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처서입니다. 우리의 24절기는 날씨의 변화와 그에 따른 농사일과 생활의 변화를 담고 있지요. 도시에 살던 시절에는 그런 게 있는지 신경조차 쓰지 않고 살았지만, 농사짓기 시작한 다음부터는 시절에 딱딱 들어맞는 24절기가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처서라는 말을 그대로 풀이하면 ‘더위를 처리한다’는 뜻이랍니다. 물론 처서 이후에도 땀 흘릴 날들이야 많이 남아있겠지만, 바람과 공기가, 햇살과 하늘이 확실히 달라진 것이 느껴집니다. 여름 동안 눅눅해졌던 이불을 제법 높고 청명해진 하늘 아래 펼쳐 말리며 이제 막 시작된 가을의 공기를 느껴봅니다. 단호박, 꽈리고추, 애호박, 쇠비름, 양파, 가지, 오이, 공심채, 호박잎 등 이번 주에 보내드리는 백화골 채소들이 미묘하게 변하기 시작한 이 자연의 느낌을 여러분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