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박정선, 조계환/울주군 두서면 내와1길3/유기농인증번호 : 07100003/연락처 : 010-2336-0748

농산물꾸러미 46

백화골 제철꾸러미 추천요리 - 2022년 열아홉 번째 주 호박잎 쌈밥, 호박잎 전

혹시 만리향이라는 나무를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꽃 피는 철이 되면 그 향이 만리까지 퍼진다고 해서 만리향이고 불리는데요. 백화골 농장 한 구석에 바로 이 만리향 나무가 있답니다. 늦여름에서 초가을 사이에 꽃이 피지요. 며칠 전부터 그 주변을 지날 때마다 어찌나 황홀한 향기가 나던지, 이 향을 저희만 맡는 것이 아쉬워 이번 꾸러미에 꽃송이 몇 가지씩이라도 넣어 보내드리자고 마음먹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발송 전날 확인하러 나무 앞에 가보니 이런, 그새 꽃이 다 져 있었어요. 자연 속에 살다보면 쏜살같이 빠르게 흐르는 시절의 속도를 늘 실감하게 됩니다. 이제 조금 있으면 또 찬바람 부는 겨울이 오겠지요. 붙잡고 싶어도 붙잡을 수 없는 이 가을의 순간들을 백화골 채소들에 담아서 보내드립니다. 이번 주 농산물꾸..

백화골 제철꾸러미 추천요리 - 2022년 열여덟 번째 주 양파 타르트

한 주 쉬고 인사드립니다. 추석 연휴는 잘 보내셨나요? 백화골에서는 주로 태풍 복구 작업을 하면서 추석 방학을 보냈답니다. 이번에 경주, 포항 지역을 휩쓸고 갔던 태풍 힌남노가 백화골에도 적지 않은 피해를 남겼거든요. 다행히 바람은 그리 세지 않아 시설물이 파손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밭 옆을 흐르던 작은 계곡물이 엄청난 규모로 불어나 범람하면서 밭 대부분이 잠기고 일부는 쓸려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마을로 들어오는 길이 아예 끊기는 바람에 한동안 고립되어 있기도 했고요. 감사하게도 피해 소식을 듣고 달려와 준 봉사자들이 쓰러진 작물은 일으켜 세우고, 흙 묻은 이파리 하나하나 닦아가며 밭 복구 작업을 도와준 덕에 지금은 많이 정상화 되었답니다. 호박, 감자, 풋고추, 상추와 깻잎, 양파, 가지(또는 오이)..

백화골 제철꾸러미 추천요리 - 2022년 열일곱 번째 주 노각무침

어느 새 추석 연휴가 코앞에 다가왔습니다. 이번에 보내드리는 열일곱 번째 꾸러미가 추석 전에 보내드리는 마지막 꾸러미가 되겠습니다. 다음 주는 추석 택배 대란을 피하기 위해 꾸러미 발송을 한 주 쉽니다. 열 여덟 번째 꾸러미는 추석 연휴가 끝나고 난 뒤인 14일(수)과 16일(금), 이렇게 보내드릴 예정이에요. 이번 주 보내드리는 농산물꾸러미에는 땅콩 호박(또는 멧돌호박), 찰옥수수, 애호박(또는 가지), 노각, 대파, 오이, 풋고추, 청양고추 등을 담았습니다. 이번 주에 보내드리는 채소들 중에서는 노각 무침을 소개해드릴까 해요. 노각에 처음 도전하는 분이라면 일단 거칠고 노란 껍질과 커다란 몸집에서부터 부담감을 느끼실 텐데요, 사실 한 번이라도 노각 무침을 만들어보신 분이라면 정말 쉽고 간단한 요리라는..

백화골 제철꾸러미 추천요리 - 2022년 열여섯 번째 주 쇠비름나물

이제 처서입니다. 우리의 24절기는 날씨의 변화와 그에 따른 농사일과 생활의 변화를 담고 있지요. 도시에 살던 시절에는 그런 게 있는지 신경조차 쓰지 않고 살았지만, 농사짓기 시작한 다음부터는 시절에 딱딱 들어맞는 24절기가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처서라는 말을 그대로 풀이하면 ‘더위를 처리한다’는 뜻이랍니다. 물론 처서 이후에도 땀 흘릴 날들이야 많이 남아있겠지만, 바람과 공기가, 햇살과 하늘이 확실히 달라진 것이 느껴집니다. 여름 동안 눅눅해졌던 이불을 제법 높고 청명해진 하늘 아래 펼쳐 말리며 이제 막 시작된 가을의 공기를 느껴봅니다. 단호박, 꽈리고추, 애호박, 쇠비름, 양파, 가지, 오이, 공심채, 호박잎 등 이번 주에 보내드리는 백화골 채소들이 미묘하게 변하기 시작한 이 자연의 느낌을 여러분께도..

`백화골 제철꾸러미 추천요리 - 2022년 열다섯 번째 주 땅콩호박

이번 주에는 조금 색다른 채소 한 가지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바로 땅콩호박이요. 백화골에서도 작년부터 재배하기 시작한 새로운 품목인데요. 생긴 모양을 보면 이름이 왜 땅콩호박인지 금방 알 수 있어요. 색깔도 그렇고, 마치 땅콩을 커다랗게 확대해놓은 것처럼 보이거든요. 매끈매끈 동글동글한 모양이 귀여워서 처음 보는 사람들도 일단 호기심을 가지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땅콩호박의 원래 이름은 ‘버터넛 스쿼시’예요. 미국이 원산지이며 북미 지역과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주로 많이 재배하다가 지금은 전 세계에서 폭넓게 재배하고 있는 품종이라고 해요.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들어 재배 농가가 늘면서 요즘에는 일반 마트에서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는데요. 백화골에서도 몇 년 전 마트에 진열된 땅콩호박을 처음 보고 호기..

