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박정선, 조계환/울주군 두서면 내와1길3/유기농인증번호 : 07100003/연락처 : 010-2336-0748

양배추 41

봄바람에 쑥쑥 자라는 봄 작물들

요 며칠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옵니다. 가까운 전주나 진주 같은 곳만 해도 벌써 벚꽃이 만개하다 못해 져간다는 소식이 들리지만, 장수는 이제야 매화가 꽃봉오리를 터뜨릴락 말락 하고 있답니다. 그래도 매화 꽃봉오리 부푸는 걸 보니 이제 살았다 싶습니다. 이른 봄에 넣었던 봄 작물들도 따뜻한 봄내음을 맡더니 쑥쑥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해도 눈에 띄게 길어졌고요. 이제 해가 짧아서 라는 핑계도 못 대는, 본격적인 일철의 시작입니다. 하우스에 심은 감자싹이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납니다. 3월 날씨가 너무 추워서 작년보다 며칠 늦게 심었는데, 온도와 습도 관리에 신경을 많이 써서인지 비슷한 시기에 싹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잘 자랍니다. 초기에 한파를 입지는 않을까 전전긍긍 걱정됐던 브로콜리, 양배추, 배추도 날씨가..

씨앗을 넣었습니다

3월은 참 힘든 달입니다. 가끔 따뜻한 날도 있지만 대부분 바람 많고 추운 날이 이어집니다. 봄이 올 듯 말 듯, 보이지 않습니다. 올 3월은 더더욱 춥고 바람 많고 눈비가 이어지네요. 벌써 노지 밭에 감자, 봄 배추 등이 들어가 있어야 할 시기인데, 계속 눈비가 내려 밭에 아무 것도 심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 내일 노지 감자를 심을 계획이었는데, 어제 또 비가 내리는 바람에 며칠을 더 기다려야 합니다. 어제도 밤새 집이 날아갈 것처럼 강풍이 불며 기온이 뚝 떨어졌습니다. 한밤중에 바깥에 나가 온도계를 보니 영하 5도. 하우스에 심어 놓은 배추, 양배추, 브로콜리가 걱정이 됩니다. 오늘밤 무사히 다 버텨주려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하우스로 가서 용기를 내어 문을 열어봤습니다. 다행히 양배추 몇 개만..

배추 심고 기타 연습

올해 우리 부부에게 새로운 목표가 생겼습니다. 바로 클래식 기타리스트가 되는 것! 갑자기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구요. 오래 전부터 악기를 하나 배우고 싶었답니다. 풍물은 집에서 혼자 연습하기 힘들고, 피아노는 이래저래 너무 부담스럽고, 피리처럼 입으로 부는 종류는 폐활량이 딸릴 것 같아 자신 없고... 이런저런 생각 끝에 최종 후보에 오른 악기가 바로 클래식 기타입니다. 오랫동안 그냥 마음에 품고만 있다가 올해 드디어 실행에 옮긴 것이지요. 막상 클래식 기타를 사는 것도 어려운 일이더군요. 인터넷으로 이리저리 자료 찾아서 공부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그러다 엊그제 드디어 대전까지 가서 새 식구를 데려왔습니다. 바로 이렇게 생긴 친구랍니다~ 정말 멋있게 생기지 않았습니까? 어린왕자의 장미처럼,..

서리가 내리기 전에…

밭에서 일하다 보면 하루하루가 금세 지나간다. 쉬지 않고 달려야 하는 10월! 예년과 다른 점이라면 조금씩 노하우가 생겨서 힘들지만 하나둘씩 일이 정리되는 게 보인다는 것이다. 땅콩, 고구마 캐고, 들깨 베고, 양배추, 브로콜리, 시금치 등 가을 제철농산물 수확하며 지낸다. 바쁘지만 나름대로 멋진 가을날들! 고라니가 들깨 냄새를 싫어한다고 해서 옥수수 옆에 조금 들깨를 심었는데 잘 됐다. 물론 고라니는 들깨 냄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옥수수를 먹으러 들어왔지만, 들깨 농사가 잘 되어 위로가 된다. 들깨는 이슬이 맺혀 있을 때 베어야 알이 떨어지지 않는다. 아침 일찍 일어나 들깨를 베어 뉘어놓았다. 쉽게 끝날 줄 알았는데, 들깨를 다 베고 나니 해가 벌써 정오 가까이 와 있다. 1주일쯤 지난 뒤 털면 된다...

가뭄에도 힘차게 자라는 맛좋은 고랭지 가을 작물들

다시 가을 가뭄이다. 비가 오지 않는다. 여름 내내 비가 쏟아지더니 올해 날씨 한번 농사짓기 참 어렵다. 이제 한 두달 안에 어지간한 작물들은 수확해야할 텐데, 비가 안 오니 이래저래 걱정이 많다. 그래도 이것저것 가을 작물들이 잘 자라주어 마음이 편하다. 아침저녁으로 작물에 물주고, 액비 주며 작물들과 함께 가을 농사 속에 푹 빠져 살고 있다. 가을 브로콜리와 양배추도 잘 크고 있다. 수확할 날이 얼마 안 남았는데 마지막까지 잘 자라주길 바라며 오늘도 좋은 미생물과 깻묵액비를 섞어서 뿌려주었다. 토종 오이가 열렸다. 작년에 받아 놓은 씨로 싹을 틔워 하우스에 심었는데, 올해도 잘 자라주길 바라며 순도 쳐주고 망을 잘 타고 올라가도록 유인해주었다. 토종 오이는 작고 뭉툭하지만 아주 맛나고 노각 오이로 키..

