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박정선, 조계환/울주군 두서면 내와1길3/유기농인증번호 : 07100003/연락처 : 010-2336-0748

유기농 제철꾸러미/2016년~2021년

회원 모집 마감! 채소를 맛있게 먹는 한국의 음식문화, 소중한 유기농

백화골 2020. 4. 13. 07:14

 

요즘 백화골 밭은 하루하루 새로 심는 채소들로 메워지고 있습니다. 빈 밭이 다양한 채소들로 조금씩 모습을 바꾸어가는 모습을 보노라면, 마치 조각보를 이어 붙여 커다란 봄 이불 한 채 짓는 바느질꾼이 된 듯한 기분이 듭니다.

 

아직 여리디 여린 새싹들이지만, 올해는 또 어떤 모습으로 풍성하게 자라줄지 즐거운 마음으로 기대하며, 이 채소들을 함께 나누어주실 2020 백화골 제철꾸러미 회원 모집을 마감합니다. 올해도 잊지 않고 백화골을 찾아주신 오래된 단골 회원분들, 그리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기로 결심하신 신규 회원분들, 모두 다 정말로 감사할 따름입니다.

 

 

올해 또 어떤 자연의 변덕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 백화골 농부들의 마음은 그 어느 해보다도 더 잘 키워서 풍성하게 보내드리고 싶다는 의욕으로 가득하답니다. 꾸러미 첫 발송은 지난번에 공지해 드린 대로 화요일 신청하신 분은 512, 금요일 신청하신 분은 515일에 배달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뒤늦게 백화골 꾸러미 소식을 듣고 지금이라도 회원 가입을 원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일단 비밀 댓글로 성함과 핸드폰 번호 남겨주세요. 혹시라도 결원이 생길 경우 연락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회원 모집 마감글을 올리며, 요즘 백화골 농부가 읽고 있는 책의 한 부분을 가볍게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식습관의 인문학>, <포크를 생각하다> 등의 저서로 유명한 음식 칼럼니스트 비 윌슨의 신작 <식사에 대한 생각>이라는 책입니다. 인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풍성한 음식들에 둘러싸여 있지만, 정작 식단의 실제 질은 점점 더 나빠지고 있는 현대인들의 생활과 식품산업 구조를 분석한 재미있는 책인데요, 책을 읽다가 특별히 흥미로운 부분을 발견했습니다. ‘한국인처럼 먹기라는 소제목이 붙어있는 장입니다.

 

 

개발학 전문가들은 영양 전이의 커브를 꺾는 것’, 즉 보다 건강한 식사 패턴 쪽으로 변화의 방향을 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상적인 세계라면 우리는 현대 식생활의 필연적 결과로 보이는 만성질환으로 고생하는 일 없이 편리함과 다양성,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정크푸드에서 채소 쪽으로 변화의 방향을 돌리는 것이 가능할까? 만약 가능하다면, 실제로 그러한 사례가 있을까?

 

이 문제를 고민할 때 거듭 등장하는 국가가 하나 있다. 바로 한국이다. 한국은 브라질과 멕시코, 남아공에서 나타난 식단의 변화를 전혀 겪지 않은 채 빛의 속도로 3단계에서 4단계로 넘어갔다.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한국만이 커브를 꺾는 데 성공한 것이다... (중략)

 

어떻게 한국인은 온갖 변화와 현대적 삶의 압박 아래에서도 채소를 많이 섭취하는 식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그 이유는 문화에서 찾을 수 있다. 한국인은 서구에서처럼 채소를 단순히 몸에 좋은 것으로 여기지 않고 맛있는 것으로 여긴다. 그리고 콩나물과 시금치 같은 채소를 다른 국가에 비해 훨씬 더 다양하게 즐긴다. 한국의 시골에서는 무려 300여 가지가 넘는 채소를 먹는 것으로 추정되며, 사람들은 각각의 채소가 지닌 고유의 맛과 질감을 소중히 여긴다. 한국 채소 요리의 최고봉은 김치다. 배추에 매운 양념을 해서 발효시킨 김치는 소스처럼 살짝 곁들여 먹는 음식이 아닌 주식이며, 2002년 한국에서 쌀 다음으로 가장 많이 섭취한 식품이다... (후략)”

 

 

굳이 이 책의 내용이 아니더라도, 한국인의 특별한 채소 사랑은 그동안 백화골 농부들이 수년 동안 외국인 봉사자들과 함께 생활하고, 또 겨울에 외국 여행을 하며 절실히 느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특히 채소들과 각별한 관계를 맺고 있는 저희로서는 참 든든한 사실입니다. 이파리 하나가 시들거나 건강해질 때마다 일희일비 하며 정성쩍 키워낸 채소들을 맛있게 드셔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늘 마음이 따뜻해지곤 하답니다.

 

유기농으로 건강하게 키운 백화골 채소들, 올해도 회원분들께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럼 첫 발송 때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