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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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제철꾸러미/2016년~2021년

2016 백화골 스물한 번째 유기농 제철꾸러미, 고구마 찹쌀전

백화골 2016. 10. 16. 20:52


호박고구마, 청경채, 양파, 참나물, 통배추, 열무, , 아욱.

작은가족회원 기준으로 21번째 주에 보내드렸던 백화골 제철꾸러미 채소들입니다. 다들 잘 받으셨는지요.

 

무는 지난주에 이어 두 번째이자 마지막 발송이고요, 지금까지 격주로 늘 보내드렸던 양파도 이번 주가 마지막 발송입니다.


참나물은 찬바람 불기 시작하면서 새순이 막 올라오기 시작했어요. 끓는 물에 부드럽게 데쳐서 간장이나 된장 양념에 무쳐 드시면 맛있습니다. 열무는 살짝 절여서 열무 비빔밥 만들어 드시고요.

 

통배추는 회원분들께 매년 이맘때면 꼭 보내드리던 품목인데요, 배추 농사가 올해는 좀 많이 힘들었답니다. 평균 기온이 아주 조금만 올라도 식물들 생장에는 큰 영향이 있다고 하잖아요. 올해의 이상하게 더웠던 여름이 백화골 채소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답니다. 배추가 원래 벌레를 많이 타는 작물이긴 하지만, 올해처럼 벌레 때문에 골치를 앓은 해도 처음인 것 같아요. 유기농 자연농약을 사흘이 멀다 하고 치고, 아침마다 손으로 벌레를 잡아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벌레가 배추 속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어가는 바람에 거의 절반 정도는 수확하지 못하고 버렸답니다. 회원분들에게는 최대한 깨끗한 배추들을 골라 보내드리긴 했지만, 아마 벌레가 갉아 먹은 자국들을 많이 발견하셨을 거예요. 양해해주시길 부탁드려요.

 

배추뿐 아니라 더위에 약한 작물들이 갑자기 오른 기온 때문에 많은 영향을 받았어요. 기후변화가 이대로 지속된다면 아마 우리나라 농업은 몇 년 새 많은 변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유기농은 화학적인 제품을 전혀 쓰지 않고 인위적인 간섭을 최소화한 농법이기 때문에 더더욱 기후변화 영향을 민감하게 받지요. 주변의 유기농 농부들이 다들 올해 비슷한 어려움을 겪은 걸 보면 기후변화가 남 일이 아니라는 게 더욱 실감 납니다.

 


올해는 산 속 멧돼지 가족들이 조용했던 덕에 호박고구마 수확이 차질 없이 잘 끝났습니다. 안내장에도 썼지만, 수확한지 아직 3~4일밖에 되지 않은 햇고구마이기 때문에 일주일 정도 놓아두고 후숙을 시키면 더 달착지근하고 맛있는 호박고구마를 드실 수 있습니다.

 

호박고구마로 어떤 요리를 할 수 있을까요? 절차 복잡한 요리는 생략하고 그냥 찌거나 구워서 따끈따끈 김 오를 때 김치 한 조각 척 걸쳐서 먹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거예요. 찬바람 불어오는 추운 밤에 샛노랗고 폭신한 호박고구마처럼 잘 어울리는 음식이 있을까요.


그래도 뭔가 다른 요리를 해보고 싶은 분이라면 조청을 넣어 졸이는 고구마 맛탕이나 우유와 함께 갈아 만드는 고구마라떼 등이 있어요. 이밖에도 매콤한 닭갈비 요리에 고구마가 빠지면 서운하고, 카레라이스 만들 때 고구마를 썰어 넣으면 환상적이지요. 수제비에 감자 대신 고구마를 총총 썰어 넣어도 색다른 맛이 나고요.

 


이번 주에 백화골에서 소개해 드릴 또 다른 고구마 요리는 고구마 찹쌀전이에요. 먼저 고구마를 찐 다음 뜨거울 때 포크 등으로 으깨주세요. 아직 김이 오를 때 으깨야 잘 으깨어진답니다. 여기에 찹쌀가루와 소금 아주 약간, 그리고 취향에 따라 조청이나 꿀, 물엿 등을 넣고 잘 섞어줍니다. 호박고구마 자체에도 단맛이 많이 있으므로, 단맛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분이라면 조청이나 꿀은 생략해도 좋아요. 물은 따로 넣지 않습니다.


고구마 찹쌀 반죽을 새알심 만들 때처럼 동그랗게 떼어 굴린 다음 손바닥으로 눌러서 납작한 모양을 만들어줍니다. 맛도 더하고 모양도 낼 겸 고명을 올려주면 좋은데, 각종 견과류나 말린 과일, 검은깨 등이 적당합니다. 백화골에선 말린 대추를 채썰어 올려봤어요. 기름 살짝 두른 팬에 앞 뒤 노릇하게 구워내면 맛있는 고구마 찹쌀전이 완성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