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박정선, 조계환/울주군 두서면 내와1길3/유기농인증번호 : 07100003/연락처 : 010-2336-0748

유기농 제철꾸러미/2016년~2021년 61

2016 백화골 여섯 번째 유기농 제철꾸러미, 비트 수프 '보르쉬'

오랫동안 비다운 비가 오지 않았습니다. 올해 조금 늦게 심은 콩이 아예 싹조차 나지 않는 건 아닐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엊그제부터 머리를 내밀기 시작했습니다. 기특해서 둥글둥글한 초록 머리를 막 쓰다듬어주고 싶습니다. 새벽이슬이 그래도 꽤 내리는가봅니다. 요즘 백화골에는 러시아에서 온 우퍼(유기농 농사를 돕는 자원활동가) 두 명과 수원에서 온 한국 우퍼 한 명이 머무르고 있는데, 지난 2주 동안 항상 최선을 다해 백화골 농사일을 도와주었던 한국 우퍼가 오늘은 그만 병이 나서 앓아눕고 말았습니다. 뙤약볕 아래서 일하는 것에 아직 익숙하지 못한 터라, 며칠 뜨거운 날씨가 계속되자 그만 더위를 먹고 만 것이지요.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에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곧 나아지길 바랄 수밖에요. 러시아 모스코바에서 ..

2016 백화골 다섯 번째 유기농 제철꾸러미, 오디잼

사다리를 버리고 아예 나무에 올라탑니다. 나뭇가지를 계단 삼아 조금씩, 조금씩 더 높이 올라갑니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나무 꼭대기까지 올라갔습니다. 머리 위로 바로 하늘이 보입니다. 그제서야 어떻게 내려가지 조금 걱정이 되기 시작하지만 그래도 오디를 따는 손은 멈추지 않습니다. 네, 평소 땅만 보며 살던 농부를 나무 타는 원숭이로 만든 장본인, 바로 오디입니다. 틈만 나면 뽕나무로 달려가 오디를 딴 한 주였습니다. 뽕나무 열매인 오디는 어느 틈엔가 익기 시작해 순식간에 까맣게 달리다가 곧 끝나버리기 때문에, 우물쭈물하다가는 오디를 딸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이제 백화골 단골 품목으로 자리 잡은 오디잼도 만들 수가 없겠지요. 오디는 바로 따서 생으로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답니다. 하지만 쉽게 짓무르기 때문에..

2016 백화골 네 번째 유기농 제철꾸러미, 억새꽂이경단

요즘 백화골에선 하루하루 치열하게 풀과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엄청난 기세로 자라고 있는 풀들을 지금 잡느냐 못 잡느냐에 따라 1년 농사가 판가름 나거든요. 풀들도 이미 단단하게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터라, 붙잡고 온 힘을 다해 씨름을 하지 않으면 꼼짝도 하지 않는답니다. 명아주 같은 풀은 이미 키가 무릎 높이 넘게 자랐고요. 정말 많은 일손이 필요한 일인데, 고맙게도 많은 이들이 찾아와 도와주고 있는 덕에 조금씩 조금씩 밭이 깔끔해지고 있는 중입니다. 이번 주에는 양배추, 시금치, 뽕잎차, 로메인상추, 모듬쌈채소, 곰취, 마늘쫑, 오이, 억새꽂이를 보내드리고 있어요. 작은가족회원 기준 제철꾸러미 품목이고 요일에 따라 조금 변동이 있을 수 있고요. 양배추는 푸른 겉잎을 다 떼어내지 않고 조금 남겨서..

2016 백화골 세 번째 유기농 제철꾸러미, 퀴노아 샐러드

갑작스럽게 찾아온 폭염 때문에 어질어질하게 보낸 지난 한 주였습니다. 그래도 농부들은 워낙 더위 속에서 일하는데 익숙해져 있는 터라, 별 무리 없이 몸이 금방 적응하더군요. 더위를 먹어서 뚝 떨어졌던 입맛도 금세 다시 돌아왔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들 지내셨는지요. 지난주에 보내주신 회원분들 사진이에요. 된장에 무친 참취, 초장에 무친 뽕잎 반찬이 맛깔스러워 보이네요. 더위로 입맛 잃었을 때 먹으면 딱 좋을 것 같아요. 이번 주 보내드리고 있는 제철꾸러미 채소는 작은가족회원 기준으로 브로콜리, 감자, 롤로 포기상추, 생채, 로메인상추, 퀴노아, 청경채, 돌나물, 개똥쑥입니다. 일부 품목은 요일에 따라 조금 변경될 수도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하우스에서 키운 브로콜리가 드디어 다 되어서 이번 주에 모든 회원..

2016 백화골 두 번째 유기농 제철꾸러미, 삶은 햇감자

지난주 첫 번째 꾸러미는 다들 잘 받으셨나요? 저희도 첫 발송 후 회원분들께서 보내주신 메시지와 사진들 잘 받았습니다. 택배가 도착하자마자 상자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신 분도 계셨고요, 배추 절이는 모습을 찍어서 보내주신 분, 막 손질 끝낸 두릅을 예쁘게 찍어서 보내주신 분도 계셨어요. 그리고 백화골 채소들로 엄청나게 멋진 요리들을 만들어 페이스북에 공유해주신 분들도 계셨답니다. 정말 얼마나 감탄했는지 몰라요. 또 한 가지 재미있었던 건 머윗대를 추가로 더 구매할 수 없냐고 문의하신 회원분이셨어요. 머윗대 같은 산나물을 좋아하시는 어르신이 집에 계신가보다 했는데, 알고 보니 18개월 된 아기에게 머윗대를 요리해 주었더니 너무 좋아해서 이유식용으로 더 구입하고 싶다는 분이었답니다. 쌉싸름한 산나물 맛을 벌써..

