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생활 5년차.
나름 시골살이에 필요한 정보는 어느 정도 섭렵했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남들 다 아는 사실을 지금까지 모르고 있던 게 있었습니다.
바로 농가 목돈 마련 적금!
농지원부(농민이라는 증명서)를 가지고 있는 농민이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데, 보통 은행 적금 상품보다 이자를 훨씬 더 많이 쳐준다고 합니다. 음, 이런 좋은 게 있었군요.
이 정보를 알게 된 건 트럭 때문입니다.
우리집에는 낡은 1톤 트럭이 있습니다. 농사짓는 집에서 트럭은 필수 중의 필수지요. 2년 전 200만원을 주고 중고차 시장에서 데려온 놈인데, 그동안 이곳저곳 손을 봐가며 여지껏 그런대로 잘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놈이 요즘 들어 힘없이 겔겔겔겔 하다 꺼져버리기를 몇 번 반복한 뒤에야 겨우 시동이 걸리는 겁니다. 새 트럭을 사려면 천만원이 훌쩍 넘고, 쓸 만한 중고 트럭을 사려 해도 5~6백.
당장 마련할 수 있는 돈이 아니기에 트럭 마련을 위해 적금 하나 들어야겠다고 했더니 이웃이 ‘농가 목돈 마련 적금’ 안 들었냐고 묻습니다. 그게 뭐냐고 되물으니 아직까지 그것도 모르고 있었냐며 야단입니다.
농협에 가서 자세히 알아보니 3년 만기, 5년 만기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월 10만원 한도 내에서 들 수 있다고 합니다. 5년 만기로 할 경우 이자율이 연이율 5.5%에 우대 이율 9.6%. 5년 동안 매달 10만원씩 부으면 600만원을 830만2,750원으로 불려서 돌려준다고 하네요.
당장 농지원부를 떼어 제출하고 5년 만기짜리로 적금 통장을 만들었습니다. 앞으로 후배 귀농자들 만나면 이 정보는 꼭 알려줘야겠어요.
그건 그렇고 우리 낡은 트럭이 그동안 별 탈 없이 버텨줄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5년 동안이나 더 부려먹으려면 조만간 또 정비소에 가서 말끔히 쓸고 닦고 기름칠 해 데려와야 할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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