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박정선, 조계환/울주군 두서면 내와1길3/유기농인증번호 : 07100003/연락처 : 010-2336-0748

양배추 41

2016 백화골 다섯 번째 유기농 제철꾸러미, 오디잼

사다리를 버리고 아예 나무에 올라탑니다. 나뭇가지를 계단 삼아 조금씩, 조금씩 더 높이 올라갑니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나무 꼭대기까지 올라갔습니다. 머리 위로 바로 하늘이 보입니다. 그제서야 어떻게 내려가지 조금 걱정이 되기 시작하지만 그래도 오디를 따는 손은 멈추지 않습니다. 네, 평소 땅만 보며 살던 농부를 나무 타는 원숭이로 만든 장본인, 바로 오디입니다. 틈만 나면 뽕나무로 달려가 오디를 딴 한 주였습니다. 뽕나무 열매인 오디는 어느 틈엔가 익기 시작해 순식간에 까맣게 달리다가 곧 끝나버리기 때문에, 우물쭈물하다가는 오디를 딸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이제 백화골 단골 품목으로 자리 잡은 오디잼도 만들 수가 없겠지요. 오디는 바로 따서 생으로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답니다. 하지만 쉽게 짓무르기 때문에..

2016 백화골 네 번째 유기농 제철꾸러미, 억새꽂이경단

요즘 백화골에선 하루하루 치열하게 풀과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엄청난 기세로 자라고 있는 풀들을 지금 잡느냐 못 잡느냐에 따라 1년 농사가 판가름 나거든요. 풀들도 이미 단단하게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터라, 붙잡고 온 힘을 다해 씨름을 하지 않으면 꼼짝도 하지 않는답니다. 명아주 같은 풀은 이미 키가 무릎 높이 넘게 자랐고요. 정말 많은 일손이 필요한 일인데, 고맙게도 많은 이들이 찾아와 도와주고 있는 덕에 조금씩 조금씩 밭이 깔끔해지고 있는 중입니다. 이번 주에는 양배추, 시금치, 뽕잎차, 로메인상추, 모듬쌈채소, 곰취, 마늘쫑, 오이, 억새꽂이를 보내드리고 있어요. 작은가족회원 기준 제철꾸러미 품목이고 요일에 따라 조금 변동이 있을 수 있고요. 양배추는 푸른 겉잎을 다 떼어내지 않고 조금 남겨서..

심고, 거두고, 말리고... 가을 농사의 즐거움

여름은 금세 지나갔습니다. 8월 내내 비를 뿌려 제대로 된 더위 한번 못 느끼게 하던 여름이 가고 어느새 가을이 왔습니다. 백화골에서는 추석 택배 대란을 피하기 위해 제철꾸러미 발송을 쉬는 2주 동안 열심히 가을 농사 준비를 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파랗게 변해가는 아름다운 가을 하늘을 바라보며 올해 마지막 작물들을 심고, 거둘 것 거두고, 쨍쨍한 가을볕에 이것저것 내다 말리며 바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어느새 9월 중순, 이제 한달 반 정도면 올해 농사도 마무리입니다. 숨가쁘게 달려온 한 해 농사를 꼼꼼히 정리해나갈 시기입니다. 가을 작물 심기 전에 유기물을 밭에 넣어줍니다. 유기농은 땅심 살리기가 기본이기 때문에 주변의 풀이며 정리한 작물 줄기 잎 하나도 소중한 자원입니다. 밭 정리하면서 나온 토마..

작은 농부의 소박한 여름 농사가 시작되다

소형 태풍급 바람이 지나가고 며칠이 지났습니다. 생각보다 큰 피해가 있어서 충격을 받았지만 며칠 동안 차분하게 복구 작업을 하니 백화골에 다시 평화로운 일상이 찾아왔습니다. 흐린 날씨가 이어져서 일하기 좋았습니다. 봄 농사가 제법 잘 되어서 수확량은 예년에 비해 그리 떨어지지 않을 것 같네요. 다행입니다. 날아간 부직포를 다시 깔고 풀을 매고 살아남은 당근들을 보살펴주었습니다. 이제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납니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난 덕에 즐겁게 농사지었던 봄날이 가고 이제 여름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고랭지 백화골의 여름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덥고 밤에는 시원합니다. 일교차 큰 여름날씨 덕분에 농부도 일하기 좋고 작물도 단단하고 맛있습니다. 쓰러졌던 옥수수가 부스스 다시 일어났습니다. 이..

올해 첫 모종 옮겨심기 한 날

장수 사람들은 3, 4월을 믿지 않습니다. 다른 곳에서 아무리 올해는 봄이 이르다는 둥, 봄꽃이 활짝 피었다는 둥 하는 말들이 들려온다 해도 말이에요. 3월에 폭설이 쏟아지는 건 아주 흔한 일이고, 4월에도 어느 날 갑자기 눈발이 날리거나 얼음이 꽁꽁 어는 일이 종종 있으니까요. 불과 이틀 전에도 하루종일 하염없이 쏟아지는 눈 세상에 갇혀 있었답니다. 하지만 확실히 삼월의 눈이 다르긴 하네요. 온 세상을 하얗게 덮었던 눈 세상이 불과 이틀 만에 이렇게 말끔하게 변해버렸으니까요. 어제 하루종일 눈 녹아내리는 소리가 졸졸졸 요란하게 들리더니, 오늘은 멀리 보이는 덕유산 꼭대기와 응달진 곳 말고는 눈의 흔적을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일기예보부터 살펴봅니다. 날씨가 확 풀려서 오늘, 내일, 모레까지 최저..

