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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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제철꾸러미/2016년~2021년

2016 백화골 스무 번째 유기농 제철꾸러미, 얌빈 깍두기&샐러드

백화골 2016. 10. 8. 21:30

잦은 비와 흐린 날씨에, 때 아닌 태풍까지 살짝 스쳐 지나간 한 주였습니다. 장수는 태풍의 간접 영향만 받았지만, 남쪽 지역은 큰 피해를 입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올해는 태풍 없이 무사히 지나가겠거니 했는데, 10월에 태풍이라니 새삼스레 기후 변화의 속도를 다시 한 번 느낍니다.


비 사이를 뚫고 발송 작업을 하느라 조금 힘겨운 한 주이긴 했지만, 농사일 돕기 자원 활동 친구들의 도움으로 이번 주도 무사히 스무 번째 꾸러미 발송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다음 주엔 공활한 애국가의 가을 하늘을 다시 만끽할 수 있겠지요?

 


이번 주에 보내드린 제철꾸러미 품목은 옥수수, 아욱, 대파, 얌빈, 양상추, 가지, 토종고추, 당근, , 과일무(또는 쑥갓, 상추)입니다. 작은가족회원 기준이고요, 요일에 따라 품목 구성이 조금씩 달라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받으신 채소와 조금 다른 경우도 있을 거예요. 참고해주시고요.

 

지난주에는 자주색 찰옥수수를 보내드렸는데, 이번 주에 보내드린 옥수수는 노란색 단옥수수랍니다. 찰옥수수는 쫀득쫀득 찰진 맛으로 먹고, 이 노란 옥수수는 부드러운 맛으로 먹지요. 찰기가 없기 때문에 조금만 삶아도 속까지 부드럽게 익어서 찰옥수수와는 또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따가운 햇볕을 좋아하는 옥수수는 이번 주가 올해 마지막 발송이랍니다.

 

새로 심은 아욱이 잦은 비에 어느새 훌쩍 커서 이번 주부터 수확해 보내드리고 있어요. 그런데 유독 더운 올해 날씨 때문인지 아욱도 벌레 습격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아욱이 원래 벌레를 잘 타지 않는 채소인데도 말이지요. 아욱잎에 벌레 먹은 자국이 좀 있더라도 양해해 주시고요, 맛있는 아욱 된장국 끓여 드세요.

 

얌빈은 아마 처음 보신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다른 이름으로는 히카마, 또는 멕시코 감자라고도 불리는 채소랍니다. 봄에 심어 놓으면 무성하게 덩굴지어 자라면서 콩꼬투리 같은 것도 달리는데, 잎과 열매는 모두 독성이 있기 때문에 먹지 않고 뿌리 부분만 먹는 채소랍니다. 즙이 많고 아삭아삭해 배와 무, 콜라비를 섞어놓은 듯한 맛이 나지요. 탄수화물 함량은 낮고 식이섬유와 이눌린이 많이 들어 있어 건강식품으로도 인기가 높답니다. 얌빈은 바나나 껍질 벗기듯이 손으로 잡고 쭉쭉 잡아당기면 금방 하얀 속살이 드러나며 쉽게 껍질이 벗겨집니다. 아삭아삭 부담 없는 맛이 마음에 들어 내년에는 좀 더 많이 심어볼까 생각중이랍니다.

얌빈은 그냥 생으로 드셔도 되고 익혀서 드셔도 되는데요, 김치양념에 버무려 깍두기나 생채로 만들어 드셔도 됩니다.

 

당근은 갓 수확한 가을 당근이에요. 그런데 올해는 수확이 영 시원치가 않습니다. 가을 당근은 7월 한여름에 씨를 뿌려 요맘때 수확하는 작형인데요, 올해 칠팔월 기온이 워낙 높게 올라갔던 탓에 발아가 잘 되지 않았고 그나마 삭이 튼 어린 당근 싹들도 많이 시들어서 죽어버렸거든요. 몇 주에 걸쳐 넉넉히 보내드리고 싶었는데 조금씩밖에 보내드리지 못해 아쉽습니다. 그래도 갓 수확한 신선한 당근 향은 참 좋네요.

 

가을무는 이번 주 전체 회원분들에게 모두 보내드렸고요, 과일무는 일부 회원분들에게만 보내드렸습니다. 과일무는 백화골에서도 올해 처음으로 심어본 채소인데요, 동글동글한 무를 자르면 단면이 예쁜 분홍색이 돌아요. 비트의 붉은빛과는 또 다른 예쁜 연분홍빛이랍니다. 일반 무에 비해 매운 맛도 적고 빛깔도 곱기 때문에 샐러드를 만들면 참 좋아요. 무청은 된장국에 넣어서 먹고요.

 

이번 주 소개해 드릴 요리는 얌빈 깍두기와 얌빈 샐러드예요.


 

먼저 얌빈을 앞에 소개해 방법대로 벗긴 뒤 원하시는 크기로 깍둑썰기합니다. 얌빈은 단단한 무보다는 아삭아삭한 배의 질감에 더 가깝기 때문에 굳이 소금에 미리 절여둘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그냥 바로 양념에 버무렸습니다. 양념은 고춧가루, 액젓, 매실액, 간 양파와 마늘, 대파를 섞어서 만들었고요. 초록잎이 섞이면 더 좋을 것 같아 이번 주 큰가족회원분들께 보내드린 얼갈이배추 잎을 잘게 잘라서 같이 버무렸습니다. 얌빈 깍두기, 바로 먹어도 참 맛있네요.


 

내친 김에 얌빈 샐러드도 만들어 보았습니다. 이번 주에 같이 보내드린 양상추와 당근에 납작썰기 한 얌빈을 넣고 간장 샐러드 소스(집간장, 참기름, 참깨, 후추, 다진 마늘과 조청 약간)를 넣어 버무렸습니다. 아삭아삭 배 같은 맛이 나 역시 샐러드 재료로도 손색이 없네요. 새로운 채소로 만들어보는 새로운 요리, 백화골 밥상의 소박한 즐거움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