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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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제철꾸러미/2016년~2021년

2017년 백화골 유기농 제철꾸러미 아홉번째 주 발송, 장마 시작

백화골 2017. 7. 8. 10:10

브로콜리에서 큰 애벌레가 나와 깜짝 놀랐다는 회원분의 문자메시지를 받았습니다. 매년 브로콜리 때문에 비슷한 문의를 받곤 합니다. 브로콜리나 양배추는 나비들이 워낙 사랑하는 채소라 끊임없이 알을 낳고, 이 알은 부화되어 나비 애벌레가 됩니다. 그리고 가끔 채소 깊숙이 숨어들어간 애벌레를 발견한 회원분은 깜짝 놀라게 되는 것이죠.


벌레를 방제하기 위해 백화골 농부들은 온갖 수를 다 쓰고 있답니다. 나비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활대를 꽂아 방충망을 치고, 1주일에 한 번씩 벌레들이 싫어하는 천연 식물 기피제도 뿌려주고, 포장할 때는 눈을 부릅뜨고 오랫동안 찬찬히 들여다보며 벌레가 들어있진 않은지 확인합니다. 그래도 가끔 이렇게 벌레가 숨어 가는 경우가 생기곤 합니다.


벌레가 나오면 징그럽고 깜짝 놀라는 것이야 누구나 마찬가지일 거예요. 하지만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건 벌레가 나왔다고 해서 더럽거나 먹을 수 없는 채소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눈으로 봤을 때 말끔하고 벌레 나올 걱정은 없지만, 온갖 화학농약을 뒤집어쓰며 자란 채소야 말로 깨끗하지 못한 채소라고 생각합니다.


벌레 방제를 위해 저희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회원여러분께서도 조금 더 너그러이 이해해주시길 부탁드려요. 그리고 이미 많이 이해해주시고 계신 회원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작은가족회원 기준으로 아홉 번째 주 유기농제철꾸러미 발송 품목은 콜라비, 상추, 애호박, 양배추, 풋고추, 바질, 근대, 치커리, 당근 등입니다. 다른 주도 마찬가지지만 이번 주는 특히 더 요일에 따라 조금씩 변동사항이 있으니 참고해주시고요.


 

콜라비는 밭에 남아있던 것 마지막으로 수확해서 보내드립니다.

상추는 꾸러미의 기본 채소인 만큼 가능하면 매주 빼놓지 않고 보내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번 주에도 상추 씨앗을 새로 또 파종할 계획이랍니다.

애호박 이번 주에도 탐스럽게 자란 열매들 하나씩 보내드리고 있고요.

양배추는 노지에서 수확한 것 보내드려요. 몇 주 전에 보내드렸던 것은 껍질이 얇은 품종이었고요, 이번에는 우리가 보통 흔하게 먹는 품종의 껍질이 두꺼운 양배추예요. 양배추 찜 해서 된장 쌈 올려 드셔보세요.

풋고추는 제철을 맞아 많이 열리기 시작했어요. 이번 주엔 넉넉히 배정해서 보내드립니다. 맵지 않은 아삭이 풋고추라 매운 걸 잘 못 드시는 분도 안심하고 드실 수 있어요.

바질은 올해 처음으로 인사드려요. 향으로 먹는 채소인 만큼 한 두 잎씩만 요리에 넣어도 맛이 확 달라진답니다. 바질 페스토를 만들어 스파게티나 빵과 함께 드셔도 좋고요, 고기나 생선 요리를 할 때 조금씩 넣으셔도 좋답니다. 아니면 그냥 다른 채소들과 함께 볶아서 드셔도 괜찮아요.

근대는 된장국에 넣거나 볶아서 드시면 되고요,

치커리는 상추와 함께 샐러드를 만들어 드시거나 쌈으로 활용해주세요. 쌉싸름한 맛이 더운 여름철 입맛 살리는 데 좋답니다.

당근은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 한 번 더 보내드려요, 가을 당근 수확하는 시기인 10월 전까지는 이제 당근 발송 계획이 없으므로 참고해주시고요.

 

 

78일 백화골 & 사람들



두 달 동안 거의 비가 안 오더니 지난 1주일 동안은 정말 비가 많이 오네요. 작년 이상 기후로 유기농사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던지라 올해는 봄부터 몇 배 더 노력해서 농산물을 잘 키워왔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독한 가뭄과 폭우가 이어지는 장마 앞에서는 농부의 노력도 무용지물이네요. 비 맞으며 농산물 수확하고 발송 작업하느라 이번 주에는 꾸러미 농산물 사진 찍을 시간조차 없어서 업데이트가 늦어졌습니다. 비 맞고 일했더니 감기까지 걸려서 조금 어려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희 블로그 글 첫머리에 올리는 글은 꾸러미 회원분들 박스에 넣어서 같이 보내드리는 안내문 첫머리 글이리기도 한데요, 이번 주엔 업데이트가 늦는 바람에 회원분들께서 먼저 박스에 동봉된 안내문 글을 읽으셨지요. 그리고 이번 주에 회원분들에게서 받은 문자들이에요. 이렇게 감사한 회원분들 덕분에 감기에 걸려 콜록콜록 하면서도 힘내서 일할 수 있었답니다. 참 고맙습니다.


방금 택배를 받고 벌레에 대한 안내글을 읽었습니다. 저희집은 한 달 전쯤 채소에 딸려온 달팽이에게 이름도 지어주고 키우고 있답니다. 채소 뒷면에 붙어있는 줄 모르고 냉장고에 넣고서 며칠 후에 발견했는데도 죽지 않고 살아있어서 생명의 경이를 느꼈어요. 5, 3살 아이들이 매일 보며 좋아합니다. 덕분에 자연관찰 하고 있어요. 벌레가 딸려오는 걸 저희집은 환영하니 너무 꼼꼼히 검사하지 말아주세요. ^^ 날씨가 덥고 습한데 건강관리 잘하시길 바라고요, 늘 싱싱하고 맛있는 채소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브로콜리에서 나온 벌레를 아이들에게 나비 애벌레라고 설명도 해주고 서로 신기해했어요. 맛있게 먹겠습니다. 고생하며 키우신 농산물 가급적 버리지 않고 다 먹어보자 하고 있어요.”


이번 주 안내글에 브로콜리에서 벌레가 나왔다는 문자메시지에 대한 입장을 이야기해 주셨네요. 유기농 농산물 특성에 대해 자세히 안내해주셔서 다시금 깨닫게 되고, 백화골에서 노력하시는 분들의 노력과 수고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어요. 제가 유기농 채소들을 감사하게 먹으면서도 지난번에 엄청 깜짝 놀라서 알려드린다는 것이 그냥 이해해야 하는 부분이었는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껏 농작물을 정성껏 키우셨는데 벌레가 있다고 좋은 채소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느껴지셨을 것 같아요. 백화골에서 열심히 농사를 지은 분들에게 실례가 되진 않았나 싶네요. 안내글로 이야기해주셔서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에 다시금 문자 보냈어요. 그럼 이번 한 주도 무더위에 건강 유의하시고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