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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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2023년~2024년

유기농 진딧물 방제 방법

백화골 2023. 5. 26. 21:25

 

건강과 환경 보호를 위해서 유기농사를 시작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병충해 방제가 참 어렵지요. 특히 이맘때는 진딧물 때문에 골치 아픈 시기입니다.

 

저희는 유기농제철꾸러미 농사를 지으며 20년째 유기농 농사를 짓는 백화골푸른밥상 농장입니다. 그동안 선배들에게 배운 방법과 저희가 경험을 통해 알게 된 방제법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모두 친환경육성법에 따른 유기농인증 농가에서 할 수 있는 합법적이고 실용적인 방법입니다. 농사 관련된 용어들은 참 어렵게 표현한 말이 많습니다. 최대한 간단하고 쉽게 풀어서 정리했습니다.

 

단, 저희가 사용하는 방법도 날씨나 땅 상황에 따라 잘 안 들을 수도 있다는 점 참고하시구요,

 

1. 무당벌레

진딧물을 제일 잘 잡아먹는 칠성무당벌레

 

 

무당벌레 유충이 진딧물을 먹는 모습입니다

 

무당벌레는 진딧물을 먹고 삽니다. 점이 28개 있는 28점무당벌레만 채소를 먹는 해충이구요, 대부분의 무당벌레는 진딧물을 하루에 500마리 이상 먹어 치웁니다. 이른 아침에 밭 주변 쑥 같은 잡초가 자라는 곳을 들쳐보면 무당벌레가 보입니다. 양파망 같은 곳에 잡아 모아서 진딧물이 오기 전이나 후에 작물에 두세 마리씩 놓아주면 며칠 뒤 진딧물이 사라집니다. 천적을 활용한 방법인데, 유기농 진딧물 방제에서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2. 난황유

계란노른자와 식용유, 물을 섞어서 만드는 난황유는 농촌진흥청에서 실험과 연구를 통해 권장하는 방식입니다. 흰가루병과 진딧물 방제에 활용됩니다. 계란노른자가 햇볕을 받으면 딱딱해지고 그 때 기름기가 벌레의 숨통을 막아 방제하는 방식입니다. 미리미리 방제하면 내성도 안 생기고 상당히 잘 듣습니다.

 

20리터 통 기준으로 물 50ml + 계란노른자 1개(약 15ml) → 3분 믹서기 + 식용유 60ml → 5분 믹서기로 갈아서 사용하시면 됩니다. 단, 현재 친환경육성법상에서 유기농에서는 유전자조작식품(GMO) 관련 제품은 사용하면 안 됩니다. 미국, 브라질, 캐나다, 아르헨티나산 콩, 옥수수 기름 등은 대부분 GMO제품인 경우가 많으므로 유럽산 해바라기유나 포도씨유 등을 사용하셔야 합니다. 예방할 때는 10일 간격, 병 발생 후 치료 목적으로는 5일 간격으로 작물에 흠뻑 살포합니다. 이른 새벽에 뿌려주는 것이 제일 좋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해질녘에 뿌려도 됩니다.

 

3. 유기농살충제

 

살충제도 유기농 살충제가 있습니다. 사람이 먹어도 되는 안전한 것이지만 벌레는 방제합니다. 농촌진흥청에서 엄격한 심사를 거쳐 유기농인증을 받은 제품을 사용하시면 됩니다.

유기농농자재검색 

농약사 같은데서 “이거 친환경에요”라고 파는 제품 중에는 친환경이 아닌 제품도 있습니다. 반드시 인증 번호를 검색하고 사용하시면 됩니다.

 

인터넷쇼핑몰에서 ‘유기농진딧물살충제’라고 검색하신 후 인증번호를 확인하고 사용하시면 됩니다.

 

3-1. 식물추출물 유기농살충제

주로 제충국, 계피기름, 고삼뿌리, 님오일 등을 원료로 만든 제품들입니다. 제충국은 한자어로 벌레를 제압하는 국화라는 의미입니다. 고대로부터 방제에 활용되었구요, 향이 강한 계피기름, 고삼뿌리, 님오일 등도 오랜 역사를 가진 유기농살충제입니다. 예방목적일 때는 사용설명서에 1000배로 희석하라면 1000배로, 벌레가 많이 발생하면 700배나 500배로 희석하면 좋습니다. 1000배는 20리터 통 기준으로 하면 20,000ml를 1000으로 나누는 의미입니다. 그럼, 20ml를 20,000mml(20리터)의 물에 섞는 것입니다. (예 : 충박멸, 응진싹)

 

3-2. 미생물 유기농살충제

시중에 다양한 미생물 유기농살충제가 나와 있습니다. 말 그대로 미생물이라 인체에는 무해하지만 벌레만 방제합니다. 식물추출물 유기농살충제와 비슷하게 사용하시면 됩니다. (예 : 총진싹)

 

4. 실제 사용 방법

4-1. 유기농토양살충제를 심기 전에 뿌려준다

 

사진처럼 작물을 심기 전에 유기농토양살충제를 뿌리 부분에 뿌려주고 싶으면 진딧물이나 해충이 줄어듭니다. (예 : 충사탄 입제, 총진싹 입제)

 

4-2. 무당벌레와 난황유를 기본으로 활용

무당벌레를 넣어주고 난황유를 기본으로 예방 방제하면 좋습니다.

 

4-3. 진딧물이 극성이면 난황유에 유기농살충제를 섞어준다

진딧물이 너무 많아져서 안 잡히면 난황유에 유기농살충제를 함께 희석해서 뿌려주면 더 강력한 유기농살충제가 됩니다. 유기농살충제를 섞어줄 때는 먼저 난황유에 물을 조금 섞어준 다음에 넣어줍니다. 한꺼번에 붓는 것이 아닙니다. (예 : 난황유 + 충박멸 또는 응진싹)

 

4.4. 난황유+유기농살충제+유황

위에 방법으로도 안 들으면 난황유에 유기농살충제 유기농인증받은 유황액제를 함께 희석하면 더 강력해집니다. 단, 유황을 섞을 때는 식물추출물 유기농살충제를 사용합니다. (예 : 난황유 + 충박멸 + 칼에스석회유황)

 

 

미리미리 계획을 세워 예방하면 유기농으로도 농사를 잘 지을 수 있습니다

 

사실 유기농 방제는 땅심을 살리는 일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화학농처럼 그냥 화학비료 화학농약으로 농사짓는 것이 아니라, 가을에 낙엽이나 왕겨, 채소찌꺼기 등을 땅에 넣고 뒤집어주면 땅심이 좋아집니다. 땅이 좋아지면 병충해가 확 줄어듭니다.

 

특히 유기농 방제의 기본은 예방입니다. 벌레가 이미 잔뜩 찾아온 다음에는 완전히 방제하기가 어렵습니다. 병충해가 찾아오기 전에 미리 계획을 세우고 방제해야 합니다.

 

그리고 유기농 방제는 화학농 방제처럼 완벽하게 깨끗하게 키우기는 어렵습니다. 어느 정도는 벌레와 같이 가는 것을 각오해야 합니다. 작물에 벌레 자국이 있더라도 더러운 것이 아닙니다. 식물을 먹는 벌레는 오히려 깨끗합니다. 역설적으로 겉만 깨끗하고 온갖 화학합성농약으로 가득한 일반 채소가 오히려 더럽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기농사에 익숙해지려면 벌레먹은 농산물에 친해져야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