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울주군 두서면 내와길187/010-2375-0748(박정선), 010-2336-0748(조계환)/유기농인증번호 : 07100003

제철꾸러미 198

2017년 백화골 유기농 제철꾸러미 열다섯번째 주 발송, 늦장마

지난주에 택배 발송과 관련해 작은 사고가 있었답니다. 목요일 오후 우체국으로부터 갑작스레 연락이 왔습니다. 수요일에 발송한 백화골 꾸러미 상자들을 포함해, 장수 지역 택배 상자들을 싣고 서울 쪽으로 올라가던 우체국 탑차가 사고가 나는 바람에 화물 절반 이상이 파손되어 배송이 어렵게 되었으니, 혹시 택배를 못 받은 회원들은 없는지 확인해달라는 내용이었어요. 목요일에 택배 받으시는 회원분들에게 얼른 전체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기다리는데, 답문자들이 속속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역시나 택배를 받지 못했다는 내용인가, 하고 문자들을 열어보다가 백화골 농부들은 감동하고 말았어요. “우리 집은 잘 도착했으니 염려하지 마세요.” “운전기사분은 무사하신가요? 큰 사고가 아니었으면 좋겠네요.” 수십 통의 답문자들이 모두 운..

2017년 백화골 유기농 제철꾸러미 열네번째 주 발송, 방울토마토가 방울방울

태풍이 온다고 해서 바싹 긴장하고 있다가 다행히도 옆으로 비껴간 덕에 한시름 놓았습니다. 그리고 태풍 추이를 지켜보며 본밭에 내다 심기를 미루고 있던 양배추와 브로콜리 모종을 주말 동안 모두 심었답니다. 이미 한 달 전에 씨를 넣고 키워왔던 모종들입니다. 여름의 한복판에서 가을 농사를 준비하고, 겨울이 시작될 무렵에는 이미 내년 농사를 계획하지요. 하루에도 몇 번씩 일기예보를 들여다볼 만큼 실시간으로 변하는 날씨에 민감하면서도, 동시에 늘 계절을 앞서 생각해야 하는 것이 농사랍니다. 현재와 미래가 늘 겹쳐지는 셈입니다. 농사뿐 아니라 다른 모든 일들도 다 마찬가지겠지요. 조만간 무럭무럭 자라날 가을 채소들을 생각하며, 그리고 언제 그렇게 더웠냐는 듯이 솔솔 불어올 가을 소슬바람을 생각하며 지금의 삼복더위..

2017년 백화골 유기농 제철꾸러미 열세번째 주 발송, 녹아내리는 여름

여름을 대표하는 채소와 과일들은 많이 있지요. 그중에서도 하나만 말하라고 한다면 백화골 농부는 첫 번째로 옥수수를 꼽겠습니다. ‘여름’ 하면 노랗게 잘 익은 옥수수가 떠오르고, ‘옥수수’ 하면 매미가 하염없이 울어대는 뜨거운 한여름이 떠오릅니다. 옥수수는 마치 축제와도 같은 채소라고 생각합니다. 한 끼 식사로 때우기 위해 먹는 음식도 아니고, 반찬으로 먹으려고 힘들여 요리하는 채소도 아니지요. 여름방학 때 외갓집에 가면 할머니가 한 솥 가득 쪄주시던 간식거리, 잠도 안 오는 열대야에 바람 드는 골목 평상에서 온 식구가 둘러 앉아 나눠 먹던 밤마실 야식. 여러분은 옥수수에 대해 어떤 기억들을 가지고 계신가요? 이번 주에 보내드리는 백화골 옥수수가 정겨운 추억까지 함께 배달해 드렸으면 좋겠네요. 그럼 이번 ..

