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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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2009년

도농교류

백화골 2009. 4. 14. 06:27

며칠 전 연희동에서 예쁜 카페를 운영하는 아는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고추장 있으면 조금만 보내주라. 마트에서 사려고 보니까 원산지가 다 중국산이라 찜찜해서 못 사겠어. 보내는 김에 참깨랑 기름이랑 이런 것도 있으면 보내줘.”

자매처럼 가까운 사이다 보니 이런 전화를 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부담이 없습니다.

부담스럽긴커녕 아무 거나 편한 대로 안 사 먹고, 꼼꼼이 따지면서 신경 쓰는 모습이 오히려 대견하고 고맙기까지 합니다.

고추장, 된장, 그리고 들기름과 고춧가루, 참깨, 콩, 간장을 조금씩.

작년에 농사지어 갈무리해둔 것들과 솜씨 좋은 친정어머니가 만들어주신 장들을 주섬주섬 포장해 택배로 보냈습니다.

얼마치나 되는지 알려달라고, 돈 보내겠다고 하는 것을 만류하고 대신 원두커피나 좀 보내달라고 했지요. 우리집도 남들처럼 인스턴트 믹스 커피를 마시긴 하지만, 가끔은 원두커피가 먹고 싶을 때도 있거든요. 장수에선 원두커피를 살 길이 없고요.

며칠이 지나고 꽤 큼직한 박스가 택배로 도착했습니다. 원두커피 넣어 보냈을 박스가 뭐 이렇게 클까 궁금해 하며 열어보니 짜잔~ 원두커피 몇 봉지 외에 지퍼백에 정성스레 포장한 베이글과 도넛이 가득! 제가 베이글 좋아하는 걸 아는 동생이 일부러 맛있는 빵집 것을 사서 커피랑 같이 보내준 거예요.

베이글을 굽고 원두커피를 내려 기분좋은 티타임을 가졌습니다. 커피 맛있기로 소문난 카페 주인이 깐깐하게 고른 것이라 그런지 역시 커피 맛이 일품입니다.

도시 사람은 농촌 물건 받아 좋고, 농촌 사람은 도시 물건 받아 좋으니 이게 바로 도농교류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도농교류’의 성공 비결은 두말할 것 없이 서로에 대한 애정과 정성이 담긴 마음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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