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박정선, 조계환/울주군 두서면 내와1길3/유기농인증번호 : 07100003/연락처 : 010-2336-0748

유기농 제철꾸러미/2016년~2021년

2017년 백화골 유기농 제철꾸러미 열번째 주 발송, 매미 소리 가득한 7월

백화골 2017. 7. 11. 20:42

장마가 시작되고 며칠 동안 폭우와 가랑비, 잠깐 동안의 소강 상태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역에 따라 편차가 심해 강원도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선 물난리가 나고 심각한 피해를 입기도 했지요. 백화골이 있는 장수 지역은 비가 많이 오고 있긴 하지만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습니다. 단, 비가 와도 밭에서 꼭 해야 할 일은 해야 하는 게 농부의 생활이다 보니, 몇 번 비를 맞으며 일하다가 그만 여름 감기에 걸리고 말았답니다.


여러분은 이 장마철을 어떻게 보내고 계신지요. 부디 감기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시고요, 휴가 다녀오시는 분들도 많던데 날씨가 좋지 않더라도 가족들과 소중한 시간 보내고 오시길 바랍니다.


참, 휴가 때문에 정해진 날에 택배 받기 어려운 분은 임시로 배송 요일을 옮기시거나(화목토 중 선택), 친구나 가족 중에서 대신 택배 받을 수 있는 분 주소를 알려주시면 된답니다. 아니면 농산물을 못 받으시는 주에 발송된 농산물 금액만큼 다른 농산물(양파나 마늘 등)로 대체해서 다음 발송 때 받으시는 방법도 있고요. 단 택배 받으시는 날로부터 최소한 이틀 전까지는 알려주시길 부탁드려요.

 

작은가족회원 기준으로 열 번째 주 유기농제철꾸러미 발송 품목은 햇마늘, 공심채, 피망, 상추, 가지(또는 애호박), 양배추, 할라피뇨 고추(또는 청양고추), 양파, 강낭콩 등입니다. 일부 품목은 요일에 따라 바뀔 수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햇마늘은 장마가 오기 전에 일찌감치 캐서 처마 밑에 매달아 며칠 동안 충분히 말려둔 것이에요. 갓 캔 마늘은 습기 때문에 껍질도 잘 안 벗겨지기 때문에 말리는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보내드리는 마늘은 한지형 저장 마늘이라 오랫동안 싱싱하게 보관하실 수 있답니다. 통마늘 채로 통풍이 잘 되고 그늘진 곳에서 보관해주세요.

공심채는 작년에 저희 꾸러미 회원이셨던 분이라면 이제 그리 낯설진 않으실 테지요. 작년에 공심채를 보내드렸더니 어떤 회원분께서는 “아~ 동남아시아 여행할 때 맛있게 먹었던 모닝글로리가 바로 공심채였군요” 하면서 반가워하시더라고요. 공심채는 굵은 줄기가 겉보기엔 억세 보이지만 빨대처럼 속이 비어있는 데다가 아삭아삭 부드럽게 씹히기 때문에 부담 없이 이용하기 좋은 채소랍니다. 끓는 물에 데치기보다는 소금이나 간장, 또는 매콤한 양념과 함께 기름에 볶아서 드시면 좋습니다.

피망은 채 썰어서 샐러드에 넣어서 생으로 드시거나 다른 여러 가지 채소들과 함께 볶아서 드세요. 꼭지 부분을 뚜껑처럼 잘라낸 뒤 속을 파내고 두부나 고기, 견과류 등으로 속을 채워 오븐에 구우면 색다른 요리가 되고요.

상추 이번 주에도 빼놓지 않고 보내드리고요.

가지가 열리기 시작했어요. 큰가족회원분과 1인가족회원분들께는 지난주에 이미 보내드렸고요, 작은가족회원분께는 이번 주에 처음으로 인사드리네요. 올해는 가뭄 때 진딧물이 워낙 극성을 부리는 바람에 가지가 잘 자라지 못했어요. 작황이 좋아지는 대로 맛있는 가지 좀 더 넉넉히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양배추 이번 주에 한 번 더 보내드립니다. 봄 양배추는 이번 주가 아마 마지막 발송이 될 것 같아요. 다음 양배추는 가을 양배추 수확 시기인 10월에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할리피뇨는 백화골에서 올해 처음으로 재배해 본 고추예요. 청양고추처럼 알싸하게 매우면서 아삭이고추처럼 통통하고 아삭아삭한 것이 할라피뇨의 특징이네요. 고추마다 매운 정도가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어떤 것은 그냥 생으로도 먹을 만하지만 어떤 것은 정말 폭탄이 터지는 것처럼 매우니까 드실 때 조심하세요.

양파는 3주 만에 보내드리네요. 앞으로 2~3주 뒤에 또 보내드리도록 할게요.

강낭콩이 이제 막 통통해지기 시작했어요. 완전히 익기 전의 풋 강낭콩도 밥에 넣어 먹으면 맛있답니다. 강낭콩은 올해 넉넉히 심었으니까 앞으로 익는 대로 따서 보내드리겠습니다.

  


7월 11일 백화골 & 사람들

 


눅눅한 장마철을 함께 보내고 있는 친구들이에요. 태국에서 온 린과 바이부아는 대학교에서 동아시아 문화를 전공하고 있대요. 두 사람 모두 한국말도 잘 하고 한국 문화에 대해 많이 알고 있어서 마치 한국 대학생들이 농활 온 것 같은 느낌이에요. 홍콩 친구 안나는 몇 년 전에 백화골에 왔었던 친구인데, 이번에 한국 친구 결혼식 때문에 방문하는 김에 농장에 또 와서 며칠 머물렀어요. 몇 년 만에 다시 보니 몇 배는 더 반가운 느낌이네요. 튀니지에서 온 사나는 백화골에 온 첫 번째 아프리카 친구예요. 첫 번째 아랍 친구이기도 하고요. 사나가 들려주는 아프리카와 아랍 문화 이야기들이 다 새로운 것들이 아주 많아서 우리가 모르는 세상이 정말 많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네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모여 있다 보니 저녁 식사 메뉴도 어제는 태국 그린 커리, 오늘은 홍콩 마파 두부, 그 다음은 튀니지의 하리사 채소 볶음 등 먹는 일 자체 마치 새로운 세상을 탐험하는 것 같은 기분이에요. 참고로 하리사는 고추장과 비슷한 튀니지의 전통 고추 소스 이름이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