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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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2010년

가을 농사 시작

백화골 2010. 7. 24. 21:22

폭염과 폭우가 번갈아 계속 되는 날들입니다. 낮에 하우스에서 잠시라도 일하다가는 금방 어질어질 숨쉬기가 어려워지지요. 하지만 이런 여름날을 견딜 수 있는 건, 조금 있으면 알찬 열매를 수확을 할 수 있는 가을이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힘든 여름을 보내고 나면 가을이 참 소중하고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가장 더운 여름의 정점에서 가을 농사를 시작했습니다.

온 백화골이 녹색으로 가득합니다. 하늘도 예쁘고 우리 작물들도 참 아름답습니다. 일하면서 문득문득 바라보는 하늘, 맑은 공기, 잘 자라는 작물들이 보기 좋아요.

여름 옥수수가 수확을 2주 정도 앞두고 있습니다. 올해는 장마가 지독스럽지 않아서 옥수수가 많이 쓰러지지도 않고 잘 자랐어요.

옥수수가 익으면 반드시 찾아오는 고라니를 쫒기 위해 울타리를 쳤습니다.

고라니 울타리를 치고 올라오는 길인데, 윗집 이웃이 집 근처 밭에서 고라니 새끼를 잡아왔네요. 그렇게도 농사에 피해를 많이 주는 놈인데 새끼를 보니 참 예뻐요. 고라니 새끼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던 이웃이 일단 닭장 안에 넣어주었는데, 처음 보는 동물에 닭들이 놀랐는지 한동안 파닥파닥 홰를 치며 난리를 칩니다.

꿩도 만만치 않게 농사에 피해를 주는 놈입니다. 꾸엑꾸엑 꿩꿩 거리면서 여기저기 밭을 기웃거리면 그냥 내쫓습니다.

올해 처음 심어본 컬리플라워가 꽃송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바로 얼마 전에 브로콜리 재배에 참담하게 실패한 경험이 있는지라 물 조절이며 병충해 방제에 온 신경을 다 쓰고 있습니다. 컬리플라워 꽃을 보니 기운이 나네요. 

작년까지 하우스에서 키우던 참외를 노지밭에 심어봤습니다. 사실 참외 재배가 참 어려워서 우리라도 먹자고 심은 건데 예상외로 조금씩 발송할 수 있을 만큼 나왔습니다. 하지만 2, 3주 동안 이어졌던 장맛비 때문인지 물이 많고 당도는 높지 않네요. 원래 전문 참외 농가에서는 수확 한 달 정도 전부터 아예 물을 안 주고 당도를 높이거든요. 오이보다 약간 단 우리 참외! 그래도 아삭아삭 신선한 맛으로 드셔주세요. ^^;;

가을 옥수수입니다. 장맛비에 금세 싹이 쑥쑥 위로 올라오네요.

열무와 시금치 등을 심었던 하우스 옆 자투리 노지밭에 풀이 가득합니다. 여름 농사는 정말 풀과의 전쟁입니다.

풀을 싹 뽑아내고 퇴비를 잔뜩 넣고 땅을 일구고 고랑을 만들어놨습니다.

가을 감자를 심었습니다. 몇 년째 계속 씨를 받아 심고 있는 토종 종자입니다. 수확량이 적고 상품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맛은 좋아 계속 심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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