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온 마을이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스피커로 이장님이 마을 방송을 하시네요. “삼복 더위에 얼마나 노고가 많으십니까. 오늘 중복이라고 농협에서 수박을 보내왔으니 낮에 시원한 마을 회관으로 나오셔서 수박 잡수시기 바랍니다.” 시골에 살아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장님이 하는 마을 방송은 여름엔 보통 아침 6시 정도에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6시면 마을 사람들 모두 한참 전에 일어나 급한 밭일 마치고 허리 한 번 펴고 있을 때쯤입니다. 이른 시각이라고 뭐라 하는 사람은 당연히 없을 뿐더러, 어르신들 대부분은 귀가 안 좋으시기 때문에 커다란 스피커 소리도 당연하게 생각하십니다. 백화골에 잠시 머무는 봉사자들만 아침에 깜짝깜짝 놀라곤 하지요. 아무튼 이장님 방송 덕분에 오늘이 중복이라는 걸 알았네요. 전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