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박정선, 조계환/울주군 두서면 내와1길3/유기농인증번호 : 07100003/연락처 : 010-2336-0748

양배추 41

봄기운에 바빠지는 농부의 손길

봄이 왔습니다. 봄바람이 때때로 거세게 불기는 하지만 아침저녁으로 겨울처럼 춥지 않고 한낮엔 아주 따뜻합니다. 봄 정취를 즐기며 나들이라도 가고 싶은 날들이지만, 봄기운이 올라올수록 농부의 손길은 바빠집니다. 할 일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하다 문득 노란 기운이 느껴져서 쳐다보니 집 앞에 개나리가 피기 시작했습니다. 산골에 봄소식을 제일 먼저 알려주는 고마운 꽃입니다. 사과 농사 짓는 친구가 사과 묘목 여덟 그루를 한 번 심어보라고 주었습니다. 바쁘지만 친구의 마음을 생각해서 지주대도 박고 퇴비도 땅 속에 듬뿍 넣고 사과나무를 심었습니다. 3, 4년 정도 자라면 수확할 수 있다고 하네요. 사과는 유기농으로 키우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몇 그루 안 되니까 병충해를 한번 잘 잡아 보려구요. 자투리 땅에..

배추, 양배추, 브로콜리 심고 막걸리 한잔!

새벽엔 아직도 영하의 기온이지만 한낮엔 따뜻한 봄날입니다. 일하다 툇마루에서 커피 한잔 마시며 나른한 봄날의 한때를 즐겨봅니다. 날씨가 따뜻해지는 만큼 일도 점점 많아집니다. 장수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유용미생물 배포를 시작했네요. 봄부터 가을까지 매주 수, 금요일에 무료로 농민들에게 나누어줍니다. 잘 활용하면 농사짓는 데 도움이 됩니다. 퇴비 넣고 밭 만들 때 뿌리려고 유용 미생물 두 통을 받아왔습니다. 노지에 심을 씨감자를 썰었습니다. 하얀 감자 다섯 상자와 자주 감자 한 상자, 총 여섯 상자를 썰려니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끓는 물에 소독한 칼로 씨눈을 보아가며 감자 한 개를 세 조각이나 네 조각으로 자릅니다. 자른 단면에 재를 묻힌 다음 그늘지고 시원한 골방에 보관해 두었습니다. 2주 정도 후에 노지..

따뜻한 봄날, 노지밭 작물 파종, 독일 마을 나들이

참 따뜻하고 예쁜 봄날입니다. 훨훨 날아다니는 기분으로 이 밭 저 밭을 다니며 봄철 농사일을 했습니다. 농부들은 이럴 때가 제일 신나는 것 같아요. 겨우내 추워서 일을 못하다가 날이 풀리기 시작하면서 하나둘 밭일을 하게 될 때, 뭔가 사는 것 같고 설레입니다. 날씨가 풀리기 시작해서 이제 슬슬 노지에 들어갈 작물을 파종했습니다. 작년에 4월19일 쯤 노지밭에 양배추, 브로콜리를 심었는데 작황이 좋았거든요. 늦서리를 맞아도 추위에 강한 작물이라 잘 살더군요. 올해는 일기예보를 살펴가면서 4월 10일에서 15일 사이에 노지에 심어보려구요. 조금이라도 추울 때 심는 게 병충해도 덜 타고 빨리 수확할 수 있어서 좋답니다. 양배추, 브로콜리, 컬리플라워, 쌈배추, 샐러리, 피망, 컵로메인 등의 씨앗을 넣었습니다...

태풍이 지나가다

7월16일(월) 간간히 소나기 - 콩잎 따다 하루가 가버림 날씨가 계속 흐리고 소나기가 내리던 하루. 역시 콩 순치고 잎 따서 포장하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 워낙에 콩잎이 가벼워서 무게가 나가지 않는다. 1년에 딱 한번 보내는 것이라 회원들 모두에게 조금 넉넉히 포장해서 보냈는데 하루종일 수확하고 포장하는 데도 일이 끝나지 않는다. 깻잎, 콩잎 등 잎을 따서 보내는 일은 역시나 정말 힘들다. 발송하는 날이면 5시에 택배 기사님이 우리집에 오시는데, 이 시간이 되어도 콩잎 포장은 끝나지 않고,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하고선 6시30분이 되어서야 발송작업이 끝났다. 여기저기서 빨리 오라고 전화가 오는데도 짜증 한 번 안 내고 편안하게 기다려주신 기사님이 참 고마웠다. 하루종일 콩잎을 땄더니 눈만 감으면 콩..

봄작물 옮겨심기

일기예보를 다시 한 번 확인합니다. 주말부터 날씨가 풀린다더니 정말 확 따뜻해졌습니다. 당분간은 최저 온도도 영하로 떨어지지 않을 거라고 합니다. 바로 이 때입니다. 하우스에 모종 옮겨 심기 딱 좋은 때. 며칠 전부터 옮겨 심을 시기를 살피던 봄작물 모종들을 오늘 드디어 본집으로 이사시켜 주었습니다. 새로 지은 하우스 안이 갑자기 싱그러운 초록빛으로 환해졌습니다. 연청색 양배추, 진청록빛 브로콜리, 브로콜리보다 살짝 밝은 녹색의 컬리플라워, 연두빛 봄배추... 같은 초록빛이라도 종류별로 제각각 다른 개성을 지녔습니다. 식물들의 세계엔 정말로 다양한 초록빛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호미를 들고 오랜만에 모종 심기를 하는 손이 조금 어색하기도 하고, ‘아, 이제 진짜 시작이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뭔가를 ..

