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박정선, 조계환/울주군 두서면 내와1길3/유기농인증번호 : 07100003/연락처 : 010-2336-0748

백화골푸른밥상 57

감자 심고 모종 옮겨 심으며 본격적인 봄농사 시작

백화골의 진정한 봄은 감자와 함께 찾아옵니다. 매년 3월 20일 무렵 감자를 심는데요. 감자 심기를 끝내고 나야 아, 이제 진짜 봄 농사 시작이구나 하는 실감이 나거든요. 올해도 여느 해처럼 수미 감자와 토종 자주 감자 두 가지를 심었습니다. 모두 작년에 직접 농사지어 씨감자로 준비해둔 것들입니다. 심기 열흘 전에 씨감자를 잘라놓고 싹이 조금씩 돋아나길 기다렸다가 미리 준비해놓은 밭에 감자를 심었습니다. 감자 양이 꽤 되는 편이라 하루 일로는 좀 고된 편이었지만, 프랑스와 스페인에서 온 봉사자 세 명과 함께 서로 기운을 북돋아주며 일하니, 하루 만에 가뿐하게 다 끝낼 수 있었습니다. 스페인에서 온 친구 줄리아가 감자를 심으며 “스페인에서는 매년 봄이 시작되는 날이 정해져 있어. 3월 20일이 공식적으로 ..

모종 키우고 대청소하며 봄 맞을 준비

백화골에 봄이 오고 있습니다. 다시 농사일을 시작하니 참 좋습니다. 겨우내 잘 쉬고 재충전이 잘 되어서인지 기운이 넘치네요. 햇빛 보며 밖에서 일하는 농사는 육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마음도 평안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강렬한 햇볕이 주는 기운이 몸과 마음을 튼튼하게 해줍니다. 우리가 바로 자연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겠지요. 흙을 만지고, 그 속에 있는 수많은 생명들의 에너지를 체험하는 일. 힘들어도 농사가 행복한 이유 아닐까요. 저장해둔 가을무를 꺼내 무말랭이를 썰어 말리기 시작했어요. 작년 백화골 제철꾸러미 회원분들이 무말랭이가 맛있다며 좋은 반응을 보여주셔서, 올해도 거르지 않고 무말랭이 작업 시작했습니다. 며칠에 걸려 컨테이너 박스에 가득 담긴 무 수십 상자를 씻고 써는 일이 만만치 않았지만, 꼬들꼬들..

백화골 농부들, 태국에서 따뜻한 겨울 보내고 돌아왔어요

농사철에는 농사를 짓고 겨울이면 여행을 하던 백화골 농부들에게 지난 2년간은 좀 답답한 시간이었습니다. 농장에 찾아오는 외국인 봉사자들이 여행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여행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곤 했었죠. 작년 가을부터 코로나 상황이 풀리면서 백화골 농부들은 그리웠던 태국에 다녀왔습니다. 태국은 여러 번 여행한 나라라 모든 게 친숙하고 편안했습니다. 방콕에 가니 예전에 비해 거리가 더 화려해지고 교통편이 편리해졌더라구요. 번잡스런 방콕은 잠깐 머물고 바로 친구가 있는 쁘라짠부리로 이동했습니다. 이번 태국여행에서 가장 기대되는 곳이 바로 우리의 오랜 친구 프레차야가 새로 오픈한 한국 식당이었습니다. 프레차야는 백화골에 2015년부터 봉사자로 찾아오기 시작해 함께 머문 시간이 아주 긴 가족 같은 친구입니다. 한국..