백화골 제철꾸러미 추천요리 - 2022년 열네 번째 주 단호박 샐러드

서울과 중부권에는 비가 아주 많이 왔다는데, 남쪽 지방은 폭염이 이어집니다. 8월에 접어든 이후 최고 기온이 매일 35도를 넘어가고 있습니다. 백화골 농부들도, 백화골 농장에 머물며 농사를 도와주고 있는 봉사자들도, 모두 조금씩 어질어질한 상태로 농사일을 합니다. 다들 밥 먹는 양이 줄긴 했지만, 다행히 입맛을 아예 잃어버린 사람은 아직 없습니다. 여러분들에게 보내드리는 채소들이 백화골 밥상 위에도 똑같이 올라옵니다. 특히 8월 한 달 간 백화골에 머물기로 한 포르투갈 봉사자 친구들이 엄격한 채식주의자들이라, 요즘엔 된장찌개도 멸치 없이 끓이고, 김치도 액젓이 들어가지 않은 사찰식 김치로 식단을 꾸리고 있답니다. 평소에도 거의 우리 채소들로만 밥상을 차리긴 했지만, 이렇게 엄격하게 다른 요소들을 배제하고..

백화골 제철꾸러미 추천요리 - 2022년 열세 번째 주 가지구이

회원분들에게 꾸러미 보낼 때 변동 사항을 적어놓는 노트가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빽빽합니다. 휴가를 떠나시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요일 변경이나 주소 변경을 요청하신 분들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다들 어디로 휴가를 가셨을지 궁금합니다. 백화골 농부들은 농사철이 끝난 뒤 긴 겨울 휴가를 갖는 대신, 여름철에는 단 하루도 농장을 비우지 못한답니다. 땡볕에 하루라도 작물들 물 관리를 소홀히 했다가는 다 타 죽어버릴 지도 모르니까요. 작물에 극성스럽게 달려드는 벌레들도 매일 관찰하며 지켜봐야 하고요. 농사짓기 시작한 뒤로 한 번도 여름 휴가를 가본 적은 없지만, 여름을 심심하게 지내본 적도 없는 것 같아요. 휴가길 떠난 김에 백화골에 들렀다 가는 친구나 지인 분들이 꽤 많이 있거든요. 혹시 꾸러미 회원분들 중에..

백화골 제철꾸러미 추천요리 - 2022년 열두 번째 주 콩잎찜

이른 아침, 온 마을이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스피커로 이장님이 마을 방송을 하시네요. “삼복 더위에 얼마나 노고가 많으십니까. 오늘 중복이라고 농협에서 수박을 보내왔으니 낮에 시원한 마을 회관으로 나오셔서 수박 잡수시기 바랍니다.” 시골에 살아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장님이 하는 마을 방송은 여름엔 보통 아침 6시 정도에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6시면 마을 사람들 모두 한참 전에 일어나 급한 밭일 마치고 허리 한 번 펴고 있을 때쯤입니다. 이른 시각이라고 뭐라 하는 사람은 당연히 없을 뿐더러, 어르신들 대부분은 귀가 안 좋으시기 때문에 커다란 스피커 소리도 당연하게 생각하십니다. 백화골에 잠시 머무는 봉사자들만 아침에 깜짝깜짝 놀라곤 하지요. 아무튼 이장님 방송 덕분에 오늘이 중복이라는 걸 알았네요. 전국..

백화골 제철꾸러미 추천요리 - 2022년 열한 번째 주 삼색 옥수수

이번 주에는 드디어 옥수수 수확을 시작했어요. 옥수수는 키가 큰 만큼 바람에 약한 편인데, 올해는 아직까지 큰 바람이 분 적이 없어서 옥수수가 한 번도 쓰러지지 않고 늠름하게 잘 자라주었답니다. 백화골에서는 올해 세 가지 종류의 옥수수를 심었어요. 삼색옥수수, 자색 쥐이빨 옥수수, 강원도 찰옥수수. 이렇게 세 가지 종류의 옥수수를 시간차를 두고 차례대로 심었는데요, 이번 주에는 첫 번째로 심은 삼색옥수수를 수확해 보내드리고 있어요. 두 번째와 세 번째로 심은 옥수수들도 지금까지는 잘 자라고 있긴 한데, 옥수수를 집중 공격하는 신종 해충인 열대거세미나방과 태풍이라는 변수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무사히 수확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네요. 농사라는 것이 다 그렇지만, 농부는 그저 수확할 때까지 그냥 할 수 있는 만..

백화골 제철꾸러미 추천요리 - 2022년 열 번째 주 알감자 조림

이번 주에도 백화골 유기농 제철꾸러미에는 풍성하게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여름 채소들을 정성껏 담아 보내드리고 있는데요. 가지, 애호박, 오이, 풋고추, 방울토마토 같은 열매채소와 상추, 깻잎, 포기상추, 근대 같은 잎채소, 당근, 알감자 같은 뿌리 채소가 골고루 섞여있어요. 매주 같은 종류 농산물이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품목 구성은 요일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는 점 참고해주시고요. 이번 주에 소개해 드릴 요리는 알감자 조림이에요. 따로 요리법 소개가 필요한가 싶을 정도로 쉽고 간단한 요리이긴 하지만, 지난번에 말씀드린 대로 저희 백화골 블로그를 통해 안내해 드리는 요리법들은 초보자들을 위한 것이니까요. 요리 초보인 분들 중에는 아마 알감자를 이용한 요리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분들도 많으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