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박정선, 조계환/울주군 두서면 내와1길3/유기농인증번호 : 07100003/연락처 : 010-2336-0748

감자 27

백화골 푸른밥상 열째주 유기농 제철꾸러미

비가 참 많이도 쏟아졌던 한 주였지요? 회원분들 사시는 동네는 다들 괜찮으셨나요? 장수는 곳곳에 둔덕이 무너지거나 경사면 흙이 떠내려가거나 하는 피해가 조금 있었답니다. 백화골 밭도 조금 유실된 부분이 있긴 하지만, 그리 큰 피해 없이 장마철을 잘 넘겼습니다. 미리부터 염려하고 마음 써 주신 분들, 감사드려요. 장마철을 무사히 넘겼으니 이제부터는 또 부지런히 가을 작물들 심을 밭 준비에 들어가려고 합니다. 참, 백화골 박스에 얼마 전부터 신문지 포장이 많아졌지요? 비닐봉지 사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꼭 비닐 포장을 하지 않아도 되는 채소들은 신문지로 포장해서 보내드리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습도 높은 장마철에는 신문지가 훌륭한 방습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더욱 신문지 활용을 많이 하고 있답니다. 포장 ..

올해 첫 작물 감자를 심었어요

오늘은 감자를 심었습니다. 아직 집 주변의 눈도 녹지 않는 쌀쌀한 날씨. 원래대로라면 3월 말은 되어야 감자를 심을 수 있지만, 하우스에 심으면 한 달 정도 시기를 앞당길 수 있습니다. 수확하는 시기도 마찬가지로 6월에서 5월로 당길 수가 있지요. 5월에 나오는 햇감자는 사람들도 아주 좋아할뿐더러, 감자 수확 후 바로 후작을 넣어 밭 운영하기가 좋기 때문에 하우스 감자는 가능하면 2월에 일찍 심는 것이 여러 모로 좋습니다. 그런데 이 한 달 앞당기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습니다. 아직 땅도 꽝꽝 얼어 있고 농부도 준비가 덜 되어 있거든요. 사실 저희도 마음만 먹었지 지난 몇 년 간 한번도 2월에 감자를 넣어본 적은 없었습니다. 이런저런 사정이 생겨 언제나 일이 예정보다 늦어지는 바람에 3월 초중순에야..

햇감자 캐고, 완두콩 따고

숨가쁘게 하루하루가 지나갑니다. 예년 같으면 이맘 때쯤 노지 밭에 풀 나지 말라고 부직포까지 깔고는 조금 여유 있게 일을 할 때입니다. 이사해서 겨우내 밭 만들고 하우스 짓느라 파종이 늦었고 올해 첫 농사 짓는 땅이라 참 할 일이 많네요. 농사 일이 힘들어도 잠깐씩 숲을 보고 집을 보고 하늘을 보면 행복해집니다. 토요일에 하우스 감자를 캤습니다. 생땅에 짓는 첫 농사라 엄청나게 공을 들여 키웠고, 잎도 잘 자란 터라 감자가 줄줄이 쏟아져 나올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캐보니 평년작입니다. 감자가 생각보다 덜 나와서 투덜대고 있는데 동네 할아버지 한 분이 오셔서 보시다가 “자네, 생땅에 짓는 첫 농산데 그 정도면 됐지, 그 정도면 됐어!” 한마디 하십니다. 듣고 보니 아차, 너무 욕심을 부렸구나 싶습니다..

뽕잎 따러 가세~

지난 주 첫 번째 농산물 발송을 무사히 다 끝내고, 오늘은 둘째 주 농산물을 화요 회원 분들께 발송했습니다. 1주일이 후딱 지나갔네요. 이번 주엔 산에서 채취한 것들과 밭에서 딴 것들, 그리고 지난해 농사지은 것을 갈무리해 두었던 것들이 사이좋게 섞여서 회원님들 집으로 갈 예정이랍니다. 날은 뜨겁고 비는 유난히 인색한 5월이네요. 아무리 발송 작업이 바빠도 물주기를 빠뜨릴 수는 없지요. 어제 저녁 심은 단호박에 물을 주고 있어요. 발송 품목들 중에서 가장 먼저 수확하는 게 바로 상추와 쌈채소들이랍니다. 해 뜨기 전 잎이 싱싱한 상태에서 따야 그 싱싱함이 오래 가거든요. 일교차가 크게 벌어지는 시기라 이른 아침 기온은 늘 10도 아래로 떨어지기 때문에, 새벽 시간 차가운 상추를 따다보면 손이 시려워요. 곱..

감자 심고 배수로 파기

오후가 되면서 날씨가 풀리네요. 이제 봄 다운 봄이 시작되려나 봅니다. 추운 겨울 동안 고생 고생 하우스 짓고 땅 만들며 열심히 일한 터전 위에 올해 첫 작물 감자를 심었습니다. 감개무량입니다. 미니 포크레인으로 땅을 뒤집고 돌 한번 더 고르고 땅을 다듬어 놓았습니다. 감자를 심으려고 관기리로 두둑을 만드는 데 땅이 굉장히 생각보다 부드럽고 좋습니다. 땅 속에 유기물도 제법 그득합니다. 두둑을 만들고 미리 썰어서 나무재에 버무려놓은 씨감자를 심었습니다. 파종기로 심고 복토 하는 일이 오랜만이어서인지 좀 힘들긴 했지만, 다 심고나니 참 좋습니다. 감자를 심었으니 이제 백화골의 2012년 농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입니다. 개간하고 처음 땅 만들 때면 돌을 골라야 합니다. 캐도캐도 계속 나오는 돌들. 몇 달..