반짝반짝 빛나는 푸르른 5월 백화골

푸릇 푸릇 새 순이 돋고 예쁜 꽃들이 온 산을 무지개빛으로 바꿔 놓기 시작했습니다. 5월의 날씨가 이처럼 꿈같이 느껴지는 것은 지난 겨울이 너무 추워서일 겁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한겨울 같던 날씨가 확 풀려서 기분 좋은 시절입니다. 한국 날씨는 5월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점점 여름이 더워지고 겨울이 추워질수록 이 짧은 한 달이 소중하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5월과 함께 백화골에는 기운나는 일들이 가득합니다. 농산물 발송을 시작했고, 작물들이 별 탈 없이 잘 자라고 있습니다. 몸도 마음도 건강하고 농사일은 재미있습니다. 주변이 점점 녹색으로 바뀌면서 마음까지 환해지고 행복해집니다. 조팝나무 꽃이 집 주변을 점령했습니다. 일부러 심은 것도 아닌데 주변에 이렇게 하얀 꽃이 울타리를 만들..

“난 나이 먹었어도 꽃이 좋아”

아직 봄이 오려면 먼 듯한 추운 날씨지만 4월 시작과 함께 본격적으로 농사일을 시작했습니다. 모종 하우스 안에서 밭으로 갈 날만 기다리던 배추, 양배추, 브로콜리, 양상추 정식을 했고, 노지밭에 퇴비 뿌리고 밭을 만들었습니다. 매년 3월 중반에 했던 장수군농민회 영농 발대식도 날씨 탓에 3월31일에 있었구요. 배추, 양배추, 브로콜리, 양상추 정식 아직 날씨는 춥지만 그나마 조금 기온이 올라서 배추, 양배추, 브로콜리, 양상추 정식을 했습니다. 모종을 튼튼하게 키웠고 2중 터널을 해 놓은 터라 영하 5도 이하로만 안 내려가면 잘 자랄 것 같습니다. 정성스럽게 밭 만들어 놓고 기다린지 벌써 한참 됐네요. 일기예보만 보다가 며칠 따뜻해진 틈에 후다닥 정식을 했습니다. 비좁은 트레이에서 꺼내 본밭에 옮겨 심으..

가을걷이

본격적인 수확철이 시작되어 백화골의 하루하루는 캐고, 따고, 정리하느라 바쁩니다. 지난 여름의 폭우, 폭염 피해가 농산물에 묻어나와 한숨이 쉬어지기도 하고, 고생한 생각을 하면 까마득하기도 하지만 농산물 수확하는 순간의 기쁨과 뿌듯함은 말할 수 없는 행복을 느끼게 해줍니다. 올해도 역시 땅콩 캐기로 수확철을 시작했습니다. 오른쪽 땅콩밭을 다 캐고 나면 왼쪽의 고구마 밭을 캘 예정입니다. 땅콩은 비가 많이 오고 날씨가 안 좋았는데도 그럭저럭 잘 들었습니다. 땅콩 캐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일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리는 지루한 일이기도 합니다. 지나가던 할머니들이 밭 가운데까지 들어와서 한동안 구경하시다가 “품삯도 안 나오겠구먼” 하며 한숨을 쉬고 갑니다. 농사일이 대부분 품삯도 안 나오..

추석 연휴 농사 일기

추석 연휴 건강하게 보내셨나요. 저희는 발송 작업이 1주일 넘게 중단된 덕에 오랜만에 휴가를 가졌습니다. 마음 편하게 일할 계획을 세워 놓고 하루하루 이런저런 가을일을 하며 지냈습니다. 수험생이 추석 연휴 동안 모자란 공부를 모아서 하듯, 그동안 밀렸던 일들을 하다 보니 어느새 10일이 훌쩍 지나가버렸네요. 날씨가 정말 좋습니다. 이제 추수철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애국가에 나올 법한 파란 하늘 보며 기분 좋게 일하고 있습니다. 토마토밭과 들깨밭을 정리하고 알타리무, 열무, 쌈배추, 상추, 시금치, 청경채, 아욱 등을 심었습니다. 올해 너무 날씨가 더워서 가을 작물을 조금 늦게 심었습니다. 다들 찬바람을 좋아하는 작물들이거든요. 날씨가 요즘처럼만 이어진다면 10월 안에 하나 둘씩 발송할 수 있을 ..

양배추, 비트, 마늘쫑 장아찌

훌쩍 또 한 주가 지났네요. 지난주엔 축구경기 재밌게들 보셨나요? TV가 없는 저희 집에선 인터넷으로 봤습니다. 화면이 자꾸 끊기긴 했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봤어요. ‘그리스 잔디남’은 며칠 백화골에 모셔다가 모종 심는 일 좀 도와달라 하고 싶더군요. ^^ 이번 주 가족회원 발송품목엔 새로운 얼굴들이 제법 많아요. 오랫동안 속을 채우던 양배추가 드디어 결구가 다 되었습니다. 양배추는 유기농 재배가 참 어려운 작물이에요. 청벌레가 끊임없이 덤벼들긴 했지만, 초기 방제를 신경 써서 해준 덕에 양배추가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양배추는 심어서 거두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한여름 재배는 힘들기 때문에 1년에 딱 두 번 갑니다. 이번에 보내드리는 봄 양배추 한 번, 늦가을에 거두는 가을 양배추 한 번이에요. 폭 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