2016 백화골 첫 번째 유기농 제철꾸러미, 곰취전

오래 기다리셨지요? 올해 백화골 첫 번째 유기농 제철꾸러미, 드디어 이번 주부터 발송 시작했습니다. 회원 가입하신 뒤 첫 발송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꽤 긴 까닭에, 궁금해 하실 분들을 위해 발송 전에 자주 소식 전해드리고 싶었지만 마음만 앞섰지 그러지 못했습니다. 요즘 새벽부터 밤까지 농사일로 워낙에 바쁜 철이라서요. 특히 올해 처음으로 저희 회원이 되신 분들은 어떤 농산물들이 올까 많이 궁금하셨을 텐데, 이제야 소식 전해드려 죄송합니다. 첫 발송 농산물 소개해 드리기 전에 자잘한 백화골 근황부터 전할게요. 얼마 전에 전국적으로 불어 닥쳤던 엄청난 강풍 기억하시지요? 농부들은 무서운 게 참 많습니다. 가뭄도 무섭고, 비도 무섭고, 서리도 무섭고 우박도 무섭고...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가장 무서운 건..

2016년 제철꾸러미 회원 모집을 마감합니다

역시 4월입니다. 일 밀리지 않으려고 3월부터 이것저것 부지런히 미리 일을 해놓았지만, 4월 중순에 접어들면서 매일 매일 눈코 뜰 새가 없습니다. 잦은 비에 풀은 벌써 훌쩍 자라있고, 심어야 할 작물들은 줄줄이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고... 매년 똑같은 반복이지만 그래도 즐겁습니다. 잠깐 사방을 둘러보기만 해도 아름다움에 가슴이 뛰는, 봄이니까요. 올해 11년째를 맞이하는 백화골 유기농 제철꾸러미도 여러분들께서 참여해주신 덕에 감사히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올 한 해 백화골 가족회원이 되겠다고 손 들어주신 한 분 한 분이 정말 얼마나 고맙고 소중한지요. 사방에 온갖 화려한 먹거리들이 넘쳐나는 요즘 같은 세상에 소박하지만 우리 땅에서 나는 먹거리, 좀 불편해도 제철에 나는 먹거리, 땅을 살리고 몸을 살리는..

농부의 요리 5. 민들레 샐러드

바야흐로 물오른 산나물 철입니다. 끼니때가 되면 장바구니를 들고 시장 대신 뒷산으로, 밭둑으로 갑니다. 산나물을 특별히 좋아해서 일부러 나물을 찾아다니는 것은 아니고, 그냥 요즘에 딱히 나오는 채소가 없는 철이라 먹을거리가 산나물 들나물밖에 없다보니 자연스레 풀 뜯어먹는 생활을 하게 됩니다. 얼마 전만 해도 나물들이 너무 어려서 한 끼 음식에 필요한 풀을 뜯으려면 꽤 오래 시간을 들여야 했지만, 요즘은 손에 집히는 대로 막 뜯어도 될 정도로 나물이 컸습니다. 땅두릅, 머위, 망초, 쑥, 미나리, 고사리, 참나물... 산나물 들나물들은 요리 방법이 대개 비슷비슷 합니다. 데쳐서 무쳐 먹거나 볶아 먹거나 된장국에 넣어서 먹지요. 오늘은 생채소가 먹고 싶어 민들레 샐러드를 만들어보았습니다. 데쳐서 무쳐 먹는 ..

백화골 제철꾸러미 가족회원 봄 들놀이에 초대합니다

쑥 뜯고 화전 부치고~백화골 제철꾸러미 가족회원 봄 들놀이에 초대합니다 ‘나는 우리나라 이런 점이 좋더라’ 저마다 제각각의 이유가 있겠지요. 저는 우리나라 사람들, 이런 점이 참 좋아요. 봄만 되면 산나물 들나물 생각에 몸이 근질근질해진다는 것. 봄기운에 저절로 피어나는 수십 가지 야생의 맛을 제대로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라는 것.그런데 오래도록 이어져온 이 맛, 요즘은 제대로 만끽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죠. 일단 도시에 사는 이상 마음 놓고 나물 뜯을 만한 곳을 찾기도 어려울뿐더러, 농약이나 공해에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나물 찾기는 더더욱 어려우니까요.이렇게 아쉬운 봄을 보내고 있는 분들을 위해, 백화골에서 회원분들 대상으로 봄맞이 번개 모임을 만들어보았어요. 백화골 농장도 둘러보고, 요즘 한창 제..

백화골 푸른밥상 유기농 제철꾸러미 10문 10답 및 소개

백화골 푸른밥상 유기농 제철꾸러미 10문 10답 1. 다른 꾸러미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한국의 제철꾸러미는 2006년 백화골에서 기획하고 처음 시작된 농산물 판매 방식입니다. 백화골에서 제철꾸러미가 3년 동안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는 모습을 보고 2009년 무렵부터 제철꾸러미 업체들이 생겨났습니다. 이후 제철꾸러미 회원제가 전국 농가와 업체들에게 퍼져나가기 시작해서 이제는 대안적인 농산물 유통 형태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뿌듯하면서도 책임감이 느껴집니다.백화골 꾸러미의 가장 큰 특징은 농가 직거래라는 점, 그리고 100% 유기농 농산물로만 구성된다는 점입니다. 요즘 다양한 꾸러미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긴 하지만, 소농 직거래가 아니라 중간 유통 업체가 공급하는 형식이 대부분입니다. 한 회사가 여러 지역 농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