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울주군 두서면 내와길187/010-2375-0748(박정선), 010-2336-0748(조계환)/유기농인증번호 : 0710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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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2006년 농촌 여름, 장마에 태풍, FTA까지 (2006.07.11)

태풍이 지나갔다. 무서운 하루를 보냈다. 가족회원제 발송날이라 어쩔 수 없이 태풍 한가운데로 나가 일을 했다. 하우스 안에서 토마토를 따는 데 하우스가 계속 들썩들썩 하는 게 금방이라도 날아갈 것 같았다. 줄을 튼튼히 매놓긴 했지만 얼마나 무섭던지 게다가 태풍 때문인지 유난히도 하우스 안에는 두꺼비, 개구리, 뱀들이 득실거렸다. 까치 독사가 아무리 막대기로 쳐도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비바람을 맞으며 호박밭에 가보니 지주대가 완전히 쓰러져 있었다. 초보라 세울 때 고생 많이 한 건데... 당연히 열매 맺혀있던 어린 호박들은 다 떨어지고, 게다가 이제 막 수염이 터지기 시작한 옥수수가 완전 작살이 나 있었다. 작년에 제대로 못 키워서 올해에는 모종도 일찍 하고 추비도 주고 하며 잘 가꾸어온 터였다. 키가 ..

비가 잠깐 그친 사이 (2006.06.26)

질금질금 내리던 장맛비가 잠깐 그쳤다. 먼 산이 손에 잡힐 듯 하다. 일단 해가 넘어가면 여름에도 금새 싸늘한 기온이 감도는 장수, 우리 동네. 매일 얼음처럼 차가운 물을 뒤집어쓰고 벌벌 떨며 샤워하다가 간만에 더운물 쓰기 위해 화목보일러에 불을 넣었다. 먹구름이 채 걷히지 않은 저녁 하늘을 배경으로 코스모스가 봉오리를 터트렸다. 조그만 비바람에도 픽픽 쓰러져지는 바람에 고춧대를 박아 지탱해 준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키를 넘기며 자라는 대견스런 옥수수. 숲 속 작은 집 창가엔 토마토가 주렁주렁 열려 있습니다~

장마와의 전쟁, 깊게 참호를 파라! (2006.06.23)

장마가 시작됐다. 1년 농사의 고비다. 장마와의 전쟁에서 이기느냐 지느냐에 따라 올해 농사 성적이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서울에 살 때는 사무실에 앉아 창 밖을 보며 비 많이 오네, 집에 갈 땐 그쳤으면 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시골에서 장마는 생존의 문제. 비 오는 날의 낭만 따위는 침투해 들어올 자리가 없다. 장마 때 논밭 다 떠내려가거나, 침수 피해라도 입으면 먹고살기 힘들어진다. 작년 무시무시했던 장마와 집중호우를 경험해본 터라, 올해엔 철저히 준비하고자 노력했다. 우선 장마와의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참호(?) 수준의 배수로를 팠다 잘 자라는 토마토가 제일 걱정이 되었다. 1주일 정도만 있으면 수확할 때인데, 하필이면 이 때 장마가 오다니. 다른 작물도 그렇지만 토마토는 물관리가 제일 중..

손바닥만한 상추가 최고! 산골농부들이 찾아간 공판장 이모저모 (2006.06.13)

상추작목반원들과 함께 광주 중앙청과 공판장에 다녀왔다. 작년에 완두콩과 상추를 공판장 출하로 팔아본 경험이 있어서 공판장에서 어떻게 가격이 결정되는지 궁금하던 터였다. 여름 상추 재배(여름 상추는 장수 같은 고랭지에서나 재배가 가능하기 때문에 가격이 좋다)를 앞두고 조금이라도 가격을 더 받자는 마음으로 작목반원들과 함께 광주로 향했다. 내려갈수록 왜 이렇게 날씨가 뜨거워지는지, 장수는 여름에도 시원한 지역이라 광주의 더위에 적응하기 힘들었다. 광주 중앙청과 공판장에 들어서자마자 북적대는 차들 때문에 주차하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렸다. 아스팔트에서 지글지글 끓어올라오는 더위와 빽빽한 차들, 북적대는 사람들...여기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공판장이구나. 어디가 어딘지 모를 정도로 큰 실내 장터가 펼쳐져 있다..

미네랄 뜨러 통영에 가다! (2006.06.06)

토마토 수확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하루가 다르게 커나가는 토마토를 보며 빨리 바닷물(천연 미네랄)을 주어야할텐데 노심초사했다. 수확 20일 전후로 바닷물을 관주해 주면 바닷물에 들어있는 천연 미네랄이 나무도 잘 자라게 해주고 과실의 당도도 높여준다고 한다. 바닷물 뜨는 것을 핑계로 오랜만에 통영으로 향했다. 장수에서 통영은 작년에 고속도로가 뚫려서 차로 2시간 거리다. 4년 전에 남해안 일주 여행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도심 속에 바다가 펼쳐져 있던 통영 풍경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위 사진). 흐린 날씨였지만 우린 다리 위에 차를 세우며 한참을 넋이 나간 체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통영을 바라보았다. '나포리 맨션'이라는 아파트가 있는 등 좀 썰렁한 이름들이 눈에 거슬리긴 했지만 통영은..

