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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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2013년~2016년

산골 농촌에 피어나는 늦은 봄기운

백화골 2015. 4. 20. 22:31

 

마당에 있는 홍매화나무가 드디어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습니다.

매년 전국이 봄꽃소식으로 한바탕 들썩인 뒤에도 한참이나 뒤늦게 꽃을 피우는 우리집 매화나무.

유독 늦게 봄이 찾아오는 추운 동네에 살아서인지 촉촉한 봄비 맞고 피어나는 늦둥이 매화꽃이 한층 더 소중하고 예뻐 보입니다.

 

 

본격적인 봄기운이 시작되면서 백화골 농부들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비탈진 산밭에 괭이질로 골을 다듬고 있습니다.

 

 

본밭에 나갈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여러 종류의 모종들로 육묘 하우스 안이 꽉 찼습니다. 그동안 밤에는 열선으로 따뜻하게 해주고, 아침 저녁으로 담요를 벗겼다 씌웠다 하면서 살뜰하게 보살펴온 모종들입니다.

 

 

호미로 골을 평평하게 다듬은 뒤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조그만 청경채 씨앗도 뿌리고...

 

 

 

하우스 안에 고추와 파프리카, 오이, 애호박, 토마토 모종 등도 옮겨 심었습니다.

 

 

일기예보를 실시간으로 지켜보다가 당분간 강추위와 돌풍도 없고 곧 비를 앞두고 있는 날을 잡아 부지런히 모종을 본밭에 옮겨 심었습니다.

 

 

일하는 틈을 쪼개 집 앞에 상사화와 작약 뿌리도 몇 그루 옮겨 심는 중입니다.

 

 

가장 힘든 일은 당근 씨 파종입니다. 타이완에서 온 우퍼 리타와 함께 이틀 내내 쪼그리고 앉아 수행하는 마음으로 당근을 심었습니다. 이튿날엔 강풍을 동반한 추위가 몰려와 털모자에 방한 자켓을 입고도 덜덜 떨며 일해야 했답니다.

 

 

바야흐로 1년 중 가장 바쁜 본격적인 농번기를 맞아 온몸이 뻐근하도록 일하는 농부들을 위한 특별한 보양식 3종 세트 중 첫 번째, 새참 시간에 마시는 진달래꽃 띄운 막걸리.

 

 

언 땅을 뚫고 올라온 두릅 새순을 비롯한 온갖 향기로운 산나물 들나물.

 

 

그리고 영국 우퍼 안나, 타이와 우퍼 리타가 신이 나서 만들어주는 서툴지만 그래서 더 맛있는 홈메이드 디저트들! (웬지 백화골이 낮에는 농사 교실, 밤에는 베이킹 교실로 바뀌고 있는 듯한 느낌이에요. ^^)

 

 

그리고 또 끊임없이 이어지는 파종 릴레이, 사진은 흑토마토 씨앗을 심는 모습입니다. 아직까지 한 번도 키워보지 않은 새로운 종자라 올해는 실험 수준의 재배가 될 것 같아요. 흑토마토가 잘 자라 올 여름엔 꾸러미 회원분들도 넉넉히 맛보실 수 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