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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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제철꾸러미/2016년~2021년

2016 백화골 열일곱 번째 유기농 제철꾸러미, 밤고구마 샐러드와 애호박 빵

백화골 2016. 9. 6. 22:28

언제 그렇게 용광로처럼 달아올랐었냐는 듯 시침 뚝 떼는 9, 가을날들입니다. 여름 가뭄을 보충이라도 하려는 듯 가을비가 하루 걸러 한 번씩 내려주고 있는 덕에 새로 심은 가을 작물들이 잘 크고 있습니다. 불청객인 귀뚜라미들이 가끔 어린 배춧잎으로 만찬을 벌이고 가기도 하지만요. 백화골에선 추석 연휴를 앞두고 택배 대란을 피하기 위해 여느 해처럼 2주 동안 꾸러미 발송을 중단하고 있는 중입니다. 조금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이것저것 새로 심고 가꾸며 올해 남은 기간 동안 보내드릴 제철꾸러미 채소들을 준비하고 있답니다.

 


지난 주에 보내드렸던 열일곱 번째 유기농 제철꾸러미 발송 품목입니다. 밤고구마, 양파, 애호박, 공심채, 오이, 가지, 토마토, 풋고추. 작은가족회원 기준이고요, 일부 품목은 받으시는 요일에 따라 변동 사항이 있다는 점 참조해 주세요.

 

이번 주에는 백화골 채소로 만들 수 있는 요리 두 가지 소개해 드릴게요.

첫 번째는 보내드린 밤고구마로 만든 샐러드입니다. 고구마를 벌써 수확하나? 의아해하시는 분도 계실 것 같은데요, 서리 내리기 직전인 10월 중순에야 수확하는 호박고구마와 달리, 밤고구마는 8월 말이나 9월 초에 일찍 수확한답니다. 호박고구마는 아직 밭에서 한창 자라고 있는 중이니까 나중에 수확해 보내드릴 예정이랍니다.



달착지근하고 물렁물렁한 호박고구마 맛을 좋아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밤고구마의 퍽퍽하지만 고소한 밤 맛을 좋아하시는 분도 계실 텐데요. 백화골 농부들도 밤고구마의 식감을 좋아해 매년 빼놓지 않고 심고 있답니다. 고구마는 보통 쪄서 먹거나 구워서 먹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지요. 가장 쉽고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고요. 백화골에서도 주로 삶거나 쪄서 밤고구마를 먹다가 조금 색다른 방법으로 먹어보고 싶어 생고구마로 샐러드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밤고구마를 껍질채 깨끗이 씻습니다. 고구마는 껍질 채 먹는 것이 좋다고 하지요. 깨끗이 씻어놓으면 밤고구마 특유의 보랏빛 색깔이 곱기도 하고요. 칼로 잔뿌리가 나거나 옴폭 들어가서 깨끗이 씻어내기 어려운 부분만 부분적으로 손질하고 껍질 채 채칼을 이용해 아주 얇게 채썰어줍니다. 고구마만 먹으면 너무 밋밋하니까 샐러드에 함께 넣을 과일도 한 가지 같이 채썰어줍니다. 배나 사과가 요즘 제철이기도 하고 고구마와 맛도 잘 어울린답니다. 백화골에선 집마당 한구석에서 거의 방치 상태로 엉성하게 자라고 있는 못난이 사과를 하나 따다가 같이 채썰어주었습니다. 역시 고구마처럼 가늘게 채 써는 게 포인트입니다. 여기에 올리브오일, 식초, 집간장, 후추, 깨소금으로 만든 샐러드 소스를 섞어놓으면 끝! 아삭아삭 색다른 샐러드 맛이 재미있습니다.


 


애호박빵은 요즘 백화골에서 유기농 농사를 도와주고 있는 미국 친구가 만들어주었습니다. 준비 재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달걀 2, 유기농 설탕 150g, 식용유 160g(백화골에선 현미유를 사용했습니다), 애호박 160g, 밀가루 190g, 소금 한 꼬집, 계피가루 티스푼 가득 둘, 베이킹파우더 티스푼 하나.


오븐을 180도로 맞추고 15분 정도 예열합니다. 오븐을 예열하는 동안 애호박을 강판에 갈아줍니다. 강판에 간 애호박이 물기가 너무 많다 싶으면 숟가락으로 받쳐서 물을 조금 덜어냅니다. 강판에 간 애호박과 다른 모든 재료들을 그릇에 다 넣고 휘휘 골고루 젓습니다. 혹시 집에 견과류가 있다면 취향에 따라 견과류를 첨가해도 좋습니다.


완성된 반죽을 빵틀에 넣고 1시간 동안 구워냅니다. 1시간 뒤 오븐에서 꺼내 10분 정도 식히면 따끈따끈 맛있는 애호박빵이 완성됩니다. 애호박빵은 버터가 들어가지 않아 느끼한 뒷맛이 없고 부드럽고 촉촉한 데다, 강판에 간 연초록 애호박 빛깔이 그대로 살아있어 색감이 참 곱습니다. 오븐이 없을 때는 전기밥솥으로도 쉽게 만들 수 있다고 하니까 시간 여유 있을 때 한 번 만들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끝으로 유난히 뜨거웠던 올 여름을 백화골 농부들과 함께 온몸으로 부딪히며 농사일을 함께 해주었던 친구들 사진을 덧붙입니다. 한국, 말레이시아, 영국, 벨기에, 중국, 프랑스, 홍콩, 스위스, 포르투갈, 미국, 대만... 다양한 국적만큼이나 다양한 개성을 자랑했던 이 친구들의 고마운 손길 덕분에 올 여름 무사히 지날 수 있었습니다. 참 고마운 인연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