백화골 제철꾸러미 추천요리 - 2022년 스물다섯 번째 주 생강 쿠키

달력을 또 한 장 찢어냅니다. 겨울이 시작되는 달, 11월이 왔습니다. 2022년 백화골 꾸러미를 마지막으로 보내드리는 주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스물다섯 번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백화골 유기농 채소들과 함께 해주신 분들께 참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번 주에는 마지막으로 수확한 가을 채소들을 차곡차곡 챙겨 담았습니다. 마지막 주 품목은 생강, 양파, 상추, 풋고추, 시금치, 무, 갓, 청양고추(또는 브로콜리나 호박) 등입니다. 마지막 주에 소개해드리는 요리는 생강 요리입니다. 추위를 한 번 맞히고 난 뒤 갓 캔 햇 생강 향은 정말 향기롭습니다. 쌀쌀한 초겨울 날씨에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생강은 그야말로 딱 맞는 제철음식이지요. 햇 생강을 오래 두고 보관하면서 아껴 먹고 싶지만, 생강 보관은 의외로 ..

백화골 제철꾸러미 추천요리 - 2022년 스물네 번째 주 보라무 그라탕

언제 이렇게 시간이 갔을까요. 어느덧 올해 꾸러미 발송도 다음 주 한 번만을 남기고 있네요. 며칠 전에는 첫 서리도 내렸답니다. 다행히 채소들이 한꺼번에 냉해를 입을 만큼 매운 된서리는 아니어서, 몇몇 추위에 약한 채소 외에는 따뜻한 햇살에 다 원래대로 돌아왔답니다. 오히려 찬 서리 가운을 받아 가을 채소 맛이 제대로 들었지요. 비록 지난 태풍 때 타격을 입어 잘 자라지 못한 작물도 있긴 하지만, 살아남은 채소들이 이렇게 잘 자라준 것만으로도 참 뿌듯하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번 주에 보내드리는 열무, 배추, 상추, 풋고추, 유채나물, 보라무, 당근, 브로콜리(또는 얌빈이나 대파) 등 정성껏 키운 유기농 채소들로 건강한 집밥 챙겨 드시길 바랍니다. 무가 제철을 맞았습니다. 지난주에는 일반적인 색깔의 흰색..

백화골 제철꾸러미 추천요리 - 2022년 스물세 번째 주 양배추 샐러드와 양배추 스테이크

파랗고 높은 하늘을 배경으로 주황색 전구처럼 매달린 감을 땁니다. 백화골 농장에 있는 감나무는 나이도 많고 키가 워낙 커서, 지붕 위에 올라가 긴 장대를 이용해도 겨우 나무 중간까지 밖에 따지 못한답니다. 곡예를 하듯 조심스레, 하나씩 하나씩 감을 따다보면 어느새 온몸이 가을 하늘빛에 물드는 것만 같습니다. 이번 주 농산물꾸러미에는 이렇게 수확한 감을 비롯해 양배추, 상추, 호박, 무, 양파, 감자, 브로콜리(또는 가지) 등을 보내드립니다. 요일에 따라 품목은 조금씩 변경될 수 있으니 참고해 주시고요. 올해 가을 양배추 농사가 제법 잘 되었습니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 한 번 더 보내드리고 있는데요. 양배추는 워낙 요모조모 쓰임새가 많은 채소라 부담 없이 이용하실 수 있을 거예요. 저희가 양배추를 보..

백화골 제철꾸러미 추천요리 - 2022년 스물두 번째 주 배추전

꾸러미 발송날 아침, 한겨울처럼 칼바람이 붑니다. 두꺼운 작업복으로 몸을 꽁꽁 싸매고 밭으로 나가 배추와 양배추 등을 수확합니다. 박스 가득 양배추를 담아 가파른 오르막길로 나르기를 몇 번 하니 어느새 추위는 어디론가 가버리고 오히려 땀이 나기 시작하네요. 그동안 정말 열심히 보살펴가며 키웠는데, 이렇게 묵직하게 자라준 모습을 보니 힘들어도 참 뿌듯합니다. 이번 주에 보내드리는 유기농 제철꾸러미 채소는 양배추, 배추, 상추, 풋고추, 청양고추, 순무(또는 콜라비), 말린 고춧잎, 호박(또는 브로콜리나 가지) 등입니다. 요즘 배추 값이 비싸다고 하는데, 이번 주에 배추를 보내드릴 수 있어 기분이 좋습니다. 부담 없이 드실 수 있는 크기의 소형 배추예요. 벌레들의 극성을 피해 최대한 빨리 수확해 보내드리려고..

