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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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2007년~2008년

촛불과 함께 보낸 주말 (2008.06.01)

백화골 2009. 3. 4. 12:35

금요일에는 장수에서, 어제는 전주에서, 주말 저녁을 촛불집회에 참석하며 보냈다.  

장수읍 시장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는 300여명의 장수군민들이 참석하여 뜻깊은 자리가 만들어졌다. 엄마 아빠 손을 잡고 나온 초등학생, 중고생부터 70대 농민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자리하여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조금 쌀쌀한 날씨였지만 오랜만에 만나는 농민회원분들과 따뜻하게 인사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좋았다.

전주에서 어제 열린 촛불집회는 달라진 집회 문화, 성숙한 시민 의식을 볼 수 있는 자리였다. 요즘 매일 서울 집회 현장에서 벌어지는 것 같은 긴박함은 없었지만, 일단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놀랐고, 집회 때마다 매번 마주치는 ‘그 얼굴이 그 얼굴’들은 거의 볼 수 없다는 데 놀랐다.

가족 단위로 삼삼오오 자발적으로 모인 시민들이 광장을 가득 채우고 스스로 집회를 이끌어나갔다. 농민 집회 때와는 달리, 아이들과 비흡연자들을 배려해 집회 끝날 때까지 단 한 번도 담배 연기가 날리지 않는 점도 놀랍고 반가웠다. 시민들의 의식은 이렇게 앞서가고 있는데, 정치는 어떻게 점점 더 후퇴하고 있는 건지... 요즘 인터넷 속보들을 보면 마치 80년대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흠칫하기까지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