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박정선, 조계환/울주군 두서면 내와1길3/유기농인증번호 : 07100003/연락처 : 010-2336-0748

유기농 제철꾸러미/2016년~2021년

2016 백화골 아홉 번째 유기농 제철꾸러미, 자주감자 겨자무침

백화골 2016. 7. 6. 20:43


밭을 걸어 다니는 것이 아니라 마치 헤엄쳐 다니는 듯 한 요 며칠입니다.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백화골이 있는 장수군에도 비가 많이 쏟아졌습니다. 경사밭이라 흙이 많이 쓸려 내려가긴 했지만 다행히 큰 피해는 없습니다. 안부 물어주신 회원분들 고맙습니다. 주말에 온다는 태풍 소식에 조마조마 하긴 하지만 그것도 잘 지나가겠지요.

 


이번 주는 빗속에서 계속 수확과 포장 작업을 해야 하는지라 평소보다 발송 품목을 조금 줄이고 노지 작물 구성은 최소화하였습니다. 작은가족회원 기준 이번 주 제철꾸러미 발송품목은 자주감자, 양파, 피망, 근대, 로메인상추, 얼갈이배추, 애호박, 가지, 당근입니다.

 

가지는 작은가족회원에게 올해 처음으로 보내드리는 품목이네요. 7월에 접어들면서 가지가 주렁주렁 달리기 시작했어요. 안토시아닌이 듬뿍 들어있는 보랏빛 채소 가지는 부드러워서 요리하기도 쉽고 어떻게 요리해도 부담 없어 좋아요. 쪄서도 먹고, 무쳐서 먹고, 볶아서 먹고... 그러다 지치면 구워서도 먹지요. 삼겹살 구워먹을 때 가지를 굵게 어슷 썰어서 노릇노릇 구우면 고기보다 더 맛있어요.


배추는 더위를 싫어하기 때문에 원래 여름에 키우는 작물이 아니랍니다. 혹시라도 봄배추나 가을배추처럼 고소한 맛을 기대하셨다면 실망하실 거예요. 배추 여름 재배가 어렵다는 걸 알기 때문에 백화골에서도 속 차는 배추가 아닌 얼갈이배추를 심은 건데요, 그래도 워낙 벌레가 많이 달려들어 모양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탓에 겉잎을 많이 떼어버리고 속잎 위주로 포장해서 보내드리고 있어요. 쌈이나 된장국 국거리로 이용해주세요.



이번 주에는 자주감자를 이용한 간단하면서도 색다른 요리를 소개해 드릴게요. 매년 재배하는 것이라 백화골 단골 회원분께는 자주감자가 익숙하겠지만, 올해 처음 회원이 되실 분들 중에서는 자주감자를 처음 접하는 분도 계실 거예요. 실제로 저희 농장에 와서 자주 감자를 처음 본 분들은 이거 고구마 맞지요?” 하고 많이들 물어보시더라고요.


겉은 자주색에 속은 노란빛, 고구마를 닮았지만 분명 감자가 맞습니다. 토종 자주감자예요. 이용법은 일반 흰 감자와 똑같이 이용하시면 되는데요, 흰 감자보다 아린 맛이 적기 때문에 생으로 먹거나 살짝 덜 익혀 먹어도 나쁘지 않답니다.



소개해드리는 자주감자 겨자무침은 이런 자주감자의 특징을 이용한 요리입니다. 저희도 지난주 백화골에 들렀던 경상도 지역 손님에게서 전수 받은 따끈따끈한 요리법이에요.^^


우선 자주감자의 겉표면을 깨끗이 씻어 흙과 거친 부분을 제거합니다. 사진 속 감자는 흠이 많은 못난이 감자였던 터라 껍질을 몽땅 벗겨낸 모습이지만, 여러분께서 요리하실 때는 껍질을 얼추 남겨두어 자주감자의 예쁜 보랏빛을 살려서 요리해도 좋을 듯해요.


손질한 자주감자는 살짝 굵다 싶게 채 썬 다음 끓는 물에 데쳐냅니다. 너무 푹 익히지 말고 겉표면은 부드럽고 속은 아삭아삭 씹힐 정도로만 데쳐주세요. 감자 양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1분 정도면 적당할 것 같아요.


데친 감자를 체에 밭쳐 물기를 빼는 동안 겨자 소스를 만듭니다. 겨자가루를 따뜻한 물에 개어 불린 뒤 여기에 식초와 설탕, 소금(또는 간장), 다진 마늘과 참기름 약간을 넣어서 만들면 됩니다. 간을 맞추다보면 식초와 설탕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가니까 처음에 겨자가루를 너무 많이 넣지 않도록 주의하시고요. 맛있는 겨자소스가 완성됐으면 물기 뺀 자주감자에 겨자소스를 버무려 접시에 담아냅니다. 마무리로 파슬리나 셀러리 등 적당한 초록빛 채소를 총총 썰어서 감자 위에 솔솔 뿌려주면 더욱 보기에 좋겠지요.


맛있는 자주감자 요리로 눅눅한 장마철 보송보송하게 지나시길 바랍니다.


 

지난주 한 회원분께서 보내주신 사진 마무리로 덧붙입니다.


지난번에 보내주신 파 밑둥을 심었더니 이렇게 어설프게 심었는데도 잘 자라더라구요. 덕분에 늘 싱싱하고 좋은 것들로 잘 먹고 있어요~”


농부의 마음을 갖고 계신 우리 백화골 회원분들 덕분에 저희도 늘 힘내서 일하고 있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