백화골푸른밥상 스물네번째 유기농 제철꾸러미(2013년 마지막 발송)

드디어, 올해의 마지막 꾸러미네요. 한 해가 정말 쏜살같이 흘러갔지요? 다른 해에 비해 올해는 날씨가 농사짓기 좋았던 덕에 백화골 밭에는 아직 푸른 채소들이 넉넉합니다. 회비 잔액은 얼마 남지 않았고, 밭에는 채소들이 풍성풍성 하므로 이번 주엔 저희가 선물턱 한 번 넉넉하게 쏩니다~ ^^ 야콘_ 멀고 먼 남미의 안데스 고원이 고향인 야콘이 장수에서도 무사히 뿌리를 내렸습니다. 봄에 심어놓고 풀 관리만 어느 정도 해주면 병충해 하나 없이 튼튼하게 잘 자라는 야콘. 서리 오기 전 삼지창으로 조심조심 들어 올리면 크고 작은 뿌리들이 주렁주렁 달려 올라온답니다. ‘땅 속의 배’라는 별명을 가진 작물답게 시원하고 달착지근하면서 아삭아삭한 맛이 특징이지요. 얇게 껍질을 깐 다음 잘라서 과일 드실 때처럼 생으로 드시..

백화골푸른밥상 열두번째주 유기농 제철꾸러미

자주감자_ 올해 처음으로 백화골 회원이 되신 분들 중에는 자주감자를 처음 보는 분도 계실 듯 하네요. 자주감자를 처음 보는 분들은 “이게 감자야, 고구마야?”하면서 고개를 갸우뚱하곤 하지요. 고구마처럼 붉은 빛이 도는 자주감자는 우리나라 토종 감자인데요, 껍질을 까보면 속은 또 노란빛이 돈답니다. 수확량은 적은 편이지만, 일반 흰감자보다 더 감칠맛이 있어 인기가 좋기 때문에 매년 심고 있어요. 깻잎_ 유기농 농사 중에서 은근히 어려운 게 바로 깻잎 농사랍니다. 들깻잎은 병충해에 강해 그냥 내버려두어도 잘 자란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키워보면 그렇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지요. 바이러스 병에도 쉽게 잘 걸리고 벌레 구멍도 많이 생기는 편이라 예쁜 모양의 깻잎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랍니다. 이런 이유 때문인..

백화골 푸른밥상 열째주 유기농 제철꾸러미

비가 참 많이도 쏟아졌던 한 주였지요? 회원분들 사시는 동네는 다들 괜찮으셨나요? 장수는 곳곳에 둔덕이 무너지거나 경사면 흙이 떠내려가거나 하는 피해가 조금 있었답니다. 백화골 밭도 조금 유실된 부분이 있긴 하지만, 그리 큰 피해 없이 장마철을 잘 넘겼습니다. 미리부터 염려하고 마음 써 주신 분들, 감사드려요. 장마철을 무사히 넘겼으니 이제부터는 또 부지런히 가을 작물들 심을 밭 준비에 들어가려고 합니다. 참, 백화골 박스에 얼마 전부터 신문지 포장이 많아졌지요? 비닐봉지 사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꼭 비닐 포장을 하지 않아도 되는 채소들은 신문지로 포장해서 보내드리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습도 높은 장마철에는 신문지가 훌륭한 방습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더욱 신문지 활용을 많이 하고 있답니다. 포장 ..

백화골푸른밥상 다섯째주 유기농 제철꾸러미

어느 새 6월이네요. 다섯 번째 농산물을 소개해드리기에 전에 몇 가지 안내 말씀 드려요. 저희가 올해는 이렇게 매주 그 주의 발송 농산물들을 블로그를 통해 안내해 드리고 있는데요, 지난주 토요일에 받으시는 회원 중 몇 분은 블로그 통해 안내된 것과 살짝 구성이 다른 농산물을 받으셨을 거예요. 보내드리는 채소가 다양해지면서 조금씩 변동사항이 생기기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 며칠 사이에 꽃대가 올라와버려서 보낼 수 없게 되었다거나, 수확하다 보니 예상보다 양이 좀 부족하다든가 이런 경우가 가끔 생긴답니다. 이럴 때는 다른 비슷한 채소로 구성을 바꿔서 보내드리고 있으니까 이 점 참고해주세요. 그리고 또 한 가지. 지난주에 회원 한 분께서 안내장에 소개된 물품이 빠져서 왔다고 연락을 주셨어요. 이런 경우가 생기지..

5월 백화골의 멋진 하루 하루

황금연휴는 재미나게 보내셨나요? 백화골에서는 부처님 오신날도, 5.18광주항쟁 기념일도 모두 밭에서 기념하고 보냈답니다. 주말 연휴 때문에 월, 화, 수 연달아 택배 발송을 하느라 헉헉거렸는데 연휴에는 또 농사일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어서 엄청 바쁘고도 신나는 하루하루를 보냈답니다. 일이 너무 많아서 살짝 고되기도 했지만, 요즘 백화골 풍경은 정말 멋집니다. 이 멋진 풍경을 다 담지는 못하지만 틈나는 대로 사진을 찍어 봤습니다. 그 어느해보다 아름다운 5월 백화골 풍경입니다. 초봄에 유난히도 추웠던 날씨가 5월 들어 아주 따뜻해졌습니다. 비도 적당히 내리고 날씨도 괜찮습니다. 농사짓기에 아주 좋은 날씨입니다. 이런 날씨가 11월까지 계속 이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유기농으로 키우기 어려운 양배추가 잘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