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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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2009년

길고 긴 가뭄, 농산물 가족회원 발송 준비

백화골 2009. 5. 10. 23:22

며칠 전 야콘과 단호박을 노지에 심었는데 비가 안 온다. 더군다나 초여름처럼 온도가 올라가는 바람에 다시 아침저녁으로 물조리개 들고 다니는 생활을 하고 있다. 다음주 화요일쯤 비가 내리긴 한다는 데, 제발 맞는 예보이길. 

5월이 되자 그림같이 화창하고 푸르다. 일하면서 하늘과 숲을 바라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어린 시절 이맘때가 되면 밤늦도록 동네에서 뛰어 놀던 기억이 아련하다. 농민이 된 나는 밤늦도록 따뜻한 바람을 맞으며 일을 한다. 새벽부터 늦도록 일하지만 즐겁고 행복한 노동이다.

아침에 일어나 하늘을 보니 정말 파란 5월의 하늘이다.

며칠째 노지 작물 물주는 일을 하고 있다. 트럭에 큰 물통을 싣고 다니며 일일이 조리개로 물을 준다. 여간 힘들고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어서어서 비가 오기를 기다린다.

날씨가 따뜻해지니 풀도 잘 자란다. 하우스 둔덕 옆에 난 풀들을 무조건 제거하려고만 했었는데, 얼기설기 얽힌 풀뿌리들이 태풍이나 큰 비가 와도 하우스가 날아가지 않도록 버티게 해준다는 걸 요즘 알았다. 적당히 베어내고 키울(^^) 계획이다.

시골에 내려와 별 것 별 것 다 배웠다. 그리 썩 잘하는 건 아니지만 이젠 용접도 한다. 내일 농산물 가족회원 첫 발송이 있는 날이라 포장 작업을 하는 작업장 정비를 했다. 비가 내리면 툇마루에 물이 들어와 용접을 해 가림막 틀을 만들었다.

틀 위에 비닐을 씌웠다. 이제 비가 많이 와도 툇마루로 물이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일 벌인 김에 파이프 몇 개를 용접해 붙여서 농기구 정리대도 만들었다. 가지런히 걸린 농기구들이 보기 좋다.

이것저것 일하다 보니 벌써 해가 진다. 5월은 일 욕심이 최고조에 달하는 달이기도 하다. 어서 빨리 새벽이 왔으면 좋겠다. 오늘 미처 끝내지 못한 일들을 계속 할 수 있도록(^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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