2017년 백화골 유기농 제철꾸러미 열두번째 주 발송, 폭염과 장맛비

회원분들에게 농산물 상자에 같이 넣어 보내드리는 안내장을 프린터로 출력하는데 며칠 전부터 자꾸만 중간에 용지가 걸립니다. 몇 번을 낑낑대며 종이를 억지로 잡아 빼내고 다시 출력하기를 반복하다가 답답해서 프린터 회사 A/S 센터에 전화를 해봤습니다. 담당자분이 한숨을 푹 쉬면서 하루 종일 똑같은 내용의 전화를 받고 있다고 하시네요. 고온다습한 날씨 탓에 종이가 습기를 먹어서 자꾸만 용지걸림이 된다는 것입니다. 전국의 수많은 사람들이 나와 똑같은 문제를 겪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왠지 조금 위안이 되는 기분이었어요. 요즘 많이 더우시죠? 매년 겪는 더위지만 이렇게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될 때마다 새삼스레 놀라곤 합니다. 맞아, 여름이 이렇게 더운 거였지, 하고 말이에요. 땡볕에 밭에서 일하는 농부도 덥지..

2017년 백화골 유기농 제철꾸러미 열한번째 주 발송, 푸른 채소

“한국 사마귀는 아주 작네요. 태국 사마귀는 이보다 훨씬 커요.” 백화골에는 늘 농사일을 도와주는 세계 자원봉사자 친구들이 머물고 있는데요, 요즘 농사 도우미로 머물고 있는 태국 친구가 밭에서 사마귀를 보더니 이렇게 말하네요. 모르시는 말씀! 채소도 떡잎부터 시작해 거대한 크기로 자라나듯이, 곤충도 시절에 따라 모습이 달라진답니다. 7월의 사마귀는 아직 새끼손가락만 한데다 색깔도 연두색에 가깝지만, 10월이 되면 진녹색에 몸집이 거의 대여섯 배 가까이 커지지요. 어디 사마귀뿐일까요. 농사일을 하다보면 모든 곤충들이, 나무가, 풀이, 그리고 사람도 시절에 따라 조금도 멈추지 않고 변하는 것을 늘 느낄 수가 있답니다. 백화골 채소들도 마찬가지고요. 철에 따라 나오는 채소가 달라지는 것은 물론이려니와, 같은 ..

2017년 백화골 유기농 제철꾸러미 열번째 주 발송, 매미 소리 가득한 7월

장마가 시작되고 며칠 동안 폭우와 가랑비, 잠깐 동안의 소강 상태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역에 따라 편차가 심해 강원도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선 물난리가 나고 심각한 피해를 입기도 했지요. 백화골이 있는 장수 지역은 비가 많이 오고 있긴 하지만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습니다. 단, 비가 와도 밭에서 꼭 해야 할 일은 해야 하는 게 농부의 생활이다 보니, 몇 번 비를 맞으며 일하다가 그만 여름 감기에 걸리고 말았답니다. 여러분은 이 장마철을 어떻게 보내고 계신지요. 부디 감기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시고요, 휴가 다녀오시는 분들도 많던데 날씨가 좋지 않더라도 가족들과 소중한 시간 보내고 오시길 바랍니다. 참, 휴가 때문에 정해진 날에 택배 받기 어려운 분은 임시로 배송 요일을 옮기시거나(화목토 중 선택), 친구나..

2017년 백화골 유기농 제철꾸러미 아홉번째 주 발송, 장마 시작

브로콜리에서 큰 애벌레가 나와 깜짝 놀랐다는 회원분의 문자메시지를 받았습니다. 매년 브로콜리 때문에 비슷한 문의를 받곤 합니다. 브로콜리나 양배추는 나비들이 워낙 사랑하는 채소라 끊임없이 알을 낳고, 이 알은 부화되어 나비 애벌레가 됩니다. 그리고 가끔 채소 깊숙이 숨어들어간 애벌레를 발견한 회원분은 깜짝 놀라게 되는 것이죠. 벌레를 방제하기 위해 백화골 농부들은 온갖 수를 다 쓰고 있답니다. 나비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활대를 꽂아 방충망을 치고, 1주일에 한 번씩 벌레들이 싫어하는 천연 식물 기피제도 뿌려주고, 포장할 때는 눈을 부릅뜨고 오랫동안 찬찬히 들여다보며 벌레가 들어있진 않은지 확인합니다. 그래도 가끔 이렇게 벌레가 숨어 가는 경우가 생기곤 합니다. 벌레가 나오면 징그럽고 깜짝 놀라는 것이야 누..

