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박정선, 조계환/울주군 두서면 내와1길3/유기농인증번호 : 07100003/연락처 : 010-2336-0748

감자 27

봄바람에 쑥쑥 자라는 봄 작물들

요 며칠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옵니다. 가까운 전주나 진주 같은 곳만 해도 벌써 벚꽃이 만개하다 못해 져간다는 소식이 들리지만, 장수는 이제야 매화가 꽃봉오리를 터뜨릴락 말락 하고 있답니다. 그래도 매화 꽃봉오리 부푸는 걸 보니 이제 살았다 싶습니다. 이른 봄에 넣었던 봄 작물들도 따뜻한 봄내음을 맡더니 쑥쑥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해도 눈에 띄게 길어졌고요. 이제 해가 짧아서 라는 핑계도 못 대는, 본격적인 일철의 시작입니다. 하우스에 심은 감자싹이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납니다. 3월 날씨가 너무 추워서 작년보다 며칠 늦게 심었는데, 온도와 습도 관리에 신경을 많이 써서인지 비슷한 시기에 싹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잘 자랍니다. 초기에 한파를 입지는 않을까 전전긍긍 걱정됐던 브로콜리, 양배추, 배추도 날씨가..

4월, 배추가 자라고 감자 싹이 올라옵니다

비가 많이 내립니다. 작년 이맘 때는 가물어서 씨 넣은 작물에 물 주느라고 무척 고생스러웠는데, 올해는 반대입니다. 그래도 비가 오기 전에 밭 갈고 골 타놓고 노지 감자 심는 일까지 다 마쳐놓아서 다행입니다. 수요일, 목요일의 비 예보를 앞두고 우리 마을 농사 짓는 이웃들은 마치 군사 작전 펼치듯이 바쁜 화요일 하루를 보냈답니다. 이번 비 오기 전엔 모두들 감자 심기를 끝내야 했거든요. 모두들 펄펄 날아다니며 밭 만들고 감자를 심었습니다. 다행히 우리 집처럼 이웃들도 간신히 임무 수행에 성공했답니다. 비오는 어제 오늘은 집에 있으면서 농산물가족회원 모집을 시작했습니다. 가슴이 두근두근, 1년에 단 한번이지만 농산물 직거래를 위해 회원 모집 하는 기간은 뭐랄까, 비정규직 재계약 기간 같아서 긴장되기도 하고..

봄 작물 수확, 풀 뽑고 곁순 지르고… 5월이 지나가다

브로콜리, 하우스 감자, 배추, 봄무 등 봄 작물 수확을 마쳤다. 2월 중순부터 땅 만들어 씨를 넣고, 춥고 따뜻한 날씨가 오락가락 하는 날씨와 병충해를 이기며 키워온 소중한 작물들이다. 지난 2주 동안 봄작물을 수확하느라 무척 바쁘게 지냈다. 그러다 보니 벌써 5월이 지나갔다. 아쉬운 마음도 잠시, 어느새 밭 구석구석에 풀들이 기세 좋게 자라기 시작하고 토마토와 고추, 참외 곁순이 손길을 기다린다. 너무 바빠서 신경 못 썼더니 풀들이 야금야금 밭 가장자리를 점령하고 있다. 지금 풀을 못 잡고 장마를 맞으면 풀이 사람 키만큼 자란다.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낫을 들고 나섰다. 하우스 끝에 심은 대파가 풀에 갇혀 자라지 못하고 있다. 마음이 답답하다. 풀 뽑는 일처럼 속 시원한 일도 없다. 풀들을 뽑아내..