긴 가뭄 속에 여름이 시작되다

비가 계속 안 내린다. 메마르고 건조한 날씨 속에 기온이 조금씩 올라가며 여름이 시작되고 있다. 가물어서 이것저것 걱정스럽긴 하지만 초여름 기온이 일하기엔 참 좋다. 이번주엔 농산물들이 많이 쏟아져서 포장해서 보내느라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옥수수 밭에 비닐 멀칭을 하면 비닐을 뚫고 들어가는 버팀 뿌리 때문에 나중에 비닐 거두기가 참 힘이 든다. 그래서 멀칭을 안 하고 옥수수를 심었더니 역시나 풀이 정말 많이 났다. 옥수수도 비리비리하게 잘 크지 못하고 있다. 주말 내내 옥수수 밭 풀을 뽑았다. 다음엔 그냥 멀칭하고 심어야지. 당근을 수확했다. 아직 크기가 작아 다음 주에 수확할까 하다 그냥 뽑아서 보냈다. 크기는 작아도 이 시기를 놓치면 크지만 맛없는 당근이 돼버린다. 대부분의 작물은 약간 ..

푸른 밥상으로 이어지는 하루하루

봄비가 자주 내려 반갑다. 지난 주말에 이어 오늘 하루 봄비가 내렸다. 우리는 월, 수, 금요일에 발송 작업을 하는데 고맙게도 토, 일, 목요일에 비가 온다. 아무리 단비라 해도 비 오는 날 발송 작업 하는 건 참 힘들다. 운 좋게도 발송하는 날을 피해서 비가 적당히 내려준다. 본격적인 가족회원 발송이 시작되면 제일 먼저 달라지는 건 우리 밥상이다. 김장 김치와 마른 김, 마른 미역 등으로 버티던 식탁이 매끼 풍성한 야채로 행복해진다. 회원들에게 보내고 남은 야채가 우리 몫이다. 농산물을 밭에서 바로 수확해 먹는 일은 안 해본 사람은 모르는 즐거운 일이다. 그날 그날 남는 야채들을 모두 섞어 주로 샐러드로 만들어 먹는다. 오늘은 상추, 적근대, 고수, 배추, 치커리 등이 주 샐러드 메뉴다. 기분 내키는 ..

초여름 같은 날씨, 벚꽃 놀이

1주일 사이에 겨울에서 여름이 됐다. 낮에 하우스 안에서 일하다 보면 어질어질 할 정도로 덥다. 날씨가 이렇게 변덕스러워지는 것도 지구 온난화와 이상기후 때문이라고 한다. 농사짓기 점점 힘들어질 거라는 얘기다. 아무튼 중요한 시기에 하나라도 때를 놓치지 않으려고 아침에 일어나면 할 일을 정리하고 하나둘씩 해 나가고 있다. 배추가 많이 자랐다. 일조량이 많아지고 온도가 올라가면서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큰다. 물론 벼룩잎벌레도 잘 자라서 구멍을 내고 있다. 작년에는 3월 날씨가 추워서 벌레 피해가 적었는데, 올해는 온도가 갑자기 오르는 바람에 벌레 방제가 힘들다. 그래서 벌레가 다 구멍 내기 전에 잎을 키우기 위해 열심히 액비를 주고 있다. 하우스 안에 심은 양배추가 여름 날씨가 되자 갑자기 커 버렸다. 아침..

감자에 싹이 나서!

농사란 단지 수확량이나 수입을 얼마나 올리느냐가 전부가 아니다. 햇살처럼, 바람처럼 자연스럽게 땅과 호흡하며 생명을 키우는데 행복을 느낀다. 소중하게 심은 씨앗에서 새싹이 새록새록 솟아오를 때면 한 해 농사의 희망과 자연의 경이로움에 마음 뿌듯한 기쁨이 넘친다. 아침에 일어나 모종 하우스에 나가보니 오이 새싹이 예쁘게 솟아 있다. 날씨가 너무 추워서 싹이 잘 나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기뻤다. 농사짓는 일은 이럴 때 참 행복하다. 이 새싹이 잘 자라서 맛있는 오이가 쏟아졌으면 좋겠다. 하우스에 2월 말에 심었던 감자가 새싹이 올라왔다. 이제 물 관리와 온도 관리, 풀 뽑기와 추비 주기만 잘 해주면 5월 말쯤 햇감자가 나온다. 하우스 감자는 올해가 4년째인데 매해 심으면서도 싹이 나올 때까지는 항상 조바심이..

산골에 찾아온 봄, 매화꽃 사이로 지는 석양 (2008.04.14)

기다리고 기다리던 봄이 왔다. 마당에 심은 벚꽃과 매화가 피어나고 쑥과 구절초, 산나물들이 힘차게 솟구치며 올라온다. 땅 만들기, 고랑 만들기, 퇴비 뿌리기, 이것저것 파종하기 등 초봄 농사일들을 하나둘씩 해 나가고 있다. 4년 째 농사를 짓다보니 기계 다루는 일, 이것저것 밭 준비하는 일 등 농사일에 많이 익숙해졌다. 지나가다 기계 다루는 것 보고 아는 형님들이 한 마디씩 한다. “자네 완전 선수 다 됐구먼”하고... 요즘 우리에게 제일 어려운 일은 농사일이 아니라 가족회원을 모집하는 일이다. 밭에서 일하다 전화 받고 집으로 들어와야 하고, 매일 아침저녁으로 메일 확인하고 답장 보내고, 회원 종류가 세분화되는 바람에 이것저것 잘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여간 힘들지 않다. 삽질하면서 땀을 뻘뻘 흘리다가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