농촌에서 가장 바쁜 5월, 제철 농산물 가족회원제 발송 시작! (2006.05.23)

귀농 2년차, 지난 겨울 동안 1년 동안의 유기농사 경험을 토대로 미약하나마 새로운 농산물 판매 방식을 모색해봤다. 일단 우리가 붙인 이름은 “제철 농산물 가족회원제“. 이른 봄에 회원을 모집하여 봄부터 가을까지 매주 다양한 제철 농산물을 섞어 담아 보내는 방식이다. 농부는 유기농사를 계속 지으며 자립할 수 있고, 회원들은 건강한 제철 유기농 채소를 저렴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직거래 방식. 겨울 동안 기획한 내용으로 토대로 실험적으로 가족과 지인들을 회원으로 모집하고 발송을 시작했다. 5월 들어 바쁜 생활을 하고 있다. 최근 가지, 피망, 고추, 주키니 호박, 옥수수 등 많은 작물을 밭에 넣었다. 몇 가지 작물을 대량으로 하는 것 보다 다양한 작물을 조금씩 하려니 더 바쁘다. 게다가 새벽..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 장수군 방문 (2006.05.06)

반가운 손님이 마을에 찾아왔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5월4일 0시에 우리마을에 방문했다. 진강이네 집에 0시에 도착한 강 의원은 아침 6시에 마을을 출발, 장수군 전역을 돌며 5.31 지방선거에 나선 장수군 후보자들과 함께 민주노동당을 알리고자 강행군을 했다. 마을에 머무른 시간은 6시간밖에 안 되는 셈. 그래서 강 의원의 방문을 모르는 마을 주민도 몇 있지만, 당원인 주민들로서는 아주 영광스럽고 기억에 남는 밤이었다. 평소 세심하고 사려심 깊은 진강 아빠는 강 의원이 머무를 방에 수건이며 휴지, 깨끗한 이불 등을 예쁘게 갖추고 호텔처럼 대접하고자 애썼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나중에 들은 마을 주민들은 “휴지에다 수건이라니... 그건 여인숙 버전이잖아요” 하면서 웃었다. 그래도 진강 아빠 참 고생 ..

두 번째 토마토 정식 (2006.04.27)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토마토를 심었다. 둘이서 두시간이면 끝나겠지 하면서 일을 시작했는데 4시간이나 걸렸다. 아직도 손이 많이 느리다(^_^). 그저께 정식을 했는데 어제 하루종일 비가 오고 오늘도 흐린 날씨가 이어져서 토마토가 제대로 뿌리내리고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 작년에 토마토 유인줄을 튼튼하게 매주지 못해서 손해가 많았다. 올해는 중간 중간에 지주대 역할을 해주는 하우스대를 더 튼튼하게 박아놓고, 유인줄을 철사로 높게 연결해 놓았다. 친환경 농사의 기본이 '땅 만들기'. 작년 가을 농사 끝나고 이틀 간 물을 흠뻑 틀어주어 소독을 했고, 겨울에 볏짚(땅에 공간을 만들어주어 물빠짐도 좋게 하고 훌륭한 거름 역할도 한다, 볏짚은 정말 쓸모가 많다)과 표고버섯 배지(버섯을 재배하는 참나무 톱밥 덩어..

보릿고개를 넘어서게 해주는 고마운 산나물! (2006.04.25)

본격적인 보릿고개다. 가을에 수확한 먹을거리 다 떨어지고 보리는 아직 여물지 않아 우리 조상들이 가장 살기 어려웠다는 4, 5월. 시골에 와 보니 정말 실감나는 말이다. 작년에 수확하여 저장해 놓은 각종 먹거리도 다 떨어져 가고, 여름 가을 지천에 깔렸던 풍성한 농산물이 그립기만 하다. 이 시절 우리 조상들이 그나마 먹고 살 수 있었던 것은 4월 중순부터 산에서 솟아나는 각종 산나물, 들나물 덕분이었을 게다. 요즘 같은 시대에야 마트 가서 제철 아닌 농산물 사 먹으면 되기 하지만, 그래도 시골까지 내려와서 그러긴 싫고. 그래서 아주 가슴깊이(^^) 보릿고개라는 말이 실감나던 지난 주, 우연히 마을 뒤 백화산에 올라가 보니 고사리, 취나물, 산두릅, 원추리, 쇠별꽃, 쇠비름, 까치발 등 산나물들이 조금씩 ..

토마토 정식 준비로 할 일은 많은데, 3일째 강풍은 불어대고... (2006.04.20)

밤새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잠을 설쳤다. 새벽 4시가 돼서야 겨우 선잠이 들었다. 며칠 전에 심은 양상추, 배추며 완두콩, 자주감자가 제대로 뿌리도 내리기 전에 바람, 한파에 죽어버리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되었고, 문짝 들썩이는 소리며, 밖에서 이것저것 날아가는 소리, 회오리바람 소리, 천둥소리, 소낙비 소리까지 들려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하우스 비닐이 날아갈까 노심초사하며 새벽에 점검하러 나가는데 눈까지 내리고 있었다. 4월 말에 눈이라. 온도도 영하로 내려가 있고. 아무리 해발 550m의 고랭지라지만 추워도 너무 춥다. 봄이 온 듯 싶었는데... 도대체 언제쯤 제대로 따뜻해지려는지. 잘 모르겠다.아침에 일어나서 하우스에 올라가 보니 우려했던 상황이 벌어져 있다. 작년 2월에 하우스를 만들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