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울주군 두서면 내와길187/010-2375-0748(박정선), 010-2336-0748(조계환)/유기농인증번호 : 07100003

유기농 79

영화 ‘영혼의 순례길’과 2022년 첫 파종

아직 영하 10도. 많이 춥습니다. 항상 봄 되기 직전이 가장 추운 것 같아요. 그래도 햇볕이 좋은 날엔 낮에 일할 만하지만, 오늘처럼 흐린 날이면 두꺼운 옷을 입어도 손발부터 꽁꽁 얼어붙습니다. 하지만 추워도 이제 씨앗을 넣어야할 시기입니다. 오늘은 마침 눈이 녹아 비가 된다는 우수입니다. 우수라는 절기에 걸맞게 살짝 살짝 흩뿌리는 눈발을 맞으며 첫 파종을 했습니다. 2022년 백화골 농사 이제 시작합니다. 멀리 여행을 갈 수 없는 상황이라 여행자로 겨울을 보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여유롭게 쉬었습니다. 명상센터에도 가고, 책과 영화도 많이 보고, 아름다운 자연 속 산책길에서 걷기도 많이 걸었습니다. 이렇게 유유자적 보낸 겨울 농한기 동안 인상적으로 봤던 영화 얘기 한 편으로 올해 백화골 농사 일기를 ..

가을이 지나가는 순간

계절이 눈앞에서 달려가는 느낌입니다. 하루하루 단풍이 들며 숲 색깔이 바뀌는 것이 마술 같아요. 지나가는 시간이지만 순간순간을 알아차리고, 지금 눈앞에 펼쳐져 있는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행복하게 농사일을 합니다. 다행히 오랜만에 함께 유기농사를 지을 수 있는 봉사자들도 있어서 기운이 납니다. 백화골 2021년 가을 농사 사진과 기록입니다. 이번 가을 농사의 핵심 키워드는 열대거세미 나방입니다. 8월 중순에 배추와 양배추, 브로콜리, 콜라비 등을 아주심기 했는데 예년과 다른 일이 벌어졌습니다. 땅속에 알을 낳는 열대거세미 나방이 습격한 겁니다. 한반도 기온이 더워지며 열대지방에서 날아왔다는데 번식력이 엄청납니다. 방충망 역할을 하는 한랭사가 밖에서 날아오는 나비, 나방, 매미충을 막는 역할을 하지만 거세미..

힘든데 왜 유기농사를 지으세요?

“힘든데 왜 유기농사를 지으세요?” 기후 위기로 유기농사가 힘들어지니까 요즘 들어 이런 질문을 많이 받네요. 장수군 살 때는 주변에 유기농 농부들이 많아 교류도 잦았던 덕에 그냥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울주군으로 이사 온 뒤 주위에 유기농 농부가 거의 없다보니 유기농사 짓는 것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됩니다. 평소 친하게 지내는 유기농 농부들에게 한번 물어봤습니다. “유기농사를 지으면 온실가스를 줄여주어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다.” “쉽지 않지만 노력하면 유기농으로 농사지을 수 있다” “화학농약 사용으로 농촌에 우울증을 앓는 농민들이 많다” “퇴비를 재활용하여 건강한 순환의 고리를 만들 수 있다” “사람답게 사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독성물질 뿌린 농산물을 사람들에게 먹이고 싶지 않다” 오랜만에 연락하니..

길고 긴 가을 장마, 그래도 잘 자라주는 작물들이 고마워요

느닷없이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날씨도 서늘하고 폭염도 사라졌어요. 하지만 때 아닌 장마가 길게 이어집니다. 이 시절엔 원래 비가 안 와서 가을 작물 심고 물 주느라 바쁜 시기였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오히려 일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행히 올해는 아직까지 작은 태풍 하나만 슬쩍 지나간 터라 감사히 일하고 있습니다. 지난 여름 폭염은 정말 강렬했습니다. 낮에는 밖에 돌아다닐 수조차 없을 정도로 뜨거워서 새벽과 오후 늦게만 일을 했습니다. 해 뜨기 전에 밭에 나와 일 시작하고 해진 다음에 일 마치며 집에 돌아가는 기분은 참 좋았습니다. 다행이 그 뜨거운 날씨 속에서도 농작물들이 잘 자라준 덕에 하루하루 재미있게 농사일 하며 지냈습니다. 여름 밭 풍경은 푸릇푸릇 참 아름다워요. 올해는 토종 자색 찰옥수수(..

2021년 백화골 푸른밥상 유기농 제철꾸러미 회원을 모집합니다

안녕하세요, 백화골입니다. 최근에 한바탕 떠들썩했던 ‘파테크’ 소동을 생각해봅니다. 이상 기후의 영향을 받아 대파 가격이 엄청나게 오르면서, 사람들이 화분에 파뿌리를 심어놓고 새로 올라오는 잎 부분만 잘라서 먹는 이른바 ‘파테크’ 방식이 유행을 했지요. 문제는 이런 일이 한 두 번의 소동으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점입니다. 기후 변화는 나날이 더 심해질 테고, 그에 따라 작년의 감자, 참깨, 올해의 대파처럼 어느 날 갑자기 농산물 가격이 말도 안 되게 급등하거나 아니면 끝도 없이 폭락해버리는 일이 반복되겠지요. 저희는 날씨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농부이긴 하지만, 실제로 저희가 차리는 밥상이 흔들리는 농산물 가격에 영향을 받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거의 모든 식재료가 농산물 수급 시장을 거치지 않고..