토마토, 바다, 하늘소

우려했던 태풍 망온이 다행히 우리나라를 비껴 지나가면서 저희뿐 아니라 다른 많은 농민들도 안도의 한숨을 쉬었을 겁니다. 멀리서 태풍이 지나가고 있는데도 바람이 많이 분 하루였어요. 하루종일 불어댄 바람이 먼지를 날려버린 덕인지, 하늘도 더 파래지고 나무도 더 선명한 녹색으로 빛이 나네요. 뉴스를 보니 전국적으로 유난히 대기가 맑은 날이라고 합니다. 엊그저께는 노지 감자를 수확했습니다. 일찍 시작되어 너무 길게 이어진 장마 때문에 감자를 캐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었던 터라, 비가 그치고 난 다음날 바로 감자를 캐기 시작했어요. 아무래도 장맛비 속에 너무 오래 갇혀 있었던 탓에 썩고 물러진 감자도 많았지만, 그래도 걱정했던 것보다는 그럭저럭 수확이 괜찮았습니다. 감자를 캐고 난 뒤에는 바로 퇴비를 넣고 삽질..

반짝반짝 빛나는 푸르른 5월 백화골

푸릇 푸릇 새 순이 돋고 예쁜 꽃들이 온 산을 무지개빛으로 바꿔 놓기 시작했습니다. 5월의 날씨가 이처럼 꿈같이 느껴지는 것은 지난 겨울이 너무 추워서일 겁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한겨울 같던 날씨가 확 풀려서 기분 좋은 시절입니다. 한국 날씨는 5월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점점 여름이 더워지고 겨울이 추워질수록 이 짧은 한 달이 소중하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5월과 함께 백화골에는 기운나는 일들이 가득합니다. 농산물 발송을 시작했고, 작물들이 별 탈 없이 잘 자라고 있습니다. 몸도 마음도 건강하고 농사일은 재미있습니다. 주변이 점점 녹색으로 바뀌면서 마음까지 환해지고 행복해집니다. 조팝나무 꽃이 집 주변을 점령했습니다. 일부러 심은 것도 아닌데 주변에 이렇게 하얀 꽃이 울타리를 만들..

갇힌 감자 구출하기

3월 초에 하우스에 심었던 감자들이 요즘 활기차게 싹을 밀어올리고 있습니다. 이럴 때 꼭 해주어야 하는 작업이 바로 ‘갇힌 감자 구출하기’입니다. 씨감자를 묻고 나서 한동안 잠잠하기만 했던 감자밭에 뭔가 조짐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심은 자리가 지진이 나듯 쩍 갈라지면 이제 곧 싹이 올라온다는 신호입니다. 감자싹이 심은 구멍 바로 위로만 나란히 나란히 고개를 내밀면 좋겠지만, 엉뚱한 방향으로 고개를 내미는 놈들도 꽤 많이 있습니다. 이런 놈들은 멀칭 비닐 속에 갇혀 제대로 크지 못하다가 계속 그렇게 놔두면 결국 물러져 죽어버리기 때문에 반드시 일찌감치 비닐 속에서 꺼내주어야 합니다. 감자 심은 자리 근처 비닐이 이상한 모양으로 불룩 솟아올라 있는 곳을 살펴보면, 어김없이 감자싹들이 갇혀 있습니다. 비닐을 ..

수확을 코앞에 둔 작물들

바쁩니다, 바빠요~! 1년 중 가장 바쁜 달 5월. 배수로 파고, 밭 만들고, 노지에 고추랑 가지 심고, 고추 말뚝 박고, 비트 솎아내고, 하우스 고추 곁순 따주고, 감자 북주고, 토마토 모종이랑 부추에 액비 주고... 하루 종일 이 밭에서 저 밭으로 이리저리 바쁘게 옮겨다니다보니 하루해가 어느새 저물었네요. 그래도 첫 발송을 무사히 마치고 난 뒤라 마음도 몸도 가볍습니다. 크고 작은 실수들도 많았는데, 다들 넉넉한 마음으로 이해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게다가 맛있게 잘 드셨다는 격려 말씀들 덕분에 정말로 힘나는 한 주였답니다. 다음 주 발송을 앞두고 있는 통배추예요. 속이 벌써 알차게 들어찼답니다. 아, 속이 꽉 찼다고 해서 일반 관행농 배추처럼 상상하시면 안 되구요, 유기농으로 배추를 크고 예쁘게 ..

웃는 감자

혹시 웃는 감자 보신 적 있으세요? 저는 봤습니다! 겨울에서 갑자기 여름으로 건너 뛰어버린 날씨. 갑작스런 순간이동에 적응 못하고 당황하는 건 인간밖에 없는 것 같아요. 일도 무척 바빠졌습니다. 감자, 배추, 양배추, 브로콜리, 상추, 양상추, 피망... 모두들 웃느라 정신없습니다. 하하! 히히! 호호! 다음 주부터 발송 시작인데 채소들이 이렇게 안 자라서 어떡하나 걱정하던 마음도 덕분에 사라졌습니다. 제발 이러다 다시 눈발 날리는 일은 없길... 아무튼 웃는 야채들 모습이 흐뭇하고 보기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