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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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제철꾸러미/2016년~2021년

2016 백화골 열네 번째 유기농 제철꾸러미, 라따뚜이

백화골 2016. 8. 10. 22:47

요즘 전북 전체가 찜솥입니다. 심지어 고랭지 장수에도 폭염주의보가 내렸을 정도입니다. 한낮에 일하다가 밭에서 쓰러지는 농민들이 늘고 있다는 기사도 올라왔네요. 예전에는 이런 기사를 보면 일사병 무서운 거 뻔히 알면서 왜 한낮에 땡볕 아래서 일하다가 기어코 변을 당하고 마는 걸까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저희가 채소 키우는 농민이 되고 보니, 어쩔 수 없이 한낮에도 비닐하우스 안에 들어가야 하고, 불볕더위에도 밭에 나가야 하더라고요. 더위로 고생하고 계신 전국의 농민들, 건설노동자분들, 그밖에 거리에서 일하시는 많은 분들, 입추도 지났으니 우리 며칠만 더 견뎌보자고요~~



열네 번째 주 작은가족회원 기준 유기농 제철꾸러미 품목은 콩잎, 방울토마토, 단호박, 대파, 풋고추, 토마토, 애호박, 오이입니다. 토마토가 요즘 한참 제철을 맞아 쏟아져 나오고 있는 때라 평소보다 양을 많이 책정해서 보내드리고 있어요. 토마토는 아무리 많이 보내드려도 싫다는 분이 없으시더라고요. 그래서 매주 마음 놓고 듬뿍 듬뿍 보내드리고 있답니다. 한 가지 걱정이라면 배송 도중에 터지는 경우가 생긴다는 점인데, 뽁뽁이와 신문지로 나름 꼼꼼하게 포장한다고는 하지만, 터져서 도착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토마토가 터져서 왔다는 연락을 받을 때마다 조금 더 파랗고 단단할 때 따야 되나 고민이 되기도 하지만, 빨갛게 잘 익은 완숙 토마토 맛은 포기하기가 어렵더라고요. 포장에 더 신경을 쓰는 수밖에요. 혹시 토마토가 터져서 도착한 경우에는 꼭!꼭 연락주세요.

 

방울토마토는 올해 세 가지 종류를 심었어요. 빨간색 방울, 노란색 방울, 그리고 올해 처음으로 심어본 초콜릿색 방울 이렇게 세 가지 색 방울토마토가 사이좋게 자라고 있답니다. 회원분들에게 보내드릴 때도 세 가지 색을 골고루 섞어서 보내드리고 있어요. 초콜릿색 흑토마토는 반으로 잘랐을 때 단면이 참 예쁘더라고요. 샐러드 만들 때 반으로 잘라서 이용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콩잎은 흔한 듯 하면서도 구하기 어려운 채소 중 하나지요. 깻잎에 비하면 조금 질긴 편이지만, 찜을 해서 먹으면 은은하면서도 향기로운 콩잎향에 기분까지 좋아진답니다. 찜기에 찐 콩잎을 간장, 참기름, 깨소금 넣고 버무려 먹으면 한 끼 반찬으로 그만입니다.

 


이번 주 추천요리는 요즘 백화골에 머물면서 농사일을 거들어주고 있는 프랑스 친구가 만들어준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방의 스튜 요리 라따뚜이입니다. 보통 외국요리, 특히 유럽 요리라고 하면 구하기 힘든 특이한 재료가 들어간다거나, 한국사람 입맛에는 조금 곤란한 거북한 맛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라따뚜이에 들어가는 재료는 100%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채소들입니다. 당연히 맛도 거슬리지 않고 친숙하고요.


재료는 가지, 토마토, 마늘, 양파, 애호박, 피망이나 풋고추, 소금, 후추, 올리브오일입니다. 대부분이 요즘 백화골 꾸러미로 보내드리고 있는 채소들이지요?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양파를 채썰어 올리브오일에 볶습니다. 노릇노릇 해지면서 양파 특유의 단맛이 우러날 때까지 약불에서 충분히 익혀줍니다. 양파가 익는 동안 가지와 애호박, 풋고추, 토마토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줍니다. 라따뚜이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소박한 음식이기 때문에 아무렇게나 썰어도 큰 상관이 없답니다.


잘 익은 양파에 가지와 애호박, 풋고추, 마늘을 넣고 볶다가 맨 마지막에 토마토를 넣습니다. 주의할 점이라면 다른 채소들은 많이 넣어도 상관없지만, 토마토는 익는 과정에서 물이 많이 나와 국처럼 되기 때문에 너무 많이 넣지 않는 것이 좋답니다.


토마토까지 넣고 어느 정도 뒤섞어주었다면 이제 뚜껑을 덮고 약불에서 사골 우리듯이 푹 익혀줍니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1~2시간도 좋고요, 최소한 45분은 익힙니다. 마지막에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합니다.


조리 시간이 긴 요리인 만큼, 남는 채소들이 많을 때 한꺼번에 많이 만들어놓고 먹을 때마다 데워가며 먹어도 좋습니다. 사실 이렇게 몇 번씩 데우기를 반복한 라따뚜이가 더 맛이 좋다고 하네요.


그냥 채소들만 넣고 오래 끓인 요리가 뭐가 맛있을까 싶을 수도 있겠지만, 먹어보면 확실히 맛있습니다. 특히 여름철엔 찬 음식이나 생과일, 생야채를 많이 먹기 때문에 배가 아프거나 소화가 잘 안 되기가 쉬운데요. 배탈 난 사람이나 노인분들에게 특히 좋은 음식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