밭 정리 농사 마무리, 2021년 유기농 농산물 제철꾸러미 회원 가입 안내

서두를 것 없이 차근차근 밭 정리를 해나갑니다. 이제 단풍도 다 져가는 11월의 산 아래 밭. 새소리와 물소리가 새삼스레 평화롭게 들립니다. 2020년 제철꾸러미 발송도 무사히 다 끝내고 마지막 마무리 농사일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장마에 태풍에 바이러스까지, 이런저런 일이 많았던 한해였지만, 그래도 즐거운 일이 기억에 많이 남는 감사한 한해였습니다. 하루하루 색이 변해가는 가을 단풍이 아름답습니다. 뉴스로 접하는 세상은 시끌시끌하지만 산 속은 조용할 뿐입니다. 밭 정리하며 농사일에 빠져봅니다. 태풍으로 많이 죽기도 했지만 그래도 살아남은 작물들이 있어서 브로콜리, 양배추, 배추, 무 등 가을 작물을 수확할 수 있었습니다. 살아남아 무럭무럭 자라준 채소들이 참 고마울 따름입니다. 태풍 이후에 죽은 작물을..

유기농 마늘 당근 토마토 수확, 여름 농사 시작

추운 초봄부터 파종하며 시작했던 2020년 농사가 이제 전반기를 마치고 여름 농사로 넘어갔습니다. 바이러스 때문에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는 이 시기에, 농사짓고 사는 일상을 변함없이 이어갈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론 조금 미안한 마음입니다. 하루빨리 바이러스가 사라지고 전세계인이 함께 어울리며 살 수 있는 날을 기다립니다. 올 봄 날씨가 농사짓기 좋았습니다. 사람들이 이동을 덜해서인지 공기도 더 맑아지고 지난 몇 년 동안 찾아왔던 이상기후도 사라졌습니다. 적당히 비가 내리고 지나치게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씨가 이어졌습니다. 맑은 공기 속에서 농사지으니 마음도 따라 평온합니다. 역대 최고로 잘 자란 완두콩, 작년에는 두더지가 싹이 올라오자마자 통 채로 먹어버려서 많이 속상했었는데,..

“제철꾸러미 발송, 한 달이 벌써 지났어요!”

늘 느끼는 것이지만 농사를 짓다보면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갑니다. 쑥쑥 자라는 채소들 따라 정신없이 보살피고 수확하고를 반복하다보니, 어느새 벌써 다섯 번째 꾸러미 발송을 앞두고 있네요. 푸릇푸릇하던 봄기운은 완연히 꺾이고, 이제 싱그러운 초여름 채소들이 수확을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그 동안 백화골은 지금까지 보냈던 5월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5월을 보냈습니다. 1년 중 최고로 아름다운 계절과 풍광 속에서, 1년 중 가장 바쁜 농사일들을 해내느라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게 지냈지요. 네, ‘여느 해가 다르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 올해는 이것이 얼마나 큰 특혜이자 축복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여느 때와 달라진 일상 때문에 힘들게 보내신 분들이 너무나도 많았으니까요. 물론 학교 급식이..

회원 모집 마감! 채소를 맛있게 먹는 한국의 음식문화, 소중한 유기농

요즘 백화골 밭은 하루하루 새로 심는 채소들로 메워지고 있습니다. 빈 밭이 다양한 채소들로 조금씩 모습을 바꾸어가는 모습을 보노라면, 마치 조각보를 이어 붙여 커다란 봄 이불 한 채 짓는 바느질꾼이 된 듯한 기분이 듭니다. 아직 여리디 여린 새싹들이지만, 올해는 또 어떤 모습으로 풍성하게 자라줄지 즐거운 마음으로 기대하며, 이 채소들을 함께 나누어주실 2020 백화골 제철꾸러미 회원 모집을 마감합니다. 올해도 잊지 않고 백화골을 찾아주신 오래된 단골 회원분들, 그리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기로 결심하신 신규 회원분들, 모두 다 정말로 감사할 따름입니다. 올해 또 어떤 자연의 변덕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 백화골 농부들의 마음은 그 어느 해보다도 더 잘 키워서 풍성하게 보내드리고 싶다는 의욕으..

백화골 푸른밥상의 유기농사법

1909년 미국 농림부 토양관리국장을 지냈던 히람킹 박사가 한국과 중국 농촌 지역을 여행합니다. 농가를 직접 방문해서 농사짓는 모습을 확인하고 시장에 나가서 가격까지 일일이 점검합니다. 관리나 학자들을 만나서 유기농의 역사까지 세세히 듣고 이를 기록합니다. ‘4천년의 농부’라는 책입니다. 히람킹 박사는 ‘4천년의 농부’에서 똥과 음식물 쓰레기 등 모든 유기물을 퇴비로 발효시켜 활용하고 황무지에 콩을 먼저 심어 땅심을 살리리는 등 다양한 유기농법을 활용하고 있는 한국과 중국의 농법이 아주 훌륭한 유기농법이라며 한국과 중국이 유기농법의 종주국이라고 평했습니다. 한국은 모든 유기물을 재활용하는 유기농사를 고조선 시대부터 지어왔습니다. 일제가 심어준 식민사관과 서구 사대주의에 물들어 우리가 관심 갖지 않았던 역..

백화골 소개 2019.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