, 애호박이 열리는 만큼씩 돌아가면서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주에는 애호박, 또는 오이로 구성해서 보내드리고 있어요.

마늘_ 올해 마늘은 두 번째 발송이네요. 내년 농사를 위해 남겨 놓은 씨마늘을 제외하면 저장해둔 마늘 양이 얼마 되지 않아 아마 이번 주가 올해 마지막 마늘 발송이 될 것 같아요.

대파_ 유기농 대파는 보통 시중에서 판매되는 커다란 관행농 대파에 비하면 대파라고 부르기가 민망할 만큼 아담하게 자라는 경우가 많지요. 저희 백화골 대파도 마찬가지고요. 그래도 이런 저런 요리에 알뜰하게 사용하다보면 대파 두 뿌리도 그렇게 적은 양은 아니더라고요.

쇠비름_ 강한 생명력으로 어디서나 잘 자라는 쇠비름은 천연 항산화 성분과 오메가3, 칼륨 등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건강 채소랍니다. 풋풋한 풀 맛과 살짝 쓴 맛, 독특한 신 맛이 나며, 조리를 하면 약간 미끈미끈한 풀기가 생기지요. 드실 때는 생으로 썰어서 샐러드를 만들어 드시거나,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나물 무침을 해 드시면 됩니다. 그밖에도 상추쌈 먹을 때 쇠비름을 쌈채소처럼 얹어서 먹거나 장아찌, 페스토를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피망_ 피망은 벌레들이 참 좋아해서 유기농 농사가 아주 어려운 채소 중 하나랍니다. 백화골 피망도 큼지막하게 자란 놈들은 자세히 살펴보면 대부분 벌레 구멍이 뽕!! 이미 애벌레들이 피망을 제 집으로 사용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작더라도 벌레 구멍이 없는 피망만 주의 깊게 선별해서 보내드리고 있으니, 피망 크기가 좀 작더라도 양해해 주시기 부탁드려요.

방울토마토_ 가을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큰 것이든 작은 것이든 토마토들은 어김없이 쩍쩍 갈라지기 시작합니다. 낮과 밤의 온도차를 견디지 못하고 이른바 열과라고 불리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인데요. 열과가 전혀 없거나 있더라도 아주 살짝만 생긴 토마토들만 선별해서 보내드리다 보니, 방울토마토 역시 모든 회원분들에게 보내드릴 만한 양이 나오지가 않네요. 이번 주엔 방울토마토, 또는 오크라로 구성해 보내드립니다.

토종 고추_ 살짝 매운 맛이 돌며, 작고 오동통한 몸집이 특징인 토종 고추입니다. 매운 고추를 전혀 못 드시는 분이라면 양념으로 사용하시거나, 고추 장아찌를 만들어 드시면 좋습니다.

 

 

2017년 8월29일 백화골&사람들



 

이번 주 백화골 꾸러미 발송은 터키에서 온 대학생 커플 시나, 오즈게와 미국에서 온 욜란타가 도와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통상 형제의 나라라고 부르긴 하지만, 사실 터키에 대해 잘 모르는 부분이 많았는데, 멀리서 찾아온 젊은 친구들 덕에 이번에 터키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답니다. 미국 친구 욜란타는 한국에서 몇 년째 살고 있는데, 특히 귀농에 관심이 많은 친구라 한국에서 농사 도우미로 다닌 농장만 해도 벌써 30곳 가까이 된다고 하네요. 경험이 많은 만큼 어떤 일이든 척척 해내는 재주 많은 일꾼이랍니다. 그런데 이 친구들이 입고 있는 바지, 뭔가 좀 친숙하지 않나요? 농사일 할 때 편하게 입으라고 일명 몸빼바지를 빌려주곤 하는데, 대부분 한 번 입으면 절대 헤어 나오지 못하네요. 아예 오일장 장터에서 기념품으로 사가지고 간 친구들도 여럿 있답니다. 역시 시골에선 시골 스타일이 최고인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