비바람 몰아치는 4월 마지막 주말, 땅콩, 옥수수 심기

주말 내내 비가 내리고 바람이 많이 불었다. 비를 맞으며 4월 말 작물을 심었다. 비가 많이 내리진 않아 다들 비를 맞아가며 일을 했는데, 쌀쌀한 날씨에 많지 않은 양이라도 찬 비를 맞아서인지 주위에 감기 기운으로 골골대는 이웃들이 많아졌다. 노지 감자 싹이 올라와서 ‘갇힌 감자 구출하기’와 ‘싹 둘만 남기고 솎아주기’를 했다. ‘갇힌 감자…’란 검은 비닐 안에 갇혀 나오지 못하는 싹을 밖으로 구출해서 잘 자라게 해주는 일이고, ‘둘만 남겨주기’는 씨감자에서 대가 여럿 올라오는 경우 두 대만 남기고 나머지는 다 뽑아내는 일을 말한다. 우리가 보통 먹는 품종인 수미는 씨눈의 수가 그리 많지 않아 솎아주기도 대충 해도 되지만, 토종 빨간 감자의 경우는 씨눈이 많아서 싹도 여러 대가 한꺼번에 올라온다. 이 싹..

초여름 같은 날씨, 벚꽃 놀이

1주일 사이에 겨울에서 여름이 됐다. 낮에 하우스 안에서 일하다 보면 어질어질 할 정도로 덥다. 날씨가 이렇게 변덕스러워지는 것도 지구 온난화와 이상기후 때문이라고 한다. 농사짓기 점점 힘들어질 거라는 얘기다. 아무튼 중요한 시기에 하나라도 때를 놓치지 않으려고 아침에 일어나면 할 일을 정리하고 하나둘씩 해 나가고 있다. 배추가 많이 자랐다. 일조량이 많아지고 온도가 올라가면서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큰다. 물론 벼룩잎벌레도 잘 자라서 구멍을 내고 있다. 작년에는 3월 날씨가 추워서 벌레 피해가 적었는데, 올해는 온도가 갑자기 오르는 바람에 벌레 방제가 힘들다. 그래서 벌레가 다 구멍 내기 전에 잎을 키우기 위해 열심히 액비를 주고 있다. 하우스 안에 심은 양배추가 여름 날씨가 되자 갑자기 커 버렸다. 아침..

감자에 싹이 나서!

농사란 단지 수확량이나 수입을 얼마나 올리느냐가 전부가 아니다. 햇살처럼, 바람처럼 자연스럽게 땅과 호흡하며 생명을 키우는데 행복을 느낀다. 소중하게 심은 씨앗에서 새싹이 새록새록 솟아오를 때면 한 해 농사의 희망과 자연의 경이로움에 마음 뿌듯한 기쁨이 넘친다. 아침에 일어나 모종 하우스에 나가보니 오이 새싹이 예쁘게 솟아 있다. 날씨가 너무 추워서 싹이 잘 나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기뻤다. 농사짓는 일은 이럴 때 참 행복하다. 이 새싹이 잘 자라서 맛있는 오이가 쏟아졌으면 좋겠다. 하우스에 2월 말에 심었던 감자가 새싹이 올라왔다. 이제 물 관리와 온도 관리, 풀 뽑기와 추비 주기만 잘 해주면 5월 말쯤 햇감자가 나온다. 하우스 감자는 올해가 4년째인데 매해 심으면서도 싹이 나올 때까지는 항상 조바심이..

싹 틔운 감자와 쌈채소, 만발하는 진달래꽃에 취하다! (2006.04.13)

씨앗을 넣었는데 싹이 나오지 않자 아내가 마음이 쓰였나보다. 워낙에 장수 날씨가 추워서 그런거야 라고 아무리 말해도 풀어 죽어 있던 며칠 전, 아침에 일어나 하우스에 가보니 감자싹이 틔어 올라와 있었다. 트레이에 씨앗을 넣었던 쌈채소도 함께 말이다. 얼마나 신나고 기분이 좋던지. 게다가 갑자기!! 정말 갑자기 백화산이 진달래로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봐도 봐도 예쁘기만한 감자싹, 땅을 힘차게 뚫고 나오는 것 같다. 감자싹 난 건 좋은데 이놈의 잡초들은 왜 함께 자라는 건지^^ 작년에 하도 잡초 때문에 고생을 해서 올해엔 아예 싹부터 뽑아주기로 작정했다. 감자 심은 후로 벌써 두 번이나 풀을 뽑아주었다. 작고 귀여운 쌈채소 싹들, 우리마을은 해발 550m의 고랭지인지라 며칠 전까지도 밤엔 영하로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