2017년 백화골 유기농 제철꾸러미 여덟번째 주 발송, 반딧불이의 계절

힘겨웠던 6월도 어느덧 지나가고 이제 7월입니다. 7월부턴 장마가 시작된다고 하는데 정말 비가 오긴 올까요. 헛된 기다림에 지친 주변 농민들은 이제 비가 올 거라는 일기예보도 잘 믿어지지 않는 듯합니다. 백화골에선 요즘 한차례 수확이 끝난 밭에 새 작물들을 심고 있는데, 땅이 돌덩이처럼 딱딱해 호미도 삽도 잘 들어가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래도 다행히 마르지 않고 나와 주는 샘물이 밭 주변에 있어 아껴가며 작물들에게 물을 나누어주고 있답니다. 한모금의 물에도 다 죽어갈듯 말라가던 작물이 이제 살겠다는 듯이 조금 어깨를 펴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기도 하고 생명력이 참 강인하기도 하구나 싶습니다. 끈질긴 생명력으로 버틴 백화골 채소들, 이번 주에도 가족회원분들의 푸른밥상을 위해 찾아갑니다. 작은가족회원 기준으..

2017년 백화골 유기농 제철꾸러미 일곱번째 주 발송, 장마 대신 폭염

장마 대신 폭염이 왔습니다. 백화골 농부들은 하루 종일 벌컥벌컥 물마시기 바쁘답니다. 갑작스런 더위에 건강들은 괜찮으신지요. 한낮엔 그렇게 덥다가도 밤엔 기온이 뚝 떨어지기 때문에 감기 걸리기 쉬운 요즘입니다. 정성껏 키운 백화골 채소들이 가족회원분들의 건강을 챙기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면 좋겠습니다. 이번 주엔 노지에서 수확한 햇감자와 햇양파가 인사드립니다. 땅에서 갓 캐낸 감자와 양파는 딱 그 때에만 맛볼 수 있는 특유의 햇 맛이 있답니다. 막 쪄낸 제철 햇감자의 맛으로 폭염을 이겨보시는 건 어떨까요. 작은가족회원 기준으로 여섯 번째 주 유기농제철꾸러미 발송품목은 햇감자, 상추, 애호박, 햇양파, 브로콜리, 오이, 근대, 케일(또는 완두콩), 풋고추 등입니다. 햇감자는 노지에서 바로 수확해서 보내..

2017년 백화골 유기농 제철꾸러미 여섯번째 주 발송, 손끝이 오디 빛으로 물드는 6월

요즘 백화골 근처 숲 여기저기선 특별한 잔치가 벌어지고 있어요. 뽕나무마다 오디가 먹음직스럽게 익어가고 있거든요. 새들도, 야생동물도, 사람도 뽕나무 앞을 지날 땐 가던 걸음을 멈추고 오디 따먹기 바쁘답니다. 이렇게 맛있는 열매를 우리만 먹기엔 아깝다는 생각에 열심히 오디를 따서 잼을 만들어 보내드리기 시작한 것이, 이제는 매년 이맘때의 백화골 꾸러미 인기 품목으로 자리 잡게 되었네요. 6월을 즐기는 또 하나의 소박한 즐거움, 이번 주엔 백화골표 오디잼 인사드립니다. 작은가족회원 기준으로 여섯 번째 주 유기농제철꾸러미 발송품목은 오디잼, 아욱, 잎상추, 포기상추, 통 비트(또는 양상추), 모듬 치커리, 완두콩, 오이 등입니다. 오디잼은 백화골 주변 숲 속에서 자라나는 뽕나무에서 까맣게 잘 익은 오디를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