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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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2007년~2008년

미국산 미친 소에 죽는 한국 농촌 (2008.04.20)

백화골 2009. 3. 4. 12:12

아침마다 귀청을 울려대던 음악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근처 축사에서 ‘웰빙 소’를 키운답시고 틀어대던 음악이다. 최근 미국산 소고기가 전면 수입개방 된다는 소식에 농촌은 상갓집 같다. 소 키우는 사람들이 다 망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 우리 같은 소농들도 경제적, 심리적 타격이 없지 않다.

미국에 간 한국 대통령이란 사람이 임기도 얼마 안 남은 미국 대통령에게 바보 같은 짓거리들을 했다고 한다. 아무리 미국병 환자라 해도 그냥 자기 혼자 설설 기다 왔다면 조롱거리로 끝났을 테지만, 그 사이 광우병 의심 지역인 미국의 소고기를 전면 수입개방하기로 협의했다는 소식을 들으니 어처구니가 없다.

미국에선 최근에도 인간 광우병이 발생했다는데. 차 타고 축사 주변을 지나갈 때마다 기분이 착잡하다. 게다가 작년 장수군에서는 ‘지금이 바로 소를 키워야할 때’라면서 축사 짓기를 엄청 지원해줬다. 기왕 망할 것 크게 해야 보상금이라도 받는다며 여기저기 수 억원짜리 축사들이 들어섰다. 마음이 답답하다. 소고기 전면 개방이 알려진 후 3~4일이 지났지만 장수군 농민회에서는 아무런 연락이 없다.

새벽부터 울려대던 축사 소음이 언젠가는 그리워질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