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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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제철꾸러미/2016년~2021년

2016 백화골 스물두 번째 유기농 제철꾸러미, 야콘밥 &야콘비빔국수

백화골 2016. 10. 21. 20:41

백화골 농부에게 가을은 연이은 땅속작물 수확의 나날들입니다. 초가을 땅콩부터 시작해서 얌빈, 당근, 호박고구마... 이번 주엔 야콘 수확을 다 마쳤고요, 다음 주엔 울금과 우엉, 생강 수확을 앞두고 있습니다. 하나 둘 작물 수확이 끝날 때마다 조금씩 밭이 비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가을 재미 중 하나입니다. 봄에는 빈 밭을 차곡차곡 채워가는 재미가 있고, 가을엔 또 나름대로 하나 둘씩 비우는 재미가 있답니다. 계절 따라 사는 농사꾼만이 느낄 수 있는 소소한 기쁨이라고나 할까요. 



이번 주에 보내드린 제철꾸러미 채소는 작은가족회원 기준으로 야콘, 호박고구마, 대파, 파슬리, 시금치, , 풋고추, 공심채입니다.


호박고구마는 올해 수확이 괜찮았던 덕에 지난주에 이어 한 번 더 보내드렸고요, 갓 수확한 야콘도 함께 보내드렸습니다. 야콘도 고구마처럼 수확 후 바로 먹는 것보다는 며칠 두었다가 먹는 것이 당도가 높아져서 더 맛있답니다. 일주일 정도 신문지에 싼 채로 서늘하고 그늘진 곳에 두었다가 드셔보세요. 과일처럼 그냥 껍질 깎아서 생으로 드시면 됩니다. 먹기 전에 잠시 냉장고에 보관해 시원하게 드셔도 되고요. ‘땅 속의 배라는 별명에 걸맞게 달고 시원하고 즙이 많은 야콘 특유의 맛을 즐길 수 있답니다.

 

샐러드나 수프, 여러 가지 볶음 요리에 솔솔 뿌려 먹기 좋은 파슬리도 이번 주에 조금씩 보내드렸고요, 볶아 먹는 공심채와 데쳐 먹는 시금치도 나란히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보내드린 시금치가 모양이 좀 안 좋은 편이에요. 지금까지 농사지으면서 한 번도 이런 일은 없었는데, 올해는 글쎄 시금치에까지 벌레가 왔지 뭐예요. 어쩔 수 없이 구멍이 송송 뚫린 시금치를 보내드리게 되어 죄송한 마음입니다.

 

땅속 작물 캐느라 매일같이 땅만 보며 살다가 하루 반짝 원 없이 하늘을 올려다 볼 때도 있습니다. 바로 감을 딸 때인데요. 백화골 밭 입구를 든든히 지키고 있는 감나무에서 딴 감을 이번 꾸러미에 넣어 보내드렸습니다. 단감이 아닌 재래종 감이라 지금 바로 드실 수는 없고요, 물렁물렁해질 때까지 숙성시켰다가 드셔야 합니다. 가을 정취도 느낄 겸, 집 안 선반 위에 며칠 가만히 얹어놓아 두세요. 색이 점점 붉어지면서 물렁물렁 달콤한 홍시가 되면 하나씩 드시면 된답니다.

 

 


이번 주에는 야콘을 이용한 요리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사실 야콘은 별다른 요리가 필요 없고요, 껍질 까서 과일처럼 그냥 드시면 됩니다. 요리에 응용하고 싶은 분은 야콘을 배, 또는 무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천연 프락토올리고당 성분 때문에 달콤한 맛이 나고 아삭아삭한 질감의 야콘은 샐러드나 생채, 간단한 김치를 만들어도 좋습니다. 무처럼 조림 요리를 해도 어울리고요. 강판에 간 야콘을 밀가루 반죽에 넣어 야채전을 만들어 먹거나, 요구르트와 함께 갈아서 간편하게 주스를 만들어 먹는 방법도 있습니다. 백화골에선 김장할 때 김치 속에 야콘을 갈아 넣곤 한답니다.



야콘밥입니다. 야콘을 조그맣게 깍둑썰기 한 다음 밥할 때 같이 넣어줍니다. 무밥 만들 때와 마찬가지로 야콘에서 나오는 물을 감안해 밥물은 평소보다 조금 작게 잡습니다.

 


야콘 일부는 강판에 갈고, 나머지는 얇게 채 썰어 비빔국수 위에 올려보았습니다. 달고 시원한 야콘 맛이 매운 고추장 맛을 잡아주어 서로 제법 잘 어울립니다. 야콘은 껍질을 깎아 잘라놓으면 금방 갈변하므로 옅은 소금물에 잠깐 담갔다 건지면 갈변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