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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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2007년~2008년

농사지으며 가장 행복한 순간! (2008.03.27)

백화골 2009. 3. 4. 12:00

 

싹이 올라왔다.
이제 4년차 농부지만 아직도 싹이 올라오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설렌다. 씨를 묻고 며칠 지나면 지진이 나듯 흙이 들썩들썩 갈라지고, 다음날이나 다다음날이 되면 어김없이 떡잎이 고개를 내민다. 그 조그만 씨앗 하나에 이런 생명력이 감춰져 있다는 것이 볼수록 신기하고, 이쁘고, 감사하다.

새싹이 올라오고 있건만 아직도 시시때때로 눈발이 휘날린다. 보온덮개로 꽁꽁 싸매어놓긴 했지만, 기온이 영하로 뚝뚝 떨어지는 밤이면 고 어린 새싹들이 얼마나 추울까.

아랫마을의 한 이웃은 며칠 전 갑자기 추워지던 날 덮개를 늦게 씌워주는 바람에 한 달 넘게 어렵사리 키운 고추 모종 1,500주를 한 주도 남김없이 모두 죽여버렸다고 한다. 여러 가지 채소 모종들이 조금씩 조금씩 자라고 있는 동안, 우리는 거름 내고 밭 만드는 작업을 하느라 한창이다. 본밭으로 나갈 때까지 어린 모종들이 무사히 커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