백화골 제철꾸러미 추천요리 - 2022년 스물한 번째 주 들깨 보숭이

환절기가 되면서 점점 더 따뜻한 음식을 찾게 됩니다. 밥상 위에 올라오는 음식들도 생채소나 샐러드보다는, 보글보글 끓이거나 기름으로 볶아서 요리하는 종류가 부쩍 늘었습니다. 이번 주 농산물꾸러미에는 생땅콩, 감자, 양파, 풋고추, 들깨 보숭이, 순무(또는 콜라비), 호박(또는 가지나 브로콜리순), 만리향꽃 등을 넣어서 보내드립니다. 품목은 요일에 따라서 조금씩 바뀔 수 있고요. 감기 걸리기 쉬운 환절기에 백화골 채소들로 따뜻한 밥상 차려보세요. 이번 주에 소개해드리는 요리는 따뜻한 들깨 보숭이 튀김입니다. 들깨 보숭이는 아마 이름부터가 생소한 분들도 계실 것 같네요. 간단히 말하면 들깨의 꽃송이 부분을 튀긴 음식이에요. 들깨는 참 요모조모 쓰임새가 많은 식물이지요. 여린 초록색 깻잎은 따서 쌈을 싸먹고,..

백화골 제철꾸러미 추천요리 - 2022년 스무 번째 주 말린 브로콜리잎 나물

요즘 백화골에 머물고 있는 봉사자 중에 프랑스에서 온 마일리스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키가 아주 큰 친구인데, 비닐 하우스 안에서 일할 때 종종 키 큰 허리를 잔뜩 구부리고 지나다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왜 그런가 했더니, 거미줄을 망가뜨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랍니다. 자기는 거미들을 정말 좋아하는데, 거미가 저녁이면 자기가 쳐놓았던 거미줄을 먹고, 아침이면 새 거미줄을 짜곤 한다나요. 그래서 생각 없이 거미줄을 망가뜨리는 건 거미가 먹고 기력을 보충할 밥을 망가뜨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거미줄을 보면 몸을 잔뜩 구부려 피해간다는 겁니다. 다른 봉사자 수아 님도 채소 꾸러미 포장을 하다 작은 벌레들을 발견할 때마다 손으로 조심스레 벌레들을 받쳐 들고 벌떡 일어나 창문가로 가곤 합니다. 창문 너머에 있..

백화골 제철꾸러미 추천요리 - 2022년 열아홉 번째 주 호박잎 쌈밥, 호박잎 전

혹시 만리향이라는 나무를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꽃 피는 철이 되면 그 향이 만리까지 퍼진다고 해서 만리향이고 불리는데요. 백화골 농장 한 구석에 바로 이 만리향 나무가 있답니다. 늦여름에서 초가을 사이에 꽃이 피지요. 며칠 전부터 그 주변을 지날 때마다 어찌나 황홀한 향기가 나던지, 이 향을 저희만 맡는 것이 아쉬워 이번 꾸러미에 꽃송이 몇 가지씩이라도 넣어 보내드리자고 마음먹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발송 전날 확인하러 나무 앞에 가보니 이런, 그새 꽃이 다 져 있었어요. 자연 속에 살다보면 쏜살같이 빠르게 흐르는 시절의 속도를 늘 실감하게 됩니다. 이제 조금 있으면 또 찬바람 부는 겨울이 오겠지요. 붙잡고 싶어도 붙잡을 수 없는 이 가을의 순간들을 백화골 채소들에 담아서 보내드립니다. 이번 주 농산물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