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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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2023년~2024년

비바람 몰아치는 2월 장마, 그래도 파종하니 설렙니다

백화골 2024. 2. 22. 10:22

유기농 21년차에 2월 장마는 처음입니다. 10일 째 비바람이 계속됩니다. 북쪽 지방은 눈까지 많이 온다는 데 남쪽인 이곳 울주군에는 비만 계속 내립니다. 이상한 날씨가 올해는 농사 시작할 때부터 닥쳤습니다. 그래도 마냥 좋은 날씨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는 일. 비바람 속에서 파종을 했습니다.

 

때 아닌 2 월 장마가 계속됩니다

 

창고에 정리 두었던 온열 장비와 모종 담요를 꺼내 점검하고 파종 준비를 한 뒤, 배추와 브로콜리, 양배추, 콜라비, 청양고추, 아삭이 고추 등 주요 작물들 씨를 넣었습니다. 햇볕이 부족해서 모종 보살피는 일이 여간 힘든 게 아니네요. 하지만 나쁜 날씨에도 힘차게 흙 밖으로 얼굴을 내민 모종들을 보니 기운이 납니다. 다시 한 해 농사가 시작된다고 생각하니 설레는 마음이네요. 곧 찬란한 봄이 오기를 기다립니다.

 

잠깐 비 그친 틈에 파종을 했습니다

 

작년 농사 마치고 겨울 동안 이탈리아, 이집트, 튀르키예를 거쳐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대부분 팜스테이를 하며 다른 나라의 농사짓는 모습을 보며 많이 배웠습니다. 특히 채소 수확 방법이나 농사에 대한 태도 등이 다들 다르다는 점이 재미있었습니다. 올해 백화골 농사에 지난 여행에서 배워온 새로운 농사 기술 등을 적용할 예정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봄이 기다려집니다. 비바람 그치면 얼른 뛰어나가 삽 들고 밭에서 퇴비 풀며 일하고 싶네요.

 

나쁜 날씨에도 배추 싹이 올라왔습니다 !

 

 

24년 백화골 농사는 예전과 비슷하면서도 조금 변화가 있습니다. 요리할 시간이 부족한 사람들을 위해 요리 과정 없이 바로 먹을 수 있는 샐러드 채소를 좀 더 많이 키울 예정입니다. 그리고 예년처럼 세계여행자네트워크를 통해 찾아오는 외국인 봉사자들과 더불어, 한국인 봉사자들도 모집해 함께 농사지을 예정입니다.

 

한 시인의 시처럼 기다리지 않아도 절로 올 봄을 기다리며, 올해도 하루하루 설레는 행복한 유기농 농사를 지어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