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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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제철꾸러미/2006년~2010년

농촌에서 가장 바쁜 5월, 제철 농산물 가족회원제 발송 시작! (2006.05.23)

백화골 2009. 3. 4. 09:32

귀농 2년차, 지난 겨울 동안 1년 동안의 유기농사 경험을 토대로 미약하나마 새로운 농산물 판매 방식을 모색해봤다. 일단 우리가 붙인 이름은 “제철 농산물 가족회원제“. 이른 봄에 회원을 모집하여 봄부터 가을까지 매주 다양한 제철 농산물을 섞어 담아 보내는 방식이다. 

농부는 유기농사를 계속 지으며 자립할 수 있고, 회원들은 건강한 제철 유기농 채소를 저렴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직거래 방식. 겨울 동안 기획한 내용으로 토대로 실험적으로 가족과 지인들을 회원으로 모집하고 발송을 시작했다. 

5월 들어 바쁜 생활을 하고 있다. 최근 가지, 피망, 고추, 주키니 호박, 옥수수 등 많은 작물을 밭에 넣었다. 몇 가지 작물을 대량으로 하는 것 보다 다양한 작물을 조금씩 하려니 더 바쁘다. 게다가 새벽에 일어나서 하우스 문 열어주고 물주고, 산에 가서 이것저것 채취해 오고, 밭에 난 풀들 베어주는 일상이 시작되어 정신없이 하루가 흘러간다.

농산물 발송을 시작했다. 새벽에 일어나서 상추와 쌈채소를 따고 이것저것 준비하면 어느덧 택배 차 올 시간이다. 정성들여 준비한 만큼 받는 분들의 반응도 궁금했는데, 다들 잘 받았다고 좋아하셨다. 하지만 산나물에 대한 반응은 각양각색이었다. 

깊은 산에 있는 산나물이 더 좋을 것 같아서 일부러 백화산 정상까지 올라가서 원추리, 쇠별꽃, 쇠뜨기, 취, 오이풀 등을 모둠으로 섞어 보냈는데, 산채 비빔밥을 잘 해서 드셨다는 분도 계셨지만, 다른 건 처음 보는 거라 취나물만 골라서 드셨다는 분도 있었다. 산나물이 몸에 좋은 건 다들 잘 알고 있지만 익숙하지 않은 거라 어색했나 보다.

가족회원제 농산물들을 거의 다 심었다. 옥수수를 직파했는데 우려와는 달리 새들이 하나도 안 파먹었다. 무지하게 잘 자란다

콩은 무조건 잘 자란다. 완두콩이 싸리나무 지주대를 타고 하루가 다르게 올라간다.

위가 백다다기오이, 아래가 가시오이이다. 비슷하게 생겼는데 자세히 보면 조금 다르다.

오이지주대 세우는 법을 잘 몰라서 대충 눈대중으로 보고 와서 작업했는데, 지나가는 어르신들마다 한 말씀 하신다. 간격을 좁게 해서 부대낄 거라고. 아무튼 지주대 세워놓고 오이와 호박을 심어 놓으니 참 멋있다. 사실은 엉터리로 해 놓았으면서 스스로는 꽤 감탄하고 있다(^^).

주키니호박은 퇴비만 많이 넣어주면 아주 금방 자란다. 호박이 달리기 시작했다. 

벼룩벌레 습격으로 다 죽은 줄 알았던 배추가 포기가 차고 있다. 생선액비, 목초액, 자리공기피제 등을 치는 일도 지쳐서 거의 포기 상태였는데 날씨가 따뜻해지고 배추가 자라면서 벌레가 많이 줄었다. 시험삼아 어린 배추를 몇 포기 뽑아 김치를 담가 먹어보니 정말 맛있다.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아내가 해주는 김치만 먹다가 생애 처음으로 김치란 걸 담가봤는데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었다. 

양상추처럼 벌레 안 타는 작물이 좋다. 그냥 내버려두어도 잘 자란다. 포기가 차기 시작했다.

화학비료를 넣지 않고 퇴비로 키운 당근은 정말 맛있다. 씨앗을 넣고 한참이 지나도 싹이 안 나와서 걱정했는데 어느 순간 뾰족뾰족한 잎이 고개를 내밀더니 예쁘게 크기 시작했다. 

방울토마토 꽃이 보기 좋게 피었다.

청양고추, 일반고추, 풋고추용 고추, 꽈리고추, 피망 등 다양한 고추과 작물을 심었다. 다 비슷해 보이는데 참 여러 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