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박정선, 조계환/울주군 두서면 내와1길3/유기농인증번호 : 07100003/연락처 : 010-2336-0748

농부의 하루/2010년 56

별꽃이 피었어요

첫 주 발송 때 보내드렸던 쇠별꽃나물 기억나세요? 처음 보는 나물이다, 이름이 참 예쁘다, 처음 먹어보지만 왠지 익숙한 맛이 난다... 이런 이야기들을 해주셨던 바로 그 쇠별꽃나물이요. 봄나물들은 날씨가 조금만 더워져도 금방 자라기 때문에, 억세서 더 이상 먹지 못하게 되곤 하지요. 그렇게 쑥쑥 자란 봄나물들이 슬슬 꽃을 피워 올리기 시작합니다. 쇠별꽃은 눈을 크게 뜨고 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도 않을 만큼 작은 꽃이지요. 그런데 이 작은 풀꽃의 생김을 누군가는 열심히 들여다봤던가 봐요. ‘별꽃’이라는 이름이 붙은 걸 보면 말이에요. 이 작은 꽃에서 누군가는 하나의 ‘별’을 본 것이지요. 누가 보든 말든, 알아주거나 말거나, 정성을 다해 자기만의 예쁜 별을 만들어내는 쇠별꽃나물이 이 아름다운 계절을 더욱 ..

수확을 코앞에 둔 작물들

바쁩니다, 바빠요~! 1년 중 가장 바쁜 달 5월. 배수로 파고, 밭 만들고, 노지에 고추랑 가지 심고, 고추 말뚝 박고, 비트 솎아내고, 하우스 고추 곁순 따주고, 감자 북주고, 토마토 모종이랑 부추에 액비 주고... 하루 종일 이 밭에서 저 밭으로 이리저리 바쁘게 옮겨다니다보니 하루해가 어느새 저물었네요. 그래도 첫 발송을 무사히 마치고 난 뒤라 마음도 몸도 가볍습니다. 크고 작은 실수들도 많았는데, 다들 넉넉한 마음으로 이해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게다가 맛있게 잘 드셨다는 격려 말씀들 덕분에 정말로 힘나는 한 주였답니다. 다음 주 발송을 앞두고 있는 통배추예요. 속이 벌써 알차게 들어찼답니다. 아, 속이 꽉 찼다고 해서 일반 관행농 배추처럼 상상하시면 안 되구요, 유기농으로 배추를 크고 예쁘게 ..

웃는 감자

혹시 웃는 감자 보신 적 있으세요? 저는 봤습니다! 겨울에서 갑자기 여름으로 건너 뛰어버린 날씨. 갑작스런 순간이동에 적응 못하고 당황하는 건 인간밖에 없는 것 같아요. 일도 무척 바빠졌습니다. 감자, 배추, 양배추, 브로콜리, 상추, 양상추, 피망... 모두들 웃느라 정신없습니다. 하하! 히히! 호호! 다음 주부터 발송 시작인데 채소들이 이렇게 안 자라서 어떡하나 걱정하던 마음도 덕분에 사라졌습니다. 제발 이러다 다시 눈발 날리는 일은 없길... 아무튼 웃는 야채들 모습이 흐뭇하고 보기 좋습니다.

살아있어줘서 고마워

2010년 4월 28일의 아침 풍경입니다. 수레에 고인 빗물이 살얼음도 아니고 아주 꽝꽝 얼어붙어 있습니다. 2010년 4월 29일의 아침 풍경입니다. 여기가 무슨 히말라야도 아니고 설산이 왠말이랍니까!! 밤새 집이 날아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의 강풍을 동반한 눈보라가 몰아치더니, 추위는 낮에도 좀처럼 풀리지가 않네요. 모두들 무사한지, 밭마다 돌아다니며 살펴보았습니다. 노지에 올라온 감자싹은 위와 같이 얼어붙어 있고, 느릿느릿 올라오던 시금치 싹도 삶아 데친 것 마냥 힘이 없네요. 하우스 안에 심었던 오이와 애호박도 잎 끝이 노랗게 된 것이 밤새 단단히 추위에 떨었나 봅니다. 하우스 배추는 삶에 심각한 위기를 느꼈는지 갑자기 곁순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색깔도 비리비리하고 하나도 크지를 못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