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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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2007년~2008년

돼지감자 캐고, 꽃구경 가다! (2008.04.07)

백화골 2009. 3. 4. 12:06

작년에 마을 밖에서 빌려 농사짓던 밭 주변에 야생 돼지감자 군락지가 있어 언젠가 캐야지 하고 눈여겨보고 있던 터였다. 점점 따뜻해지는 날씨에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날 잡고 이웃과 함께 돼지감자 캐기에 나섰다.

당뇨에 특효라고 소문이 나 요즘 약용으로 찾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먹어본 적은 고사하고 직접 본 적도 없었는데, 캐놓고 보니 생강이랑 똑닮았다. 울퉁불퉁 못생긴 게 돼지감자의 또 다른 이름인 ‘뚱딴지’와 아주 잘 어울린다.

돼지감자는 주로 약용으로 많이 먹는다.  

야생 돼지감자인데도 생각보다 많은 양이 쏟아져 나왔다. 집에 가지고 와서 맛을 보니 밍밍한 듯 하면서도 아삭아삭한 것이 제법 맛이 있다(흙만 씻어내고 생으로 먹었다). 무와 생고구마와 야콘을 섞어놓은 것 같은 느낌이랄까. 가족회원 첫 모둠농산물 발송 때 맛보기로 몇 개씩 넣어 보내려고 상자에 잘 싸서 저온저장고에 모셔놓았다.

화창한 봄날씨가 너무 좋다. 돼지감자를 다 캐고 난 뒤에도 아직 오후 햇발이 많이 남았다. 감자 캐던 이웃과 의기투합 해 계획에 없던 꽃구경 길에 나섰다. 전북 지역에서 벚꽃이 가장 아름답기로 유명한 전주 송광사. 우리가 좀 일렀나보다. 벚꽃이 반쯤만 피어있다. 하지만 아직 겨울 무채색 그대로인 장수를 벗어나 오랜만에 벚꽃, 개나리, 목련 등이 화사하게 어우러진 풍경을 보니 마음속까지 따뜻해지는 것 같다.

우리 마을 벚나무는 이제 막 봉오리가 생기기 시작했다. 벚꽃이 피려면 2~3주는 더 있어야 할 것 같다. 

가족회원제를 위해 이제 밭에 이것저것 농작물들이 들어가고 있다. 완두콩, 시금치, 아욱, 상추, 당근에 이어 양상추를 심었다. 이제 두 달만 지나면 이 작은 양상추 어린모가 큰 포기로 자랄 것이다.

하우스 안에 심은 감자도 막 싹이 올라오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