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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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2007년~2008년

유기농 인증 획득, 별채 신축! (2007.06.24)

백화골 2009. 3. 4. 11:14

이번 달엔 두 가지 기분 좋은 일이 있었다. 첫째로 유기농 인증을 받았다. 재작년에 무농약 인증을 받아 토마토와 양상추를 판매했었는데, 사실 우리는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으니 무농약 인증은 좀 찜찜한 면이 있었다(무농약 인증은 화학비료 사용이 권장 시비량의 1/3로 허가된다).

퇴비며 농자재를 유기농 인증 기준에 맞춰 농사지어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10년 이상 묵었던 땅을 개간해 만든 밭이니 화학비료나 농약 성분이 전혀 남아 있지 않을 터.  

아무튼 그래도 현행법상 2년 이상 유기농법으로 농사지어야 유기농 인증을 받을 수 있기에, 시간이 흐르기를 기다려왔다. 그리고 지난 6월 12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심사를 거쳐 유기농 인증을 받았다.

토마토, 양상추, 브로콜리, 가지, 쌈배추, 고추, 피망 등이 우리가 유기인증을 받은 품목이다(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제14-10-1-1호). 인증을 받았다고 그동안 지어왔던 농사방법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대외적·공식적으로 '유기농산물' 재배임을 말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기분 좋은 일 두 번째는 별채 겸 작업장을 지은 일이다. 그동안 소포장할 공간이 없어 불편했는데 2주간에 걸친 공사 끝에 집 옆에 아담한 작업장 겸 별채가 완성됐다. 작년에 상추작목반에서 만난 아랫마을 목수가 성심성의껏 지어줬다. 5평 정도 되는 넓은 방과 앞에 툇마루도 있다. 바쁘기도 하고 해서 도배 장판을 벽지 가게에 맡기려고 하니, "5평밖에 안 되는데 젊은 사람들이 그냥 해" 하길래 초짜 둘이서 낑낑대며 새벽 1시 반까지 벽지를 발랐다.

덕분에 쭈글쭈글한 천장이 아주 가관이다. 그동안 집 안에서 농산물 포장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별채가 생기니 소포장 하기에도 좋고, 잡곡 같은 농산물 보관하기에도 좋다. 물론 손님들이 묵어 가기에도 좋은 독립 공간이다. 

유기농 인증 받은(^_^) 토마토가 수확을 1주일 앞두고 있다. 토마토는 잎·줄기 성장하는 세와 열매 달리는 세를 잘 조절해야 하는데, 올해는 유난히 잎·줄기의 성장세가 강해 몇 차례에 걸쳐 적엽을 해주고 있다. 열매 바로 밑 줄기는 광합성하여 주로 열매로 영양분이 가지만, 나머지 줄기는 잎·줄기 성장 쪽으로 영양분이 간다.

그래서 나머지 줄기 끝 부분을 살짝 잘라내어 성장세를 막고 열매를 가리는 잎들도 쳐낸다. 토마토 한 그루 한 그루를 껴안고 신중하게 가위질을 해야 하는 신경이 많이 쓰이는 일이다. 지난주에는 물이 깨끗한 남해 송정 해수욕장에 가서 바닷물을 떠 왔다.

1주일 간격으로 희석해서 토마토에 주면 천연 미네랄 성분이 토마토 당도 및 항산화 성분을 높여주고 과실을 튼튼하게 해준다고 한다. 이번 장마 기간 동안 오늘처럼 잠깐씩만이라도 반짝 볕이 간간이 떠준다면 아주 맛좋은 토마토가 쏟아져 나올 듯 하다.