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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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2005년~2006년

농사 시작, 모내기, 완두콩, 토마토, 고추 심기(2005년 4, 5월)

백화골 2009. 3. 3. 21:39

집이 다 지어지고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했다. 이웃들과 품앗이로 모내기를 하고, 완두콩과 토마토, 고추를 심었다. 모든 게 처음 해 보는 일이라 서툴고 어려웠지만 아주 행복한 시간들. 특히 일하다 마시는 막걸리 한잔의 매력이란...

골을 타거나 비닐 멀칭을 할 때 사용하는 관리기, 서툴러서 오후부터 밤 늦게까지 골을 타야 했다. 그것도 줄이 맞지 않아서 일할 때 고생을 많이 했다^^

엉성하게 골을 타고 서툴게 심었는데도, 잘 자라준 완두콩. 이것 저것 배울 게 많았던 완두콩 재배였다.

하얀 꽃망울이 아름다운 완두콩 꽃. 우리의 첫 수확물로 가슴 뿌듯하게 콩을 따고 포장해서 판매를 했지만, 전 해에 아주 좋았다는 완두콩 값은 폭락했다. 150평에서 10만원을 벌었다. 씨값, 비닐값, 기름값 등을 빼면 겨우 5, 6만원 정도가 순수익인 셈. 이런 상황이니 농촌 버리고 도시로 가는구나, 이렇게 농촌 현실이 힘든 것이구나 뼈아프게 느낀 시간들이었다. 공판장 출하 방법을 몰라서 농업기술센터, 농협 등을 부지런히 쫓아 다녔다. 나중에 알고 보니 공판장에 연락해서 지역을 돌아다니는 공판장 차에 작물을 넘기면 되는 간단한 일이었다.

토마토를 심었다. 첫 모종 내기는 실패했지만 좋은 모종을 구해와 이웃들과 품앗이로 심었다. 줄 간격을 얼마로 해야할지, 골을 몇 줄로 해야할지 주변 토마토 고수들을 찾아가 조언을 듣고 정식을 했지만, 모든 게 처음이라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고추를 2백평에 2천주를 심었다. 고추는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작물이었다. 심기도 가꾸기도...

아주 따뜻했던 어느 봄날 오후, 고구마를 심다가 이웃들과 막걸리를 마셨다. 장수 막걸리는 물과 공기가 좋아서인지 맛이 일품이다. 막걸리와 김치 몇 조각만 있어도 즐거운 시간...

윗집 용민이다. 일하는 동안 엄마를 항상 따라다니며 괭이나 삽을 들고 일하는 흉내를 낸다. 맨발로 흙을 밟는 것을 아주 좋아하는 예쁜 아이다.

이앙기로 모내기를 하는 선우아빠. 농사 중에선 벼농사가 제일 쉽다고 주변 농민분들이 이야기해서 시작했는데, 모내기부터 아주 힘들었다.

이앙기 다루는 게 서툴러서 3일 동안이나 빠진 자리를 메우며 손모를 내야 했다. 푹푹 빠지는 논에서 하루종일 허리를 굽히고 손으로 모를 심는 일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이 논은 우렁이 농법(우렁이를 논에 넣어 우렁이가 풀을 잡아주는 농법)으로 지었는데 물관리 실패로 우렁이가 다 죽어버려 풀도 손으로 다 뽑아주어야 했다. 그것도 한 여름 가장 더운 시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